아이언 맨 2 (Iron Man 2)

Movie 2015. 11. 10. 17:43

※ 본 리뷰는 필자가 2010년 8월에 구 블로그에서 작성한 글을 옮긴 것입니다.


아이언 맨 2 (Iron Man 2)


이 좁아터진 지구촌에는 정말 셀 수 없이 많은 수퍼히어로들이 있다. 수퍼히어로의 원조이자 창시자라고 한다면 대부분 수퍼맨이 떠오를텐데, 수퍼맨을 뒤로 해서 별의 별 맨이란 맨이 전부 히어로로서 이 지구를 지키게 되었다. 그런데, 마치 옛 그리스 신화와도 같이, 히어로들 중에도 각자의 개성과 팔자가 존재하고 있는 바, 그 때문에 히어로들마다의 이야기를 듣는 것도 상당히 쏠쏠한 재미가 있다.

2008년 기존의 히어로의 통념을 깨고 우리 앞에 등장한 깡통 로봇의 업그레이드판 아이언 맨이 2년이 지난 2010년, 보다 더 업그레이드된 모습과 이야기로 우리 앞에 다가왔다. 오늘은 바로 <아이언 맨 2>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다.



<태권브이의 깡통 로봇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대나 뭐래나...한국명 깡통사나이>



#1. 스토리 - 우리 아이언맨이 달라졌어요


전편보다 훨씬 업그레이드 되었다는 스토리부터 싸잡아보자.


추운 날씨가 자랑거리인 모스크바. 어느 허름한 방 안에 어떤 알코올중독 할아방이 TV를 보고 있다. TV의 내용은 세계 최고의 군수산업회사인 스타크 인더스트리의 CEO 토니 스타크(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자신이 바로 아이언맨임을 공개하는 내용이었다. 이에 할아방은 이반 반코(미키 루크)라는 사내를 불러 “너가 아이언맨이 되었어야 한다”는 말을 남기며 숨을 거둔다. 이에 절규하는 이반. 이반은 죽은 할아방이 남긴 설계도 같은 것을 보며 무언가를 열심히 제작하기에 이른다. 무언가 가공할만한 무기 같은 것을.


그로부터 6개월 후. 세계는 아이언맨이 된 토니 스타크에 열광하고 있었다. 스타크 인더스트리의 지원과 기획으로 열리는 거대 행사인 스타크 엑스포에 등장한 아이언맨은, 자신이 있기에 세계가 평화로울 수 있다며 대중들로부터 열성적인 지지를 받는다. 그리고 그 곳에서 스타크는 자신의 아버지이자 스타크 인더스트리의 창시자인 하워드 스타크(존 슬래터리)의 생전의 영상을 공개한다. 그렇게 쇼를 마치고 나오는 그에게 갑자기 날아온 정부의 소환장. 다음날 소환에 나선 스타크는 스턴 의원(개리 샌들링)으로부터 어이없는 주장을 듣게 된다. 내용인 즉슨, 아이언맨이 바로 정부가 인정하지 않은 불법무기라는 것. 이를 증빙하기 위해 스타크의 베프인 제임스 로즈 중령(돈 치들)까지 불려온다. 로즈 중령은 비록 아이언맨이 불법 무기이므로 미국의 위협이 될 수도 있으나, 효용가치로 볼 때 지금은 스타크가 활용하는 것이 더 낫다는 주장을 한다. 하지만 선입관을 가지고 있던 스턴 의원은 뒷 부분을 무시하고 앞 부분만을 강조하기에 이른다. 그리고 정부의 주장을 관철하기 위해 또 한 명의 무기전문가를 초빙하는데, 그가 바로 스타크사와 경쟁 관계에 있는 해머 인더스트리의 CEO 저스틴 해머(샘 락웰)였다. 그는 아이언맨의 기술이 이미 여러 국가에 유출되어 복제품을 만들고 있는 이상 언제든 위협이 될 수 있다고 한다. 그러자 스타크는 자신의 최첨단 스마트폰을 이용해 그러한 주장을 불식시키는 증거 영상을 공개한다. 그리고 그 영상에는 해머가 비밀리에 아이언맨 같은 로봇 병기를 만들다가 실패하는 장면이 들어있다. 결국 해머는 몰래 아이언맨의 기술을 빼앗아 자신이 무기를 만들어 정부에 납품하려는 계획을 품었던 것. 이에 스타크는 향후 10년 이내 아무도 아이언맨을 만들 수 없다고 자신하며 회장을 빠져나간다. 


한편 갈수록 아이언맨에 푹 빠져 있는 스타크가 답답해 그를 쪼아보려는 수석 비서 페퍼 포츠(기네스 팰트로우)는 따지는 과정에서 황당하게도 스타크 인더스트리의 CEO 자리를 제안받게 된다. 스타크는 회사의 경영에 신경쓰기에는 너무도 갑갑하다고 느낀 나머지 포츠에게 모두 떠넘겨버렸던 것. 그것은 한편으로는 스타크가 장착하고 있는 그의 생명원인 펠리듐이 시간이 갈수록 독성을 증가시켜 자신의 생명을 갉아먹고 있는데 따른 부담감 때문이기도 하였다. 회사경영권이 포츠에게 이양되기 위한 공식 절차를 받기 위해 회사에 들른 스타크는, 그곳에서 법무팀 소속 미모의 직원인 나탈리(스칼렛 요한슨)를 보고 한 눈에 빠져버리고 만다. 스타크는 대놓고 꼬셔보겠다고 하면서 새로운 CEO인 포츠의 수석 비서로 임명해 버리겠다고 한다. 그러나 이에 굴하지 않고 도도한 자태를 뽐내는 나탈리.


<집에 아이언맨 수트 하나쯤은 있어야 행복한거잖아요? 없으면 불행한거잖아요?>



한편 모스크바에 있던 이반은 모나코로 향하기 위한 위조 여권과 비행기 티켓을 받고 무언가 음모를 꾸미게 된다. 대체 모나코에는 무슨 일로 가려는 것일까? 모나코에서는 매년 F1 그랑프리 대회가 열리는데, 세계 최고의 억만 장자인 스타크가 소유한 F1 머신도 이 대회에 출전한다. 이를 참관하기 위해 스타크는 포츠와 함께 모나코에 도착한다. 그리고 그 곳에서 마주치기만 해도 손발이 오그라드는 해머를 또 만나게 된다. 포츠는 신임 CEO로서 비즈니스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지만, 스타크는 그런 것은 안중에도 없다. 그저 갑자기 땡기는 대로 사는 쿨한 사나이인 것. 그래서 그는 갑자기 예정에도 없이 자신의 머신을 직접 몰고 F1 대회에 참가하게 된다. 

그런데, 모나코에는 또 한 명의 사나이가 있었으니, 바로 모스크바에서 날아 온 이반 반코. F1 대회가 시작되고 머신들이 으르렁거리며 광속의 질주를 하자, 이반은 슬금슬금 트랙으로 발을 디뎌놓는다. 그리고는 갑자기 자신의 웃옷을 훌렁 태워재끼며 그 속에 감춘 가공할만한 무기를 드러낸다. 일명 휘플래시로 불리우는 자신의 무기를 드러낸 이반은 달려오는 머신을 향해 전기채찍을 휘두르자 머신이 그야말로 아쌀하게 두동강이 나고 만다.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어버린 모나코.
화면으로 이 장면을 보고 있던 포츠는 스타크의 운전 기사이자 경호원인 호건(존 파브로)과 함께 긴박하게 사고 현장으로 달려간다. 위기에 처한 스타크를 구하기 위해 최신 기술로 만들어진 휴대용 가방형 아이언맨 수트 Mark5를 전달하기 위해서이다. 

한편 앞에서 이러한 사고가 발생하고 있음을 전혀 모르는 스타크는 열심히 레이싱을 펼치다 갑자기 앞에 서 있던 이반의 채찍에 얻어맞아 머신이 박살나면서 차량이 전복되고 만다. 전복된 차량에서 겨우 빠져나온 스타크는 이반의 공격을 피하며 겨우 목숨을 건지고 있던 찰나, 순식간에 돌입한 호건이 스타크의 자가용인 롤스로이스로 이반을 들이받는다. 이에 겨우 목숨을 건지는 스타크. 그런데, 정신줄 놓은 줄 알았던 이반이 다시 깨어나면서 전기채찍으로 롤스로이스를 박살낸다. 이에 긴박하게 아이언맨 수트를 입은 스타크는, 이반과 드디어 맞짱을 뜨게 된다. 초반에는 전기채찍의 힘에 밀려 고전하지만, 충격을 딛고 격전을 벌인 끝에 이반의 가슴에 꽂혀 있던 에너지원을 빼버리고 그를 무력화하는데 성공한다.
이반은 이내 들이닥친 경찰에 의해 연행되고, 아이언맨은 습득한 에너지원을 분석한 뒤 그대로 부셔버린다. 이반은 끌려가면서 스타크에게 어설픈 영어 발음으로 “너가 진거다”라는 말을 남긴다.

<전치 12주 전신골절진단 받았을 때 아주 유용하다는 바로 그 문제의 갑옷>


나중에 스타크는 자신을 죽이려 했던 이반을 만나게 된다. 감옥에서 이반과 단 둘이 대화를 나누게 된 스타크는, 이반에게 에너지원이었던 아크 원자로의 출력이 다소 낮았다는 충고를 해 준다. 거기에서 이반은 스타크에게 스타크 때문에 자신의 가문이 몰락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이 싸움은 스타크가 진거라는 얘기를 한다. 그리고 스타크의 비밀인 펠리듐의 독성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꺼내는 이반. 스타크는 깜놀하지만 일단 개무시하고 만다. 전세기로 돌아오는 길에 스타크는 자신의 시한부 인생에 대한 비밀을 유일하게 믿을 수 있는 동료 포츠에게 이야기하고 싶어하지만, 엉망이 되어버린 경영 때문에 일 생각만 하는 포츠와 또 티격태격하게 된다. 단순한 사랑 싸움일까? 아니면 정말 코드가 안 맞아서? 

한편, 감옥에 갇혀 있던 이반에게 프리즌 브레이크를 능가하는 탈옥의 기회가 찾아온다. 자신과 똑 같은 옷을 입은 죄수를 방 안에 넣고 죽은 것으로 처리한 다음 유유히 탈출하는 이반. 그리고 그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은 바로 다름아닌 해머 인더스트리의 CEO 저스틴 해머였다. 해머는 이반에게 스타크를 이기고 싶다며, 그의 천재적인 실력을 발휘하기 위해 적극 지원하겠다고 한다. 대신, 그 조건으로 아이언맨을 능가할 무기를 만들어 스타크를 아작 내버려 달라는 것. 이에 굿뜨~하는 이반. 

세상이 이따구로 돌아가는 지도 모르고 자신의 생일잔치 챙길 생각만 하는 스타크. 결국 그는 미모의 비서 나탈리에게 껄떡대면서 자신의 마지막 생일이라면 무엇을 하면 좋을지 물어본다. 그러자 대답은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과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것. 이에 삘받은 스타크는 자신의 생일 잔치에 아이언맨 수트를 입은 채로 온갖 꼴갑쇼를 선보인다. 술에 취해 흥청대는가 하면, 수트 안에다 쉬야~를 하기도 한다. 이를 참다 못한 포츠는 스타크를 진정시키려 하지만, 계속 말 안듣고 개판 5분 전 시츄에이션을 연출하는 스타크. 이 때 베프인 로즈 중령이 파티장을 찾는다. 정부가 계속 아이언맨 수트의 강제 이관을 요청하고 있어, 이에 대한 타협을 보기 위해 로즈 중령이 직접 중재에 나선 것. 하지만 스타크가 이따구로 흥청망청하고 있는 것을 보자 열받은 나머지 그는 멋대로 지하 기지로 들어가 아직 시험개발 중인 은색의 아이언맨 수트를 입어버린다. 그리고 파티장에 난입하는 로즈 중령. 결국 스타크와 로즈 중령은 아이언맨 수트를 입은 채로 서로 치고 박고 싸운다. 게스트들은 공포에 질려 모두 도망가고, 아이언맨 수트를 벗으라는 스타크와, 망나니 히어로는 수트를 입을 자격이 없다고 대드는 로즈 중령은 마침내 서로 펄스충격파를 쏴대고, 충격파가 중첩되면서 엄청난 폭발력으로 집이 풍비박산이 나고 만다. 결국 로즈 중령은 그대로 도망가버리고, 스타크는 허탈감에 사로 잡혀버린다.

<그거 7.99% 금리로 36개월 특별 할부해주는 거니까 연체하지 말고 잘 갚아라>


한편 해머의 든든한 지원을 받게 된 이반은, 해머가 만들다 만 유인전투로봇 드론을 보며 모든 것이 엉망이라고 일침을 놓는다. 이에 해머는 뭐든 지원해주겠다고 하고, 이반은 자신이 기르던 새를 달라고 요청한다. 그리고 그는 본격적으로 해머를 위해 강력한 무기 개발에 임하게 된다. 

집도 날리고, 친구도 날리고, 개념도 날려버린 스타크는, 꼬질꼬질한 채로 아이언맨 수트를 입고 얼굴만 내민 채 이곳 저곳을 방황하게 된다. 그러다가 애꾸눈이 트레이드 마크인 쉴드 국장 닉 퓨리(사무엘 L. 잭슨)를 만나게 되는 스타크. 다방에서 차 한잔 하면서 쉴드 국장은 스타크에게 상태가 심각하다고 얘기한다. 그것은 이미 쉴드 국장이 스타크의 펠리듐 중독을 알아채고 있었던 것. 이에 몸매 작살인 스판덱스를 입은 나탈리가 갑자기 나타나고, 스타크의 목에 무슨 주사를 놓는다. 펠리듐의 독성을 어느 정도 중화해주는 약효가 있는 주사였던 것. 스타크는 나탈리의 정체가 뭐냐고 묻고, 쉴드 국장은 나탈리가 실은 쉴드 멤버의 요원으로서 스타크를 감시하기 위해 보낸 나타샤 로마노프 요원이라고 얘기해준다. 스타크는 어차피 자기가 곧 죽을거라고 하지만, 쉴드 국장은 펠리듐을 대체할 수 있는 다른 에너지원을 찾으라고 한다. 스타크는 자기가 아는 모든 자원을 가지고 실험해 보았지만, 찾을 수 없다고 한다. 그러자 쉴드 국장은 아직 스타크가 시도하지 않았던 것이 있다고 얘기한다. 다시 집에 돌아온 스타크에게 쉴드 국장은 이상한 박스를 하나 건내준다. 바로 스타크의 아버지인 하워드 스타크의 물건이 들어있다는 박스. 그리고 쉴드 국장은 로마노프 요원을 계속 측근으로서 회사에 남게 하고, 스타크가 펠리듐 문제를 해결하기 전까지는 꿈쩍도 못하게 감시 요원으로 필 콜슨 요원(클락 그레그)을 붙여놓는다.




#2. 아이언맨 오리진 - 그의 탄생 비화


일단 스토리는 살펴봤지만, 무엇부터 이야기를 꺼내야 할지 모르겠다. 그만큼 아이언맨에 대해서 꺼낼 얘기가 수두룩하다. 원작과의 비교도 빠질 수 없겠고, 빠방한 캐스팅에 대해서도 늘어놓을 말이 많고, 아이언맨이라는 캐릭터의 설정에 대해서도 하고 싶은 말이 많다. 하지만 필자가 답습하기에는 마블 코믹스의 히어로에 대한 이야기는 그야말로 너무도 방대한 것이 사실. 전문가도 아니고, 매니아도 아니기 때문에 하고 싶은 말은 많아도 참으로 조심스럽다. 고로, 필자가 모르는 부분도 있을 것이고, 잘못 알고 있는 부분도 있을 수 있음을 이해해주기 바란다.


먼저 아이언맨의 기원에 대해 알아보자. 영화 1편의 스토리를 되새김질 해보면, 천재 과학자이자 잘 나가는 군수무기 사장 토니 스타크가 자신의 무기를 팔기 위해 아프가니스탄의 한 지역을 방문했다가 테러를 당해 납치당한다. 스타크는 사고의 충격으로 심장에 금속 파편이 박히지만, 인질로 잡혀있던 중동인 박사에 의해 자기장으로 금속 파편이 심장에 가지 못하도록 몸에 커다란 배터리를 연결하여 그를 살려놓는다. 그런 그에게 강력한 무기를 만들어 달라고 협박하는 테러 집단의 리더 라자. 하지만 스타크는 그 곳에서 테러리스트들을 위한 무기가 아닌, 세계 최초의 깡통 로봇 아이언맨을 만들어 무사히 탈출에 성공한다. 


이후 그는 미국으로 돌아와 더 이상 무기를 만들지 않겠다고 선언한다. 그리고 그는 정의가 무엇인지를 깨닫게 되고, 정의는 미사일이나 탱크로부터 지켜지는 것이 아니라, 바로 자기 자신이어야 함을 느끼게 된다. 그렇게 해서 아크 원자로를 개량하여 자신의 가슴에 이식하고, 갑옷도 최첨단 하이테크 기술을 이용해 강력한 무기로 탈바꿈시킨다. 그렇게 해서 아이언맨이 된 스타크는 이후 전 세계를 누비며 테러 집단을 분쇄하고, 평화를 위협하는 악의 무리들과 싸우게 된다. 물론 자신의 회사를 꿀꺽하려는 공동창업자 스탠까지도.


아니, 도대체 토니 스타크라는 인물이 어떤 인물이기에 테러범들에게 인질로 잡혀있는데도 최첨단 깡통 로봇을 만들고, 이도 모자라 아이언맨으로까지 직접 활약한다는 말인가. 이미 공개된 바로는, 토니 스타크는 모든 히어로를 통틀어 가장 부유한 히어로로 기록되어 있다. 그 이전에는 배트맨으로 활약하던 웨인 기업의 총수 브루스 웨인이 가장 부유했지만, 스타크는 이보다 2~3배는 더 많다고 한다. 그런데 둘은 일단 원작 차원에서 소속이 다르다. 스타크는 마블 소속이고,

브루스는 워너 브라더스 소속이니까 이 부분은 앞으로도 비교해볼만한 가치가 상당히 높겠다. 


토니 스타크의 설정으로는, 어렸을 적부터 비상한 두뇌를 가진 천재 아이였다. 게다가 아버지인 하워드 스타크마저 초절정 천재이다. 그 아버지의 뒤를 이어 본인이 직접 천재 과학자로서 별의 별 과학 기술을 죄다 발명한다. 그래서 아이언맨도 본인이 직접 개발하는 셀프 서비스 정신을 선보인다. 토니 스타크의 탄생에 대한 비화는 영화에서 드러나지는 않지만,

원작에서 다소 황당한 전개로 이루어진다. 스타크의 어머니는 하워드 스타크의 연구원이었는데, 뇌세포를 증진시키는 모종의 실험을 하다가 감염되어 사망에 이르게 된다. 사망 직전에 아이를 낳게 되는데, 그가 바로 아이언맨 토니 스타크였다. 스타크는 어머니를 따라 그 바이러스에 노출되었지만, 공교롭게도 뇌 세포만 증진되는 것이 아닌, 온 몸이 뇌세포처럼 활동하는 그야말로 뇌세포 덩어리로 태어나게 되었다는 것이다. 게다가 온 몸이 도마뱀처럼 재생이 된다는 황당 설정. 이 때문에 아버지 하워드는 스타크의 몸을 보호할 특수 생체 갑옷을 만드는데, 이 갑옷이 푸른 박테리아로 만들어져서 스타크의 겉 모습이 시푸르둥둥하게 되어버렸다. 그래서 혹자는 스머프가 아니었는가 하고 의문을 제기하기도 하지만, 어쨌든 성장하게 된 스타크는 천재적인 능력을 발휘하여 자신의 온 몸을 보호할 초강력 하이테크 바디 아머인 아이언맨을 개발하게 된다는 설정이다.


<원작이 더 복잡하지만 가볍게 볼 사람은 그냥 영화만 보라규>



사실 탄생에 대한 위의 원작 내용은 최근에 다른 작가에 의해 쓰여진 아이언맨 이야기 <얼티밋 아이언맨>에서 나오는 설정이다. 알만한 사람은 알겠지만, 마블의 히어로들은 대두분이 스탠 리라는 미국 만화계의 대부로부터 탄생한 아해들이다. 이미 <엑스맨 오리진 : 울버린>에서도 언급했지만, 스탠 리 할아버지는 몇 시간을 얘기해도 할 얘기가 많은 분이다.

그 분이 <테일즈 오브 서스펜스>라는 만화책에서 아이언맨을 처음 등장시킨다. 미스테리하게도 그의 탄생에 대한 이야기는 스탠 리 본인이 직접 한 적은 없는 것 같다. 어쨌든 이후 그의 작품에서 등장하는 아이언맨은 줄곧 그의 향후 행적에 대해서만 이야기하고 있다.


그렇다면 여기에서 일단 원작에서의 아이언맨에 대한 기원을 필자가 아는 한에서 정리해 보겠다. 토니 스타크는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난 천재 신동으로, 15세에 MIT에 합격할 정도로 엄친아 중의 엄친아였다. 그리고 아버지 하워드 스타크는 유명 전자제품기업인 ‘스타크 인더스트리’의 총수였다, 그러던 어느 날 부모가 모두 운전 중 브레이크 사고로 인하여 운명을 달리하게 되고, 졸지에 외톨이가 된 스타크는 그렇게 아버지의 사업을 이어 받게 된다. 스타크는 천재적인 두뇌 덕분에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최첨단 전기제품 개발과 함께 훌륭하게 경영을 키워 나가 단시간에 세계 최고의 전기제품업체로 발돋움하게 된다. 이 때문에 미국국방성에서는 스타크의 기술력을 이용해 첨단병기화하는 프로젝트를 가동하게 되고, 당시 스타크가 개발한 최첨단 트랜지스터가 적용된 무기로 인해 베트남 전쟁에서 미군의 생존률이 급격히 높아지게 된다. 이 때문에 스타크는 현장 시찰을 위해 베트남을 방문하게 된다. 베트남에서 재수없게도 부비트랩으로 인해 중상을 당한 채 베트콩들에 의해 납치된 스타크는, 가슴에 박힌 금속 파편이 심장 쪽으로 조금이라도 쏠리게 되면 죽게 되는 절체 절명의 위기에 놓이게 된다. 그런 와중에 베트콩들은 스타크에게 강력한 무기를 만들어주면 살려주겠다고 제의를 한다.


하지만 그 곳에서 만난 또 다른 인질 호인센 교수를 만나게 된 스타크는, 그와 합심하여 자신의 목숨도 유지해주고 이 곳에서 탈출까지 할 수 있는 강력한 장치를 개발하게 된다. 우여곡절 끝에 최초의 아이언맨이 탄생하게 되지만, 조악한 환경 탓에 배터리를 충전해야만 하는 시츄에이션이다보니, 결국 충전시간 기다리느라 호인센 교수가 희생한다. 어쨌든 덕분에 배터리 만땅 채우고 피범벅을 뿌리며 무사히 탈출하는데 성공하는 스타크. 이 때 결정적으로 도와주는 사람이 바로 훗날 베프가 되는 로즈이다. 이후 미국으로 귀환한 스타크는 아이언맨을 개량하여 본격적으로 아이언맨의 시대를 도래하게 한다. 하지만 자신의 정체를 밝히고 싶지 않았던 그는, 아이언맨을 자신의 비밀 경호원이라고 세간에 공개하고는 비밀리에 정의 수호 임무를 계속하게 된다. 더욱이 스타크 인더스트리는 최첨단 무기를 그득하게 만들어 그야말로 거대 기업으로 성장하게 된다.


<요것이 최초로 아이언맨이 탄생하게 된 바로 그 에피소드를 그린 작품이다. 어이쿠 밋밋하여라>



스타크가 아이언맨이 되는 과정은 원작과 큰 차이는 없다. 다만, 배경이 다르다. 원작 만화는 오래 전인지라 배경이 냉전 시대이다. 그 때 아이언맨이 탄생하여, 이후에도 주로 싸우는 적이 소련이나 중국 등 공산주의 세력에 집중되어 있다. 하지만, 영화화되는 지금 시점에서는 냉전이라는 테마는 전혀 어울리지 않기 때문에, 살짝 비틀어서 테러집단으로 변경하였다. 실제로도 최근에 다른 작가들에 의해 그려진 <아이언맨 익스트리미스>에서는 아이언맨의 회상 장면에서 아프가니스탄에서의 납치와 탈출을 그리고 있다. 즉, 영화는 오리지널 스토리보다는 최근에 현대적 감각에 맞게 재구성된 후자의 작품 설정을 많이 따라가고 있는 듯하다.



#3. 닥치고 악역이 되어버린 비운의 사나이 이반 반코


다음으로 짚고 넘어갈 것은, 휘플래시 이반 반코에 대한 설정이다. 이반 반코는 영화에서 초반에 등장해서 몇 마디 못하고 출연 끝나는 알코올 중독 할아버지의 아들이다. 그 할아버지의 이름은 안톤 반코. 영화에서 그는 토니 스타크 가문 때문에 몰락한 소련의 천재 과학자라고 나온다. 정확하게는 묘사가 되지 않지만, 아마도 하워드 스타크와 안톤 반코는 동업을 했다가, 안톤 반코가 첨단 기술력을 돈벌이로 사용하려고 하자 하워드가 안톤을 해고하고 추방했다고 한다. 그래서 시베리아로 쫓겨난 안톤은 그 후 알코올 중독자가 되어서 비참하게 살다 갔다는 설정이다. 즉, 이반 반코가 휘플래시가 되는 이유는 어디까지나 억울한 아버지와 가문의 영광을 되찾기 위한 복수심일 뿐이다.


그런데, 원작에서는 안톤 반코가 다르게 묘사된다. 안톤 반코는 본래 소련의 천재과학자였고, 당시 소련의 적이었던 미국의 아이언맨을 무찌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아이언맨의 대항마인 크림슨 다이나모 개발에 투입되었었다. 하지만 명예와 정의를 알던 안톤은 크림슨 다이나모로 아이언맨과 싸우다가 아이언맨의 속임수에 넘어가 소련을 등지고 스타크와 함께 일하게 된다. 그 때 안톤 반코는 토니 스타크가 가지고 있던 기술과 시너지 효과를 내게 된다. 결론적으로 스타크와 안톤은 서로 다른 기술력을 가지고 있었고, 서로 대립관계가 아닌 협동을 발휘했다는 것. 이는 원작에서 안톤의 최후가 바로 아이언맨을 살리기 위함이었음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다른 캐릭터들은 어떨까? 1편부터 스타크를 도와준 S급 비서 페포 포츠와, 충실한 운전기사 해피 호건은 원작에서 어떻게 그려졌을까? 역시 원작에서도 비서와 운전기사로 등장한다. 그런데 재미있게도 이 둘이 원작에서 처음 등장하는 장면이 바로 모나코의 자동차 경주 씬이다. 원작에서도 자동차 경주 당시 사고가 난 스타크를 구하기 위해 포츠와 호건이 등장하는데, 원작에 대한 오마쥬인지 이번 2편에서 이 부분이 적절하게 묘사되고 있다.


<한때 여왕이었으나 이제는 비서로 전락해버린 기네스양. 그래도 S급 비서이지 않은가!!>



#4. 원작과 영화의 비교 - 내게는 너무도 가벼운 영화


원작의 설정에 대해 좀 더 살펴보자면, 아마도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는 스타크와 포츠의 관계에 대한 답이 나오기 때문에 조금 망설여지기도 하지만, 일단 둘은 서로 호감을 가지는 관계로 발전하기는 하지만, 결국 이루어지지는 않는다. 황당하게도 포츠는 호건과 눈이 맞아 결혼까지 하게 된다. 그렇다면 호건은? 호건은 운전기사로 활약하다가 몇 번의 우여곡절을 겪게 된다. 이상한 전파에 노출되어 변이를 일으키기도 하는 등 나름 스펙터클한 삶을 살다가 비명횡사하고 만다. 원작에서도 나름 개그 캐릭터인데, 막판에는 너무 무리하신 듯.


나타샤 로마노프의 등장인 조금 의외였다. 어쨌든 그도 원작에 등장한다. 하지만 많이 다르다. 나타샤는 본래 소련의 스파이로, 빼어난 매모를 이용해 스타크를 유혹하고 아이언맨 기술을 훔치고 그의 조력자이자 소련의 배신자인 안톤 반코를 암살하는 것이 임무였다. 하지만 임무 실패로 인해 소련으로부터 혹독한 징계가 예상되자 결국 이도 저도 아닌 어정쩡한 존재가 되어 방랑하게 된다. 그러다가 <얼티밋 아이언맨>에서 다시 등장하는 블랙 위도우는 몇 가지 놀라운 점을 선보인다. 먼저 블랙 위도우는 원래 복장이 영화에서처럼 쫄쫄이 스판덱스가 아니고 정말 미망인(위도우)처럼 검은 드레스를 입고 다니며 추파를 던지는 것이 특징이었는데, 점점 전투력이 상승하면서 최근에야 비로소 쫄쫄이 스판덱스로 갈아 입었다. 더 놀라운 사실은, 블랙 위도우가 바로 스타크의 공식 최초 애인으로 나온다는 것. 블랙 위도우 입장에서는 스타크를 속이기 위한 일종의 미인계이기도 하였지만, 어쨌든 둘은 결혼까지 하게 된다. 하지만, 태생이 스파이이다 보니 결국 나중에 스타크를 배신하지만, 그 대가로 처참한 죽음을 당하게 된다. 과연 영화 속편에서 이 설정을 따를지 지켜보는 재미가 있겠다.


영화 내내 허당적인 존재로 등장하는 어설픈 악당 저스틴 해머도 원작에 등장한다. 그런데 놀라지 마시라. 원작에서는 이 친구 정말 무시무시한 존재이다. 전투력이 아니라, 바로 기업가로서 스타크의 회사를 철저하게 두들겨 부수기 때문이다. 영화에서는 비록 말아먹으려고 노력했다가 도리어 경찰에 잡히는 신세가 되었지만, 원작에서는 알코올 중독으로 나락에 떨어진 스타크를 향해 거침없는 공격적 경영으로 결국 스타크 인더스트리를 망하게 한다. 역시 영화 막판에 두고보자는 말을 던졌으니, 그 약속을 지킬지 지켜보는 것도 역시 또 다른 재미일 듯싶다.


계속해서 원작과 영화의 비교가 되고 있는데, 이번에는 가장 큰 화두인, 제 2의 아이언맨에 대해 비교해보자. 작품에서는 베프인 제임스 로즈가 아이언맨 갑옷을 제멋대로 입고서는 해머의 도움을 받아 워 머신으로 거듭나게 된다. 그렇게 해서 막판에 아이언맨을 도와 세상을 구하고는 다시 사라진다. 향후 워 머신의 활약을 예고하는 설정이다. 하지만, 원작에서는 로즈가 워 머신으로 거듭나는 것은 상당히 시간이 지난 후의 이야기이다. 그는 그 이전에 먼저 정말 아이언맨으로서 활약하게 된다. 사정은 이렇다. 스타크가 해머의 농간으로 인해 경영이 엉망이 되어 회사를 잃을 지경에 이르고, 이 충격으로 알코올 중독에 빠지게 된다. 이에 스타크는 아이언맨 수트를 로즈에게 주고 대신 활약하게 한다. 하지만, 수트 자체가 스타크의 뇌파에 셋팅되어 있다 보니 뇌파가 다른 이유로 로즈의 정신이 붕괴되기에 이른다. 마치 에반게리온처럼 폭주를 하게 된 로즈를 보고 스타크는 다시 최첨단 아이언맨 수트를 입고 로즈와 대결하기에 이른다. 여기서 스타크가 승리하고, 다시 정신을 차린 로즈는 다시 베프가 된다.


<이봐 자네, 꼭 그러고 있으니 깡통 뒤집어 쓴 고릴라 같구먼 허허>



이후 다시 아이언맨으로 활약하다가 스타크가 그만 에너지원이 신경계를 자극하여 죽음에 이르는 지병으로 인해 사망하기에 이르자, 로즈는 정말로 스타크가 죽은 줄 알고 아이언맨 갑옷에 중무장을 하여 워 머신으로 거듭나게 된다. 이때가 비로소 워 머신이 탄생하게 된 시점이다. 하지만 이후 죽은 줄 알았던 스타크가 사실은 죽은 척 하고 잠수탔다는 것을 알고 심하게 배신감을 느낀 로즈는 이후 스타크와 결별하여 독자적인 히어로로 활약하게 된다. 참고로 스타크는 스타크 인더스트리의 경영권을 로즈에게 넘겨주기도 한다. 


늘 그렇지만, 원작과 영화가 조금씩 다른 설정과 분위기로 간다는 것은 매체의 특성상 어쩔 수 없는 부분인가 보다. 만화는 꾸준히 나오지만, 영화는 몇 년에 한번씩 만들어서 대박 히트를 쳐야 하지 않은가. 이 때문에 아이언맨 영화도 원작에 비해 상당히 가벼운 느낌이다. 


실제로 스타크가 아이언맨으로서 가지는 가치관을 보자. 그는 영화에서 시종일관 여유롭고 껄렁대는 이미지이다. 특히 바람둥이 기질을 확확 뿜어내는 포스가 압권이다. 바람둥이 기질은 사실 원작에서도 드러나는 점이지만, 시종일관 껄렁대는 것은 다소 의외이다. 이는 스탠 리의 히어로들이 모두 그렇듯이 자기네들만의 나름의 고민과 가치관적 혼란을 겪게 되는 것을, 영화에서는 싹 다 무시하고 아주 가벼운 오락물로 다가왔다는 것을 뜻한다. 사실 원작에서는 스타크가 그토록 부자이고, 아이언맨이라는 초강력 무기를 통해 그야말로 수퍼히어로 계열에 들어서게 되지만, 그는 그런만큼 엄청난 고뇌를 겪게 된다.


원작에서 스타크의 말로는 결국 알코올 중독자였다. 왜 그는 알코올 중독에 사로잡히게 되었을까? 거기에는 충격적인 진실이 존재한다. 스타크가 몸 담게 되는 세계 평화를 위한 거대 비밀 조직 쉴드가 바로 스타크를 속이게 되기 때문이다. 나중에도 얘기 하겠지만, 쉴드에 의해 탄생되는 어벤저스라는 조직의 초대 멤버이자 리더가 되는 아이언맨이었지만, 쉴드는 나중에 바로 그 아이언맨을 암살하려는 계획을 꾸미게 된다. 그것은 쉴드가 바로 스타크만이 아는 아이어맨의 기술력을 차지해서 군사력을 키우려는 욕심이 있었던 것. 스타크는 결국 쉴드가 몰래 자신의 기술을 훔쳐가려고 했다는 사실과, 자신을 암살하려고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엄청난 충격을 받고 그 이후 술고래가 되고 만다. 더욱이 쉴드는 자기도 모르게 스타크 인더스트리의 주식을 사들여 자신을 대주주에서 쫓아내려 까지 한다. 


이후 몇 가지 에피소드들이 더 발생하게 된다. 바로 해머의 등장으로 인해 스타크는 그야말로 벼랑 끝에 서게 된다. 해머는 아이언맨의 소프트웨어를 해킹하여 원격통제를 구사할 수 있게 된다. 그리하여 아이언맨이 공식석상에서 외교관을 만날 때 원격조정을 하여 그 외교관을 죽여버린다. 스타크는 이러한 사실도 모른 채 이것이 갑옷의 오작동으로 오인하고 만다. 이 사건으로 아이언맨의 위험성을 인식한 정부는 아직까지도 정체를 밝히지 않은 아이언맨에 대해 당사자의 해명을 요구하지만, 이를 설명할 수 없는 스타크의 답답함. 게다가 스타크는 어벤저스의 리더로서 살인을 저지른 죄책감 때문에 리더 자리를 내놓는다. 이후 그는 아이언맨 수트가 없으면 그저 평범한 인간에 불과하다는 사실에 절망하고 술과 더욱 가까이 하게 된다. 


계속해서 모든 일들이 스타크를 더욱 곤경에 처하게 만들고, 그럴수록 스타크는 알코올과 베프가 된다. 그 때 베서니 케이브라는 여자가 스타크를 감싸안아주게 된다. 그녀는 성심성의껏 알코올 중독을 치료하게 도와주고, 스타크는 그렇게 조금씩 상태가 나아지게 된다. 하지만 각고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스타크 인더스트리 대주주는 결국 그의 손에서 떠나가 버리고, 그는 하루 아침에 알거지가 되면서 또 한번 기가톤급 정신적 데미지를 입게 된다. 그래도 케이브는 그런 스타크에게 끝까지 희망과 용기를 심어주게 된다.


<이봐, 간만의 포스팅인데, 댓글은 좀 달아주구려~>



위 내용은 원작의 일부를 발췌하여 알코올 중독 사건을 집중적으로 다룬 <아이언맨 : 병속의 악마>라는 에피소드에 소개된 내용이다. 그만큼 스타크는 작품 속에서 그 어느 인건 못지 않게 심각한 고뇌와 좌절을 겪게 된다. 우리가 지금 영화에서 보는 긍정적이고 쿨하며 까불까불한 스타크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향후 영화가 이러한 설정을 따라갈지는 미지수이지만, 감독의 취향 상 원작을 따라갈 가능성은 극히 적어 보인다. 


참고로, 아주 재미있는 사실은, 토니 스타크의 실제 모델이 된 실존 인물 하워드 휴즈와 토니 스타크, 그리고 이를 연기한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모두 공통적으로 실제 알코올 중독자였다는 것. 그래서 그런지 싱크로율이 대박이다.



#5. 비록 소속사는 다르지만 어딘가 닮은 두 친구 - 배트맨과 아이언맨


자, 이제 스타크의 실제 모습을 봤으니 이번에는 배트맨과 비교를 해볼까 한다. 배트맨도 원작에서는 매사 고민만 달고 사는 노이로제 쟁이이다. 그는 특히 자신의 부모의 죽음에 대해 상당한 심적 장애를 겪고 있다. 그 공포로부터 달아나기 위해 마련한 장치가 바로 배트맨이라는 껍데기일 정도이다. 그는 매번 정의를 위해 싸우지만, 그러면서도 늘 고민을 달고 있다. 정의란 반드시 밝아야 되는 것만은 아니라는 것. 그렇기 때문에 그는 정의로운 존재이면서도 경찰들에게 쫓긴다. 

바로 다크 나이트로서 존재하게 된 것이다. 이러한 원작의 숙연하고도 무거운 주제 의식은 사실 초반의 영화 배트맨에서는 거의 드러나지 않았다. 팀 버튼이 만든 <배트맨> 1, 2편에서는 아주 쬐끔 이러한 내면적 갈등을 선보이지만, 팀 버튼 특유의 동화적 상상력이 풍부했던 나머지 이상한 나라의 배트맨이 되어버리고 말았더랬다. 그러다가 포에버와 리턴즈에서는 아예 킬링타임용 오락물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그것도 아동용으로. 이는 현재의 아이언맨과 상당히 유사한 부분이다. 초기의 배트맨이 순수한 오락물로 다가섰던 것처럼, 아이언맨도 현재는 순수한 오락물에 불과한 느낌이다. 2편에서 중간에 다소 멍때리는 표정으로 고뇌하는 듯한 모습이 보이기는 하지만, 원작만큼 무거운 수준은 결코 아니다.


배트맨과 아이언맨은 유사한 점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먼저, 그들은 히어로임에도 불구하고 다른 히어로들과는 달리 철저하게 인간 베이스로 간다. 수퍼맨이나 엑스맨, 스파이더맨, 헐크 등등 다른 히어로들은 전부 무언가 특출난 능력을 가지고 있다. 즉, 그들은 이미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은 존재이다. 하지만 배트맨과 아이언맨은 그러한 능력이 없다. 오로지 재력과 기술력, 그리고 강인한 정신력으로 히어로의 계열에 들어선 인물이다. 결국 돈 없거나 특별한 능력 없으면 히어로가 될 수 없다는 결론이긴 하지만, 어딘가 모르게 씁쓸한 느낌이다.


<여기 짜장면 3개, 짬뽕 2개, 탕슉 대짜로...아 그리고 군만듀도 플리이즈>



둘은 또한 상당한 재력가이면서 기업가라는 점도 동일하다. 게다가 모두 사고로 부모를 일찍 잃었다. 다만 그 충격을 극복하는 데는 차이가 있다. 브루스 웨인은 평생을 그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하지만, 스타크는 일찌감치 극복하고 자기만의 세상을 산다. 둘이 여자를 밝힌다는 것도 똑같다. 다만, 브루스는 배트맨과 다른 자아의 삶을 위한 거짓된 삶의 모습인지도 모르겠다. 반면 스타크는 갑옷을 입어도 여전히 여자만 보면 헤벌레이다. 가면을 쓰고 자신의 정체를 숨기는 히어로라는 점에서도 동일하다. 원작에서도 역시 둘은 계속 정체를 숨긴다. 이는 이미 배트맨에서도 주구장창 거론되었던 가면 속과 밖의 서로 다른 자아에 대한 고뇌적 장치이다. 아이언맨도 위에서 언급했듯이 알코올 중독으로 가는 지름길로 바로 자신의 정체를 숨길 수 밖에 없는 고뇌를 꼽고 있다. 아주 재미있게도, 코스튬을 상당히 자주 바꾼다는 공통점도 있다. 브루스 웨인도 툭하면 배트맨 갑옷을 개량한다. 아이언맨도 비롯 금속 기계 장치라는 보다 복잡하고 까다로운 장치임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많은 코스튬을 보유하고 있다. 영화에서도 이미 Mark1 이후로 벌써 4차례 이상 개량된 버전을 선보인다. 실제로 원작에서는 Model과 Mark로 식별되는 여러 단계를 거쳐 실버센츄리온, 헐크버스터, 스킨, 틴맨 등 다양한 개량 갑옷을 선보이게 된다. 심지어는 원작에서 어느 코스튬을 입을지에 대한 고민을 하는 장면도 나올 정도이다. 이게 모두 돈이 빠방하기 때문에 가능한 소리이다. 수퍼맨은 맨날 단벌 빤스로만 먹고 살았는데 말이다. 둘에게는 훌륭한 조력자도 있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원채 친구 없기로 유명한 브루스 웨인에게도 알프레도라는 훌륭한 집사이자 조력자가 있었다. 스타크에게는 비록 로즈와 같은 베프가 있긴 했지만, 그에게도 알프레도 버금가는 명 집사가 있었다, 바로 자비스. 영화에서는 자비스가 인공지능 로봇으로 등장하지만, 실제로는 집사이다. 그 역시 스타크를 위해 헌신하지만, 스타크가 술고래가 되었을 때 막말을 해서 그 길로 사표를 내고 빠빠이한다. 


이토록 공통점이 많기 때문에, 어쩌면 아이언맨은 향후 계속해서 시리즈가 나오더라도 다른 분위기로 새로운 시리즈로 영화화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이는 이미 배트맨이 보인 행보이기 때문이다. 배트맨은 4편까지 말아먹다가,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에 의해 진지한 배트맨으로 재탄생하게 되었다. <배트맨 비긴즈>와 <다크 나이트>를 통해 그야말로 원작의 느낌 그대로 무겁고 어둡고 현실적인 히어로가 되어 돌아온 것이다. 그리고 이미 스탠 리의 다른 히어로 캐릭터가 이러한 차원에서 재탄생하게 된 사례가 있다. 바로 <인크레더블 헐크>. 에릭 바나가 분한 헐크가 헐리우드스러웠다면, 에드워드 노튼의 헐크는 사뭇 진지하였다. 바로 고뇌할 수 밖에 없는 이중인격 히어로 헐크의 진지한 모습이 잘 살아났던 것. 게다가 이 헐크에서 어벤저스를 암시했다는 부분은 앞으로 마블 히어로들의 성격이 원작에 충실하게 흐를 수도 있음을 암시한다. 물론 감독의 성향에 따라 확확 달라지긴 하겠지만 말이다.


<애꾸눈이 특징인 쉴드 국장은 50년전에도 지금도 저 모습니다. 한 마디로 늙지 않는다는 소리>



#6. 슈퍼 히어로들의 계모임 - 어벤저스


어벤저스 이야기가 나왔으니, 이제 어벤저스에 대해 본격적으로 얘기해 보겠다. 어벤저스는 마블 코믹스에서 등장한 수많은 히어로들을 한데 모아 만든 집단 조직 히어로패들이라고 보면 된다. 그 배후에는 쉴드라는 비밀 단체가 있는데, 여기의 수장은 영화에서도 등장하는 애꾸눈 퓨리 국장이다. 쉴드의 창설 멤버로 스타크의 아버지인 하워드 스타크도 포함되어 있다고 하는데, 이는 원작과 영화에서도 모두 드러나고 있다. 다만, 어벤저스에 대해서는 영화에서는 그저 떡밥 수준으로 던져주고만 있는 실정인데, 이를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매우매우 재미있는 떡밥임에 틀림없다.


먼저 어벤저스의 초대 멤버들을 보자면, 초대 리더이자 막강한 자금줄로 바로 아이언맨이 선정된다. 그리고 녹색 크리쳐 헐크와, 곤충을 패러디한 앤트맨과 와스프가 속한다. 게다가 켈트족 신화의 기운을 타고 난 토르가 함께 한다. 이들은 원래 처음에 서로 치고박고 하다가 어쩌다보니 호흡이 맞아서 엉겁결에 어벤저스를 결성하게 된다. 하지만 콩가루 조직답게 곧이어 헐크가 이탈하고 만다. 그러다가 2대 리더가 되는 캡틴 아메리카가 합세하게 된다. 이후 아틀라스가 되는 파워맨이 합세하고, 스칼렛 윗치, 퀵 실버, 호크아이, 비전, 블랙팬서 등이 줄줄이 합세하면서 어벤저스 거대 조직이 탄생한다.


이들의 월급과 복지는 아이언맨인 스타크가 대주게 된다. 원작에서도 후덜덜한 히어로들이 떼거지로 등장하는 이 조직이, 오래전부터 영화로 만들어진다고 공표되어 많은 마블덕후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였더랬다. 그런데, 어째 지금까지 캐릭터들이 따로 노는 분위기이다. 이를 정리하려고 하는지, 계속해서 각 작품에 어벤저스에 대한 떡밥을 던져온 것이 사실이다. 그 예로, <아이언맨> 1편에서 캡틴 아메리카의 방패가 잠깐 등장한다. 스타크가 아이언맨 갑옷을 제대로 만들어 입는 장면에서 뒤쪽에 어렴풋이 캡틴 아메리카의 상징인 별무늬 방패가 보인다. 이는 2편에서도 여지없이 등장한다. 바로 원자가속기를 만드는 과정에서 그 방패가 직접적인 도움을 주게 되는 것. 그런데 우습게도 수평을 맞추기 위한 받침대로 쓰이다니, 잠자고 있는 캡틴 아메리카가 알게 되면 난리날 일이다. 


캡틴 아메리카는 방패 뿐만 아니라 그 모습까지 슬쩍 비춘다. 바로 <인크레더블 헐크>의 오프닝 씬에서 남극 장면이 보이는데, 얼음 속에 캡틴 아메리카로 보이는 물체가 흐릿하게 보인다. 이는 단순한 암시가 아닌데, 왜냐하면 실제로 캡틴 아메리카는 2차 대전 당시 활약했다가 냉동되어 잠자게 된 후, 남극 지역에서 냉동이 풀리면서 어벤저스에게 발견되어 어벤저스 멤버가 되기 때문이다. 재미있게도 헐크에서는 단순히 극지방으로 보여주었지만, <아이언맨> 2편에서는 하워드 스타크의 소지품에서 바로 남극 지도가 보여진다는 것이다. 그것도 어딘가 표시되어있는 듯한 형태로. 또한 스타크가 쉴드 본부에서 브리핑받고 있을 때 뒤에 비춰지는 스크린에 보면 지도가 나오는데, 아프리카를 빨간 점으로 가리키고 있는 그 지도는 바로 캡틴 아메리카의 방패의 원료가 되는 비브라늄이라는 운석이 떨어진 곳이라고 한다. 그런데 왜 하필 그 어떠한 무기로도 부술 수 없다는 캡틴 아메리카의 방패를 스타크가 가지고 있을까? 이유는 모르겠지만, 원작에서는 나중에 스타크가 캡틴 아메리카를 위해 방패를 개량해서 주게 된다. 물론 써보니 형편없어서 다시 반품요구 하지만, 어쨌든 스타크가 이미 어벤저스의 일에 손을 대고 있었다는 것을 증빙하는 자료로 보여진다. 


참고로, 아이언맨과 캡틴 아메리카는 묘한 관계에 놓이게 되는데, 둘은 어벤저스에서 절친한 동료가 되기도 하지만, 서로 으르렁대는 사이로 발전하기도 한다. 이는 최근의 새로운 작품에서 나오는 설정으로, 두 사람의 가치관이 다를 수 밖에 없기 때문에 나타나는 필연적인 결과라고나 할까? 요새 나오는 새 시리즈는 지극히 무겁고도 캐릭터의 심적 주제 의식을 깊게 가져가는 것이 특징이다.


조금 황당한 캐릭터인 토르에 대해서도 적나라하게 암시하고 있다. 엔딩 크레딧이 다 올라가고 마지막에 나오는 짤방을 보면, 중간에 어디론가 비밀임무로 인해 사라진 콜슨 요원이 뉴멕시코에서 발견한 것이 바로 번개신 토르의 주무기인 묘르닐이다. 즉, 토르의 부활을 암시하는 빼도 박도 할 수 없는 장치인 것이다. 이미 <아이언맨> 1편에서도 엔딩크레딧에서 똑 같은 떡밥을 던졌고, 그것이 어벤저스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음이 드러났다. 바로 스타크가 헐크를 거론하는 장면이었다. 어벤저스 프로젝트는 이미 공표되었고, 심지어 어벤저스의 멤버들인 캡틴 아메리카와 토르에 대해서도 따로 영화화한다고 공표되었다. 이미 구체적인 제작 계획까지 나왔고, 배우까지 캐스팅될 정도이니 조만간 그들의 이야기도 극장에서 볼 수 있겠다. 


참고로, 이미 개봉한 <인크레더블 헐크>와 이번에 개봉한 <아이언맨 2>가 동시대적으로 발생하는 사건임을 알 수 있는 결정적 증거가 있다. 마지막에 쉴드 본부에서 역시 뒤에 나오는 스크린을 통해 확인할 수 있겠는데, 바로 헐크가 블론스키 장군과 대학교에서 싸우는 장면이다. 알다시피 <인크레더블 헐크>에서 나온 이 장면은, 결국 스타크가 어벤저스 프로젝트를 고심하고 있을 때, 헐크가 난리부르스를 치면서 유명해졌음을 알 수 있게 해준다.


<내가 이래뵈도 어벤저스에서도 꾸준히 활약하는 껌댕이미망인(블랙 위도우)이라규>



#7. 실컷 던져 놓은 떡밥들 - 3편의 예고


이번에는 어벤저스가 아닌, <아이언맨 3>에 대한 암시도 찾아보자. 1편에서 스타크를 사지로 몬 테러리스트의 두목 라자를 기억하시는가? 이 친구가 1편에서 스타크가 남기고 간 아이언맨 Mark 1 마스크를 보면서 무언가를 암시하는 듯한 말을 남겼었다. 게다가 그는 1편에서 스타크에게 징기스칸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이것이 배우의 증언에 따르면 결코 단순하게 설정된 대사가 아니라고 한다. 원작에서 아이언맨의 최대의 적으로 등장하는 징기스칸의 후예, 바로 만다린을 암시하는 것이다. 


만다린은 원작에서 유럽인과 중국인의 혼혈로 태어난 친구로, 원래 기업가인데 어쩌다가 외계인의 비상한 반지를 발견하게 되어 엄청난 능력을 가지게 된 인물이다. 이후 자신을 징기스칸의 후예라고 하면서 스타크를 압박하는 인물로 나오는데, 어쨌든 능력으로 보면 사우론 저리가라할 정도로 절대 반지 10개를 끼고 있는 것과 다름없다. 바로 그가 3편에서 등장하지 않을까 하는 추측인데, 이는 이미 라자의 발언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만다린의 반지를 연상케하는 반지가 라자와 해머가 각각 1개씩 끼고 있었다는 것이다. 라자가 만다린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그렇게 될 가능성도 있다고 하니 한번 지켜보자. 다만, 만다린은 마치 알라딘의 자파를 연상케하는 전형적인 간신배 모습인데, 대머리 라자는 좀 매칭이 안된다.

추가적으로, 2편에서 이반 반코에게 위조 여건을 건네주는 동양인은 다름아닌 만다린 조직의 일원이라고 한다. 이는 감독의 증언이기도 하니, 확실히 만다린이 향후에 등장하여 어떻게든 아이언맨을 괴롭힐 공산이 크다.



#8. 배우들마저 슈퍼 히어로에 버금가는 후덜덜한 캐스팅


워낙 방대한 마블 히어로의 설정이다 보니 얘기가 길어졌다. 이번에는 배우들의 이야기를 해보자.


먼저 토니 스타크로 순식간에 최고의 액션 배우가 되어버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원래 어린 나이에 배우로 데뷔한 스타이지만, 뛰어난 연기력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잠깐 인생을 망친 친구였다. 필자는 <인 드림스>에서 거의 무아지경에 빠진 광기의 악당 연기에 감탄을 쏟아내었는데, <찰리 채플린의 인생, 그리고 예술>이란 작품에서 자신만의 연기를 선보이며

영국 아카데미상을 받게 된다. 그 이후에도 TV 시리즈 등을 통해 자신만의 프리스타일 연기를 구축해 나가지만, 너무 흥청망청 했을까? 앨범 판매까지 하는 무리수를 두다가 그만 알코올 중독까지 가는 막장 인생을 선보였다. 그러다가 공포영화 <고티카>로 재기하여 다시 연기생활에 시동을 걸더니, 마침내 2008년 <아이언맨>을 통해 인생 최고의 인기 절정을 맛보게 된다. 이후 그는 영국과 미국 모두를 사로잡은 수퍼스타가 되고, <솔로이스트>, <셜록 홈즈>, <트로픽 썬더>등에서 뛰어난 활약을 보여주었다. 특히 그는 장르를 가리지 않고 액션, 코미디, 공포, 드라마, 멜로 모든 분야에서 독특한 연기를 뽐내며 이 시대 최고의 중년 수퍼 연기자로 거듭나게 되었다. 그의 연기를 보면 어딘가 모르게 가끔씩 멍때리는 듯한 연기를 보이는데, 슬쩍 조니 뎁의 정신나간 연기같기도 하지만, 잘 보면 알코올 중독증세와 비슷해 보이기도 한다. 실생활에서 터득한 자기만의 연기 스타일이랄까.


세계적인 섹시 스타 스칼렛 요한슨은 남자라면 누구라도 한번쯤 들어봤을 명 배우. 그녀는 20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베니스 영화제에서 수상하면서 일약 차세대 헐리우드 스타로 발돋움하였다. 그녀는 그렇게 많은 작품을 섭렵하지는 않았지만,  <프레스티지>, <아일랜드>, <블랙달리아>등을 통해 탄탄한 연기력과 섹시미를 마음껏 뿜어내었더랬다. 이번 작품에서도 여지없이 섹시함으로 똘똘 뭉쳐 남정네들의 눈을 희망차게 만들어주었던 바, <아이언맨 3>와 <어벤저스>에서도 계속해서 등장할 예정이라고 하니 또 한번 기대해보자. 참고로 스칼렛 요한슨이 <나홀로 집에 3>에 출연했다는 사실을 아는가? 참고로 그 영화는 망나니 컬킨이 안나와서 쫄딱 망했다.


이번에는 사나이 중의 사나이, 미키 루크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이미 <더 레슬러>에서도 그에 대해 사정없이 얘기를 한 터라 그리 길게 말할 것은 없겠지만, 어쨌든 이 사람을 얘기하면서 늘 가슴 뭉클한 무언가가 있다는 것은 사실이다. 지금은 주름살 자글자글한 낼모레 60세 할아버지인데도 불구하고, 이토록 강렬한 액션 연기를 펼칠 수 있다는 것은 정말 대단하다. 원래 미키 루크는 이런 이미지가 아니라 전형적인 섹시 심볼이었는데, 어쩌다 그만 스스로 인생을 망쳐 지금은 그나마 이 컨셉으로 가고 있는 실정이다. 약물 중독과 권투 중독이 바로 그 범인. 90년대에 거의 인생 망쳐먹고 전전긍긍하다가 2005년 <씬 시티>라는 작품에서 마브 역으로 출연하면서 정말 놀라운 재기를 보여주었더랬다. 그야말로 TV인생극장에 나올 법한 감동 휴먼 스토리라고나 할까? 그는 망가질대로 망가진 얼굴을 그대로 드러낸 채 이제는 섹시스타가 아닌, 살아숨쉬는 휴머니즘 캐릭터가 되어 우리들 곁에 돌아왔다. 그렇게 자신의 인생을 담은 명작 <더 레슬러>가 탄생하였고, 이후 미키 루크는 헐리우드의 살아있는 전설이자 할아버지 섹시스타가 되어버렸다. 그는 60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꾸준한 몸관리로 이반 반코라는 강렬한 카리스마 악당 역을 꿰찰 수 있었고, 현재 <람보 5>와 <익스펜더블>, <징기스칸>에도 액션 연기로 등장할 예정이다. 참고로 <징기스칸>에서는 서양인 징기스칸을 연기한다고 하니, 이건 뭥미?


<내가 좀 없어보이긴 하지..사실 이 영화 출연 이유도 딸래미 학자금 대주기 위해서라능>



1편과 2편 배우가 서로 다른 비운의 캐릭터는 제임스 로즈는 2편에서는 돈 치들이 맡게 되었다. 1편에서는 보다 듬직한 체구와 인상의 테렌스 하워드가 맡았었는데, 개런티 문제로 무산되고 싼 값에 돈 치들이 되었다고 한다. 딱 봐도 알겠지만, 이 친구 저렴하게 생겼더랬다. 테렌스의 1/2 사이즈로 등장하여 동정어린 눈물샘을 자극하며 워 머신으로 활약하는 모습은 그야말로 안습. 그래도 연기력은 알아주는 친구이니 그냥 눈감아 주자. <오션스 일레븐>과 <오션스 트웰브>에서 멤버 중 한명으로 등장하였고, <스워드 피쉬>와 <러시아워2>에서도 등장하였더랬다. 참고로 <블루 데블>로 최우수 남우조연상까지 휩쓴 친구이다. 앞으로도 <어벤저스>에도 등장한다고 하니 얼마나 활약하는지 지켜보자.


수석 비서관 페퍼 포츠 역은 조금 안어울리는 기네스 팰트로우가 맡았다. 1편에서도 왜 이 여편네일까 하고 의아했는데, 단지 집이 제작사와 가까웠다고 하니 작업상 편이성으로 인해 캐스팅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한때는 거식증으로 인해 수많은 여성들의 질타를 받기도 하였지만, 지금은 다시 정상으로 돌아온 상태라 다행이다. 그녀는 <후크>에서 어린 나이에 웬디 역을 맡았는데, 그 때만 해도 미모가 장난 아니었다. 그 이후 <쎄븐>과 <위대한 유산>에서 명연기를 펼쳤고, 그녀를 최고의 배우로 만들어 준 <셰익스피어 인 러브>에서는 매력적인 연기와 함께 알몸을 드러내는 파격 연기로 뭇 남성들의 눈동자를 촉촉하게 만들었더랬다. 그 이후 거식증 때문에 몸매가 많이 망가져서 지금도 여전히 조금은 안쓰러운 몸매를 보이고 있지만, 어쨌든 역시 계속 토니 스타크와 함께 등장한다고 하니 그녀의 활약을 지켜 보자. 어디 한번 원작대로 호건과 결혼하나 두고보자!


시종일관 어벙한 악당 저스틴 해머 역의 샘 락웰. 이 친구 어디서 많이 봤다 싶더니, 바로 얼마 전 개봉한 저예산 명작 <더 문>의 주인공 셈 벨 역으로 등장한 친구이다. 필자가 리뷰까지는 안 했지만, 리뷰해도 참 할 말 많은 명작이었던 <더 문>에서 1인 2역을 아주 훌륭하게 연기한 친구이다. 게다가 필자가 엄청 재밌고도 의미깊게 본 명작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에서도 잽호드 비블브록스라는 허당 200%의 우주대통령으로 등장한다. 은근 허당 연기에 일가견이 있는 친구인 듯. 그러고보니 표정도 사뭇 진지하진 못하다. 그런 이 친구가 앞으로 스타크를 사지로 몰아넣을 악덕 기업가가 된다고 하니, 어떤 연기를 보여줄지 궁금하다.


<원작만큼의 파괴력을 기대했다면 대 실망인 저스틴 해머. 하지만 캐스팅은 훌륭하다!!>



쉴드 국장 역의 사무엘 잭슨은 이 시대가 인정한 최고의 조연이다. 이 친구가 나온 유명 영화는 셀 수도 없이 많아 문제이다. 가장 먼저 떠오로는 작품은 뽀글머리 헤어스타일이 인상적이었던 <펄프 픽션>. 그 작품에서 우스꽝스럽게도 철학적 고뇌를 하는 살인청부업자로 등장하여 아카데미 남우 조연상과 골든 글로브 남우 조연상을 거머쥐었다. 이 때부터 그의 조연 연기 인생은 꽃을 피우기 시작한다. 이후 <정글 피버>와 <타임 투 킬>, <다이하드 3>, <롱 키스 굿나잇>, <좋은 친구들>, <패트리어트 게임>, <쥬라기 공원>, <딥 블루씨>, <스네이크 온 어 플레인>, <아프로 사무라이>, <점퍼>, <트리플 엑스>, <킬빌>, <언브레이커블>, <원초적 무기>, <패트리어트 게임> 등 무수한 작품에서 조연으로 등장하였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를 있게 만든 걸작 <스타 워즈>에서는 제다이 메이스 윈두 역으로 등장하여 젊은 날의 화려한 연기 인생을 펴기도 하였다. 하여간 이 친구가 받은 남우조연상이 너무 많아 조연 중 가장 몸값이 비싼 조연으로 인정받을 정도이다. 쉴드 국장으로서 계속해서 마블 히어로 시리즈에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외에도 하워드 스타크 역의 존 슬래터리는 주로 TV시리즈에서 활약한 배우로, 우리에게도 친숙한 <위기의 주부들>과 <섹스 앤 시티>에도 등장한 분이다. 그리고 콜슨 요원 역의 클락 그레그는 <AI>와 <유주얼 서스펙트>에 출연한 친숙한 느낌의 아저씨이다. 마지막으로 언급하고픈 인물은 바로 해피 호건 역의 존 파브로. 이 친구 조연으로서도 한 몫 하지만, 실은 이 영화의 감독이다! 감독치고 너무 뻔뻔하게 조연으로 등장하지 않는가? 생긴것도 참 친근하게 생겼는데 감독이라니. 게다가 이런 엄청난 블록버스터 대작을!! 그만큼 이 아저씨 능력있는 사람이다. 원래는 배우로 먼저 활약했다. <베리 배드 씽>과 <딤 입팩트>, <리플레이스먼트>, <배트맨 3>, <프렌즈> 등에 배우로 출연했다가, <러브 앤드 섹스>를 통해 주연, 작가, 감독의 3역을 혼자서 싹쓸이하였다. 여기에 재미를 붙였는지, 아무튼 이 친구가 시나리오나 감독을 맡은 작품에는 여지없이 그가 등장한다. 향후 제작되는 그의 작품에도 역시 등장한다고 하니 나름 꿩도 먹고 알도 먹는 셈. 참고로 존 파브로 감독은 2008년 <아이언맨>의 성공 이후 곧바로 2009년에 <캡틴 아메리카>를 연출하고 싶다고 얘기했었다. 이미 곳곳에 캡틴 아메리카의 떡밥을 던져놓았으니 그런 말이 나올 법도 하다. 그러다가 어벤저스 프로젝트로 인해 일단 이 일에 집중하는 것으로 보인다.


< 이 후덕한 뱃살의 아저씨가 감독이라면 믿겠는가? 믿으라, 그것이 진리이다>



#9. 더 화려해지기는 했는데, 무언가 액기스는 빠진 느낌?


이제 작품의 가치를 평가해 보자. 1편이 상당히 센세이션하고 완벽했다는 부분에서 <아이언맨>은 확실히 블록버스터의 새로운 지평을 연 것은 사실이다. 화려한 액션과 아이언맨의 디테일한 그래픽, 그리고 빠방한 캐릭터들의 훌륭한 연기와 스토리. 모두 빠질 것 없는 훌륭한 작품이었다. 그런 기대를 이어 이번에 공개된 2편의 평은 어떨까? 의외로 현재까지는 많은 호평을 받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1편이 너무 완벽해서였을까? 2편에 걸었던 기대가 충분히 만족스럽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액션에서는 확실히 업그레이드되었지만, 스토리가 다소 지루해졌다는 평이다. 초반과 중반에 캐릭터들간의 질질 늘어지는 대화 씬이 작품의 속도감을 죽였다는 평이다. 게다가 막판에 휘플래시가 쓰러지는 장면에서는 너무 싱겁게 끝난 것이 아니냐는 혹평이다. 잔뜩 기대하고 봤던 미키 루크의 액션 장면이 생각보다 너무 짧았던 것은 필자도 느끼는 부분이다. 형보다 나은 아우는 없다고 하지만, <다크 나이트>처럼 전편을 능가하는 작품이 되기에는 <아이언맨 2>는 확실히 준비기간이 너무 짧았다는 느낌이다.


평은 이렇지만, 어쨌든 디테일에 있어서는 가히 완벽하다. 그래픽도 매우 정교하고, 로봇들과 펼치는 액션은 실사를 방불케한다. 게다가 이제는 휴대용 가방으로 소지하고 다니다가 훌떡 입어버리는 아이언맨 수트에서 펼쳐진 연출은 경이롭기 그지없다. 원작과는 달리 시종일관 재미있는 분위기로 이끈 개그 코드는 나름 칭찬해줄 만하다. 존 파브로 감독이 코미디에도 재능이 있다고 하는데, 이 작품에서도 여지없이 드러낸 듯 하다. 스타크가 아이언맨 수트를 입은 채 술에 취해 흥청망청대는 장면도 매우 우스웠고, 특히 ‘이혼한 마누라’ 미사일의 충격적인 결말은 필자의 배꼽을 약 5.84초간 분실케 하는 시츄에이션으로까지 이어졌다. 이 분위기를 이어나간다면, <어벤저스>를 존 파브로 감독이 맡게 되면 수퍼히어로들의 개그콘서트가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같은 기대도 해본다. 


이 작품에는 고가의 승용차가 많이 등장한다. 1편부터 꾸준히 등장한다. 하긴 <배트맨 비긴즈>와 <다크 나이트>에서도 재력가답게 브루스 웨인의 고급 승용차들이 줄기차게 나오는 것을 보면, 역시 재력가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서는 일단 수퍼카가 나와야 하나보다. 그런데 재미있는 점은, <아이언맨>에서 등장하는 모든 차들이 아우디 모델이라는 것이다. 스타크가 애용하는 수퍼카도 아우디의 고성능 수퍼카인 R8이다. 그런데, 사실 가격으로 따지고보면 브루스 웨인의 람보르기니에 비하면 R8은 나름 저렴하다. 세계 최고의 재력가가 왜 하필 비싸고 많은 차를 두고 R8을 타고 다닐까? 부가티나 벤츠 SL65 AMG나 쾨닉세그, 페라리 등 참 많은데. 실은 이 영화가 아우디의 협찬을 받아서이다. 그래서 R8을 비롯해 S, A, TT등 많은 아우디 시리즈가 등장한다. 그나마 스타크가 타는 차중에 롤스로이스가 등장한 것은 다행이다. 적어도 재력가라는 느낌이 나는 차이니까 말이다.


<초기 버전에서부터 계속 개량된 모델들이 전부 전시되어 있다.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전망>



간만에 정말 장대한 리뷰가 되어버리고 만 <아이언맨 2>이다. 정말 돈만 있으면 저렇게 될 수 있을까 하고 나름 고민도 해보는 필자이지만, 역시 뒤에는 뛰어난 과학 기술이 있어야 함을 통감하며 실제로는 당분간 불가능하겠거니 싶다. 뭐 일부에서는 사람이 옷처럼 입는 컴퓨터가 개발되기는 하였지만, 인간은 인간으로서 존재해야지만 인간다워지는 것이려니. 기계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토니 스타크는 그련 면에서 어떻게 보면 세상에서 가장 불쌍한 인간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Movie' 카테고리의 다른 글

셔터 아일랜드 (Shutter Island)  (0) 2016.01.05
미러 마스크 (Mirror Mask)  (0) 2015.12.29
블랙 호크 다운 (Black Hawk Down)  (0) 2015.12.29
아바타 (Avatar)  (0) 2015.11.17
동방불패 (東方不敗)  (0) 2015.11.11
블로그 이미지

미까

후덜덜할 정도로 집요하고도 상세하게 스포까지 좔좔좔 유출해 버리는 무시무시한 영화 리뷰 블로그!!! 그러나 주인장은 참으로 게으른 것이 함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