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리뷰는 필자가 2010년 1월에 구 블로그에서 작성한 글을 옮긴 것입니다.
밴드 오브 브라더스 (Band of Brothers)
#3. 에피소드
지난번 등장인물 소개에 이어 이번에는 작품 보기에 도움이 되기 위해 짧게나마 10편의 에피소드에 대한 줄거리와, 부가설명을 써내려갈까 한다. 미리 말하지만, 10편의 에피소드는 이지 중대가 겪은 무수한 일 중 일부분에 불과할 뿐이다. 스티븐 앰브로스가 쓴 소설의 내용 중 그나마 드라마틱하다고 느껴진 내용을 편집해서 만든 에피소드이니, 나무만 보고 숲을 생각하는 오류는 범하지 말기를 바란다.
Episode 1. 커레히 (Currahee)
1944년 6월 4일 잉글랜드 어포터리 공군기지. 그곳에서는 이륙을 준비하고 있는 미육군 101공수사단 소속 이지 중대가 있었다. 모두들 결의에 찬 모습으로 이륙 준비를 하지만, 갑자기 작전 취소 명령이 하달된다. 이에 급실망하는 대원들.
한편 이지 중대에 소속된 유능한 지휘관이자 1소대장인 윈터스 중위는 자신의 절친한 친구이자 정보장교인 닉슨 중위와 함께 자신들이 여기까지 오게 된 일을 상기하면서 어떤 인물을 언급한다. 그리고 이야기는 2년 전 조지아주 토코아 훈련소에서 있었던 일로 시작된다.
<이지 중대를 강철의 사나이 집단으로 만들어버린 장본인 소블 중대장>
기본군사훈련을 받고 있던 이지 중대에는 가혹하기로 소문난 중대장이 있었으니, 바로 소블 중위였다. 별 쓰잘데기없는 것 가지고 온갖 트집을 잡아 대원들을 들들 볶기로 유명한 그는, 오늘도 어김없이 트집잡기로 시작하여 대원들을 집합시킨다. 늘 벌칙으로 행하는 것은 훈련소 뒤에 펼쳐져 있는 커래히 언덕을 빠른 시간내에 왕복 주파하는 것. 심지어는 야간 행군 후 수통에 든 물을 먹었다는 이유로 일부러 벌칙사례를 만들라는 등 고약함이 극에 달하고 있었다. 하지만 싱크 연대장은 유독 기본군사훈련에서 뛰어난 성적을 내고 있는 이지 중대를 칭찬하며 소블을 대위로 진급시킨다. 그리고 윈터스의 능력 또한 높이 사서 그에게 중위 진급을 명령한다. 하지만 달갑지 않은 소블. 결국 이를 핑계삼아 윈터스에게 병사들 특식을 준비하고 휴식을 주겠다고 하지만, 갑작스레 집합을 걸어 완전군장으로 커래히 구보를 시킨다. 이에 욕나오는 대원들. 하지만 이러한 훈련을 통해 이지 중대는 어느덧 연대 최고의 중대로 인정받는다.
훈련장소를 캠프 맥컬로 옮긴 이지 중대는 이 곳에서 실전을 위한 전술 훈련을 하게 된다.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소블 대위가 안절부절하는 것. 알고봤더니 독도법에도 엉망이고, 상황판단력도 엉망에다가, 심한 길치인지라 그야말로 대원들을 싸그리 지옥 불구덩이 속으로 떠미는 멍청한 지휘관이었던 것. 이 때문에 대원들은 모두 실전에 나가면 죄다 개죽음이라는 걱정에 사로잡힌다. 이에 부대원들의 분열을 걱정하는 장교들과 부사관들.
한편 기차를 타고 브루클린으로 이동 중인 이지 중대는, 최종 목적지가 어딘지 모르고 있었던 터에, 윈터스의 절친한 친구이자 술고래인 닉슨 중위가 정보장교답게 힌트를 준다. 아마도 작전지역은 유럽, 그것도 노르망디가 될 것이라는 미아리 삼선교 점집스러운 예지력! 그리고 이지 중대는 드디어 영국으로 향하는 배를 타고 전장을 향해 머나먼 길을 떠난다.
<정말 쓸데없는 껀덕지로 꼽창질의 극치를 보여주는 소블. 이런 놈들 때문에 군대가 지겹다>
잉글랜드 앨드번에 훈련소를 차린 이지 중대는 실전에 앞서 최종 리허설을 갖지만, 소블 대위의 멍청한 지휘와, 러즈의 싱크 연대장 성대모사 더블 콤보로 인하여 인근 목장 울타리를 싸그리 끊어놓고 질주하는 사태를 벌인다. 이에 소블의 지휘 능력에 심히 의심을 품게 되는 싱크 연대장. 열받은 소블은 화를 풀기 위해 윈터스에게 억울한 누명을 씌우고 그를 징계할 것을 명령한다. 이에 이제는 안되겠다 싶은 윈터스가 정식으로 재판에 회부하고, 윈터스를 존경하던 소대장들과 부사관들도 모두 윈터스의 선처를 호소하는 탄원서를 올린다. 이런 하극상에 단단히 화가 난 싱크 연대장. 하지만 상황판단을 냉철히 하여 이 모든 것이 소블의 성격 때문임을 알아차리고, 소블을 타 부대로 전출시키고, 나머지는 가볍게 징계를 내리고 끝을 낸다.
영국에서 새롭게 합류한 벅 캄튼 중위와 함께 제대로 된 이지 중대를 꾸려나가게 된 윈터스. 이제 본격적인 노르망디 상륙 작전의 개요가 발표되고, 운명의 D-Day날 모든 대원들이 낙하 준비를 한다. 하지만 기상악화로 인해 작전은 무기한 취소된다. 그리고 편치 않은 휴식을 즐길 틈, 가니어는 실수로 마틴의 옷을 바뀌입었다가 자신의 형이 전투 중 전사했다는 소식을 듣고 깜놀한다.
다시 작전개시일이 공표되고 이륙 준비를 하는 이지 중대원들. 드디어 모든 준비를 마치고 비행기에 올라 프랑스의 노르망디 상공을 향해 날아간다. 때는 1944년 6월 6일이었다.
<D-Day가 되자 이지 중대원들은 마침내 노르망디를 향해 하늘로 솟아올랐다>
Trivia 1.
커래히는 본래 캠프 토코아의 뒷산 이름이지만, 506연대는 커래히 정상을 정복한다는 뜻으로 연대 구호를 커래히로 정했다. 가끔 이지 중대원들은 틈만 나면 커래히를 외치는데, 연대 구호라는 의미 외에는 특별한 뜻이 없는 것이다.
Trivia 2.
소블 중대장은 이지 중대원들을 정말로 가혹하게 다룬 지휘관이었지만, 그 덕택에 계속 얼차려와 체력 훈련을 받은 이지 중대원들은 연대에서 정말 최고의 중대가 되었다. 그래서 항상 전투를 치를 때 이지 중대가 제일 앞장서서 전투를 벌였고, 놀랍게도 이들은 빠른 기동력 탓에 생존률이 상당히 높았다고 한다. 이는 커래히 언덕을 매일 수도 없이 뛰어다닌 덕분이라고 생존자들은 회고한다. 이러한 공로 탓에 소블은 비록 전술적인 면과 인간적인 면에서는 형편없는 지휘관으로 평가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그가 없었다면 지금의 이지 중대도 없었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Trivia 3.
노르망디 상륙작전은 실제로 언제 벌어질지 정해진 것이 없었다. 워낙 기후변화가 심한 당시의 노르망디 해안이었기 때문에 그야말로 번갯불에 콩 볶아먹듯 작전이 추진되었다. 이 때문에 연합군이 많이 우왕자왕한 것은 사실이지만, 독일군도 마찬가지여서 D-Day 당일 노르망디가 기습당하리라고는 생각지 못했다고 한다. 이 노르망디 상륙작전은 <라이언 일병 구하기>에서 아주 잘 묘사가 되고 있는데, 아군조차도 어디가 어딘지 모를 정도로 뒤죽박죽 상륙이었던 노르망디 상륙 작전은, 결국 물량공세로 인한 연합군의 승리로밖에 치부할 수 없겠다.
Episode 2. 디 데이 (Day of Days)
밤새 하늘을 날아온 이지 중대원들은 강하 지역에 인접하자 낙하 준비를 한다. 하지만 독일군의 대공포 사격으로 인하여 정상적인 강하가 어려워지고, 여러 수송기들이 공중에서 산화하는 등 애로사항이 꽃을 피우자 무작정 뛰어내리고 만다.
<강하 직전 독일군의 대공포 저항은 무척 거셌다. 이 때문에 대원들은 목표지에 제대로 착륙하지 못했다>
윈터스는 무사히 착지하지만, 자신의 무기를 모두 떨어뜨리고 만다. 그리고 속속 착지를 한 타 연대 병사들을 데리고 독일군의 추격을 피해 조심스레 적진을 헤쳐 나간다. 힘겹게 소대원들과 만난 윈터스는 집결지를 향해 진격하지만, 도중 만나는 독일군들과의 교전에서 형의 죽음에 불만을 품은 가니어의 분노의 난사로 인하여 통제불능이 되고 만다. 이에 처음으로 삐걱대는 두 사람.
연대 집결지에 무사히 도착한 윈터스 일행. 본부로 향하던 도중 멀라키는 독일군 포로들 중 자신과 고향이 같은 사람을 만나게 된다. 이렇게 해서 수다떨며 친분을 쌓던 두 사람. 하지만 이 때 도그 중대장인 스피어스 중위가 나타나서 독일군 포로들에게 담배를 물려준다. 그 뒤 울려퍼지는 따발총 소리. 이에 멀라키는 독일군 포로가 전부 사살되었음을 멀리서나마 직감적으로 알게 된다.
한편 집결지 인근에서는 독일군 105mm 포대가 아군의 상륙을 방해하고 있음을 알게 되고, 이 포대를 박살내기 위해서 특공대를 조직한다. 마침 이지 중대장으로 선임되었던 미헌 중위가 강하 도중 실종된 것으로 알려져 임시로 중대장을 맡게 된 윈터스가 작전에 나서게 되고, 몇몇 용감한 소대원들을 뽑아 인근 독일군 포대로 달려간다. 3방향이 진지로 구축된 독일군 포대를 급습하기 위해 윈터스는 소수의 대원들을 적재적소에 배치, 각개격파 작전을 펼쳐 진지를 무력화시킨다. 한편 쓸데없이 스피어스가 이끄는 도그 중대가 나타나 자기네들도 돌격정신을 발휘하지만 무고한 병사들만 희생시키는 스피어스. 비록 전투는 승리했지만 무고한 병사의 죽음을 눈 앞에서 지켜 보아야만 했던 윈터스. 그런 그를 닉슨이 위로해준다.
한편 가니어는 열심히 윈터스를 안주거리삼아 씹으며 저기네들끼리 노닥거리고 있었다. 먼 지평선에서 수없이 휘날리고 있는 총탄의 불빛을 바라보며 윈터스는 앞으로 더 얼마나 많은 희생이 생길 것인가를 걱정하는 모습을 보인다.
<도그 중대장 스피어스 중위는 독일군 포로들에게 담배를 선사하고 기관총 세례까지 선사한다>
Trivia 1.
D-Day 당시 연합군 보병이 노르망디 해안을 상륙하면서 동시에 공수부대는 해안 인근 내륙을 타격하여 연합군의 상륙을 지원하는 것으로 되어 있었다. 하지만 독일군의 대공포가 의외로 거세 공수작전은 엉망이 되었고, 여러 부대원들이 엉뚱한 곳으로 낙하하였다. 그런데 오히려 이런 점이 유리하게 작용하여 독일군은 낙하한 연합군을 제대로 추격할 수 없었다고 한다.
Trivia 2.
미헌 중위는 낙하 후에도 실종으로 처리되어 생사 여부가 궁금했지만, 훗날 미헌 중위의 물품이 방치된 채 찾아가지지 않고 있음을 우연히 알게 되면서 미헌 중위가 전사했음을 간접적으로 알게 된다. 실제로 그는 D-Day 당시 수송기와 함께 그대로 산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Trivia 3.
윈터스가 독일군 105mm 포대를 공격한 브레꾸르 마뇨르 전투에서 보여준 기습 작전은 철저하게 윈터스 자신의 지휘 능력의 결과물이었다. 적은 수로 많은 수의 상대를 이기기 위해서는 적이 상황을 알아채기 전에 부분적으로 빠르게 격파해 나아간다는 개념을 기본으로 하여 펼친 이 작전은, 훗날 미육군사관학교인 웨스트포인트에서 모범적인 전술 사례로 강의된다. 이 전투의 공로로 윈터스와 벅 캄튼, 그리고 가니어는 은성 무공 훈장을 수여받는다.
Episode 3. 카렝땅 (Carentan)
하늘을 멍 하니 바라보는 한 병사가 있었으니, 그는 앨버트 블라이스 이병이었다. 마침 근처를 지나가던 1소대원들이 그를 알아보고, 그 동안 길을 잃고 헤매던 블라이스를 찾아 부대에 합류시킨다. 평소 말이 없고 정신 나간 듯이 멍 때리는 블라이스. 그는 그렇게 자신의 소대를 찾고도 적응을 하지 못한다. 이후 정찰 작전에서도 전혀 도움이 안 되는 블라이스.
노르망디에 상륙한 연합군과 조우하기 위해서는 카렝땅이라는 마을을 지나야 한다. 하지만 이 마을은 이미 독일군에 점령된 상태. 중대원들은 마을 진입을 시도하지만 독일군의 저항에 모두들 우왕자왕한다. 이 때 윈터스가 일어서서 대원들을 독촉하여 전진을 명령한다. 그리고 그렇게 마을에 진입한 이지 중대는 특유의 막강한 공격력을 펼치며 마을 내 독일군을 무력화한다.
<초반에는 거의 애물단지 취급받다가 나중에는 대물로 성장하는 블라이스>
연대 본부로부터 마을을 사수하라는 명령을 받는 윈터스. 이 때 윈터스는 유탄에 의해 발에 상처를 입는다. 상처 때문에 임시 치료소를 찾은 윈터스는 그 곳에서 멍때리고 있는 블라이스를 발견한다. 블라이스가 히스테리성 시각 장애를 앓고 있다는 군의관의 소견을 들은 윈터스는 블라이스에게 자신감을 심어 주며 같이 싸우자고 격려한다.
다음 날 카렝땅 인근 지역을 사수하기 위해 나선 이지 중대원들은 갑작스런 독일군의 습격을 당한다. 이에 진지를 구축하고 철야 농성에 돌입하는 이지 중대. 그렇게 시간은 흘러 밤이 되고, 여전히 멍 때리고 있는 블라이스에게 윈터스와 마틴, 그리고 스피어스까지 여러 조언을 해 준다. 특히 전쟁을 게임이라고 생각하라는 스피어스의 말에 무언가 정신이 번쩍 드는 블라이스.
날이 밝고 잠시 소강상태에 빠진 전장. 하지만 갑작스런 독일군의 공격으로 다시 전투가 격렬해진다. 쏟아지는 총탄에 겁을 잔뜩 먹은 블라이스는 참호 속에서 몸을 사리지만, 스피어스의 말에 자신이 더 이상 겁쟁이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각오를 하게 된 블라이스는 드디어 총을 들고 일어나 적을 향해 총탄을 퍼붓는다.
<까렝땅 점령을 시도하는 이지 중대원들. 이 전투에서 약 20명 가까이 전사한다>
한편 독일군은 탱크와 전차가 등장하여 막강 화력으로 이지 중대원들을 궁지에 몰아세우고, 완강하게 저항해 보지만 전선이 밀리는 이지 중대. 그러나 이 때 뒤늦게 독일군의 전차를 박살내는 지원군이 있었으니, 바로 미국이 자랑하는 셔먼 전차였다. 기갑부대의 등장으로 전세가 역전되자 독일군은 후퇴하게 되고, 결국 이지 중대는 카렝땅 외곽 지역을 사수하는데 성공한다.
전투가 끝나고, 블라이스는 멀리서 비틀거리는 독일군을 향해 총구를 겨눈다. 총탄에 의해 쓰러진 독일군에게 다가간 블라이스는 숨진 독일군의 옷에서 에델바이스 꽃을 발견한다. 승리의 기쁨이자 자신이 다른 존재로 거듭났음을 증명하기 위해 에델바이스를 전리품으로 챙긴 블라이스는 이후 적극적인 군인 정신으로 작전에 참여한다. 하지만 인근 농가 정찰 임무에서 자원하여 정찰을 나섰다가 독일군의 저격수에 의해 블라이스는 저격을 당하고, 이 사고로 병원으로 후송된 블라이스는 그 이후 더 이상 전투에 참여하지 못한다.
카렝땅 사수 후 오랜만에 휴식을 갖는 이지 중대원들. 그들은 하나 둘씩 자신의 무공을 상징하는 훈장 자랑을 하면서 어느덧 전쟁에 익숙해진 모습을 보인다. 하지만 프랑스 상륙 작전 이후 곧 전쟁이 끝날 것이라던 기대와는 달리 이들의 영국 귀환은 연기되고, 그대로 프랑스에 머무르게 된다.
한편 멀라키는 세탁소에 맡긴 옷을 찾으러 갔다가 주인아주머니로부터 미헌 중위의 것도 챙겨달라는 말을 듣는다. 그 때 직감적으로 미헌 중위가 전사했음을 알아채게 된다.
<독일군 시체의 옷깃에 있던 에델바이스를 전리품으로 챙기는 블라이스>
Trivia 1.
3편의 중요한 인물로 등장하는 블라이스 이병은 저격으로 인해 부상을 당한 후 병원으로 이송되었다가, 회복하지 못하고 1948년 전사한 것으로 중대원들이 회고하였다. 하지만 실제 블라이스는 병원에서 회복하여 종전 후 퇴원하였고, 그 이후에도 정상적인 생활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Trivia 2.
블라이스가 독일군 병사로부터 입수한 에델바이스 꽃은 본래 독일군 산악부대의 상징이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에델바이스는 알프스의 고원에서만 자라는데, 이를 직접 따서 자신의 옷에 꽂을 만큼 높은 데까지 올라갔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독일군 산악병들은 에델바이스를 상징으로 삼았다고 한다. 2차 대전 초기에는 독일군 산악병의 명성이 굉장했는데, 독일의 명장 에르빈 롬멜이 바로 산악부대 지휘관 출신이기도 하다.
Trivia 3.
쏟아지는 독일군의 총탄 속에서도 카렝땅 마을로 진입하기 위해 대원들을 일으켜 세우며 스스로 진격을 소리질렀던 윈터스의 모습은 아직도 중대원들 사이에서 전설로 여겨지고 있다. 신이 아니고서는 총알이 그토록 빗겨나갈 수 없다면서 당시 윈터스의 용맹함을 묘사하고 있다. 윈터스의 이러한 모습은 어쩌면 무모한 죽음에 노출되는 것일 수도 있지만, 적어도 후퇴 혹은 전진만이 살길인 상황에서는 지휘관의 가장 모범적인 자세를 보여준 사례로 꼽힌다.
Episode 4. 보충병 (Replacements)
영국으로 돌아온 이지 중대원들은 모처럼 신이 난 분위기이다. 무엇보다도 후방으로 빠졌다는 안도감과, 보충병들이 들어왔다는 만족감 때문이었다. 하지만 전쟁이 어떤지도 모른 채 들떠서 설치는 보충병들이 영 기분나쁘게 여겨지는 가니어는 보충병들을 마구 갈구기 시작한다. 이에 분대장을 맡고 있던 황소 랜들먼은 자신의 분대에 소속된 보충병들을 다독이며 믿음직한 고참병으로서의 모습을 보여준다.
<총기 관리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보충병들을 위해 하나하나 챙겨주는 훌륭한 선임들>
연합군은 전장에서의 새로운 활로를 뚫기 위해 네덜란드 지역 독립을 목적으로 하는 마켓가든 작전을 계획한다. 이에 다시 공수 이륙 준비를 하는 이지 중대원들. 하지만 이번이 처음 낙하인 보충병들에게는 모든 것이 낯선 법. 랜들먼은 그런 보충병들에게 하나 하나 조언을 해주며 자신감을 가지도록 해준다. 한편 이륙 준비 중 연대 보급담당으로 새로 부임한 소블 대위가 등장하고, 이지 중대원들은 그런 소블의 모습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한다.
1944년 9월 17일 이지 중대원들은 마켓가든 작전을 위해 네덜란드에 착륙하게 된다. D-Day 때와는 달리 어떠한 독일군의 저항도 없었던 아주 편안한 착지였다. 그만큼 이미 네덜란드는 독일군이 후퇴하고 잔존 세력만 남아있었던 상황. 에인트호벤에 도착한 이지 중대원들은 이미 독일군이 빠져나간 후라 마을 주민들로부터 성대한 환대식을 받는다. 해방을 기뻐하는 네덜란드 시민과 승리를 자축하는 연합군들. 하지만 한 쪽에서는 독일군에게 가담했던 사람들이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레지스탕스에 의해 처참히 사살되고 있었다.
에인트호벤을 떠나 기갑부대의 도움을 받으며 인근지역인 누에넨으로 향한 이지 중대원들은 그 곳에서 또 하나의 마을을 발견한다. 하지만 띨빵하게 길 한가운데로 정찰하러 나간 신참 소대장이 숨어있던 독일군 저격수에 의해 사살당하고, 이내 전투가 시작된다.
<시작은 순탄하고 장대했지만, 끝은 결국 하느니만 못한 작전이 되었던 마켓가든 작전>
마을 진입까지 성공하지만, 마을 안쪽에 독일군이 자랑하는 타이거 탱크가 위장하고 숨어있었던 터에 믿었던 기갑부대는 그대로 묵사발이 되고 만다. 하필 기갑부대가 영국군이었던지라 지레 겁먹고 도망치기 바빴던 터에, 졸지에 이지 중대원들도 후퇴를 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탱크의 포격으로 부상을 입은 랜들먼은 도랑으로 떨어졌다가, 본대와 합류하지 못하고 그대로 독일군의 눈을 피해 하수도 구멍 속으로 몸을 숨긴다.
밤이 되자 조용히 나와 마을 헛간으로 숨어든 랜들먼은, 갑자기 헛간을 찾아 온 노인과 딸에 의해 정체를 발각당하고 만다. 하지만 랜들먼은 부녀를 안심시키고, 딸은 랜들먼을 위해 상처를 치료해준다. 그때 갑자기 마을을 순찰하러 온 독일군. 결국 독일군 한 놈이 헛간으로 들어오고 랜들먼은 적들이 알아차리지 못하게 백병전으로 독일군을 죽인다. 그리고 노인과 딸을 무사히 돌려보낸다.
다음 날, 랜들먼의 생사가 걱정되던 이지 중대원들은 자원해서 랜들먼을 찾기로 하고, 그를 따르던 보충병들도 용기내서 수색을 자원한다. 마틴은 이들을 이끌고 수색을 나가고, 마을에서 무사히 빠져나온 랜들먼과 재회하게 된다. 결국 연합군은 마켓가든 작전에서 딱히 독일로 진격하는 루트를 뚫지 못하고 그대로 전선에서 이탈하게 된다.
<윈터스가 가장훌륭한 군인이라고 칭송한 "황소" 랜들먼 병장>
Trivia 1.
마켓가든 작전(1944년 9월 17일~9월 25일)은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벨기에와 알자스-로렌 지역까지 진격한 연합군이 보급 문제로 진격이 정체되자 북쪽의 네덜란드에서 전력이 약화된 것으로 믿은 독일군을 단숨에 돌파하여 바로 라인 강을 건너 전쟁을 크리스마스 전에 끝내자는 욕심으로 벌인 작전이다. 독일 본토로 진공하는 데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한 천연의 장애물 라인 강을 돌파하기 위해 작전 목표를 독일이 점령 중인 네덜란드의 에인트호번, 네이메헌, 아른헴을 연결하는 도로를 따라 놓인 교량으로 설정하고 대규모 공수부대를 투입하여 이 교량들과 거점 도시들을 점령하고 그와 함께 연결된 도로를 통해 기갑 부대를 신속히 독일 본토로 진격시킨다는 계획이었다. 작전은 9월 20일 발 강에 위치한 네이메헌 다리 확보와 함께 초기에는 순조로웠지만, 라인 강에 위치한 아른헴 다리 확보에 실패하고 영국 1 공수사단이 독일군의 반격으로 괴멸하면서 결국 실패로 끝이 났다. 독일이 서부전선에서 거둔 최후의 승리로 평가된 전투였다.
Trivia 2.
마켓가든 작전이 펼쳐질 즈음 보충병들은 조금 더 개선된 점프 수트를 지급받았다. 이들은 주머니가 좀 더 튼튼해지고, 양팔과 허벅지에 묶음 끈이 달려있는 것으로, 대전초기형에 비해 색깔이 약간 다르기도 하였다. 대전후기에는 전부 개선된 점프 수트로 전원 지급되었다.
Episode 5. 교차로(Crossroads)
1944년 10월 17일. 마켓가든 작전이 실패로 돌아가고 아직 네덜란드 쇼운델로그트에 남아있던 506연대는 아른헴 강 건너에 고립되어 있던 영국군 공수부대인 레드데블스를 구출하기 위한 페가수스 작전을 지원하는 계획을 짜게 된다. 하지만 윈터스는 아직 며칠 전에 있었던 교차로에서의 전투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하지 않았고, 뒤늦게 독수리 타법으로 타자기를 이용해 보고서를 작성하여 그 때의 전투를 회상한다.
<교차로에서 멍 때리고 있던 독일군 병사를 서서쏴 자세로 사살하는 윈터스>
10월 5일 밤. 진지에 있던 이지 중대에 비보가 날아온다. 작전 나갔던 앨리 병장이 심각한 부상을 당해 실려온 것. 이에 윈터스는 분대를 이끌고 교차로로 달려가 상황을 살펴본다. 교차로 건너에서 열심히 기관총을 쏴대고 있는 독일군을 발견한 윈터스는, 기습공격 후 후퇴하는 작전을 짜고 이를 실행에 옮겨 성공한다. 다음날에도 1개 소대를 이끌고 교차로로 나가 독일군을 일망타진하기로 한 윈터스는, 특유의 무모+과감한 돌격정신으로 홀로 독일군 진지로 달려가 적을 교란시키고, 이 틈을 타 소대원들이 적의 옆을 급습하여 아작내는 작전을 펼친다. 하지만 독일군 1개 중대가 더 등장하여 열세에 놓이자, 윈터스는 연대에 포격 지원을 요청하여 포격 덕분에 독일군 나치친위대(SS) 2개 중대를 괴멸시킨다.
이 전투로 이지 중대는 22명의 부상과 1명의 사상자를 기록한다. 이토록 눈부신 전공 덕에 싱크 대령은 그 자리에서 윈터스를 2대대 부대대장으로 승진시키고, 윈터스는 이지중대장 역을 무스 하일리거 중위에게 맡긴 뒤 대대본부로 자리를 옮긴다. 하지만 여전히 마음만은 이지 중대뿐이었기 때문에, 하일리거가 지휘하는 페가수스 작전에 대해서도 계속해서 근심과 걱정을 기울인다. 하지만 걱정과 달리 다행히도 작전은 무사히 성공한다.
<1개 소대로 2개 중대를 박살낸 놀라운 전과를 낸 교차로 전투의 흔적>
그로부터 얼마 안되어 10월 31일. 드리엘에서 밤에 야간순찰을 돌며 중대장으로서의 역할에 대해 얘기를 나누던 윈터스와 하일리거는, 보초병의 실수로 피격당하여 하일리거가 그만 중태에 빠진다. 이 사건으로 이지 중대장은 또 다시 공석이 되어버린다.
1944년 12월 10일. 프랑스의 무르멜롱 르 그랑까지 진격한 이지 중대는, 그곳에서 다리 부상 때문에 병원에 있던 가니어의 합류를 맞이하게 된다. 그리고 간만에 평화를 찾게 된 대원들. 대원들은 영화를 보는 등 휴식을 취하고, 윈터스는 간만에 시내 나들이를 나가 휴식을 즐긴다. 하지만 지난번 교차로에서 무저항 상태의 독일군 소년을 죽인 것에 대해 고뇌하는 윈터스.
한편 꿀맛 같은 휴식도 잠시, 독일군 기갑사단이 아르덴에서 연합군을 반격함에 따라 이지 중대는 이에 대응하기 위해 바스통 지역으로 향한다. 탄약과 장비, 월동장비도 없이 추운 겨울에 숲 속에서 전투를 치러야 하는 판국이라 무엇보다도 중대원들이 걱정인 윈터스. 하지만 새로 부임한 중대장인 노먼 다이크 중위는 어디를 갔는지 코빼기도 보이지를 않는다. 게다가 아르덴에서 패하고 후퇴하는 28연대 병사들을 본 후 독일군 전력이 예상보다 막강함을 듣게 된다. 분명 여기에 있다가는 고립될 것이라는 패잔병들의 충고. 하지만 윈터스는 고립이야말로 늘 공수부대가 처하는 상황이라면서 결전을 다짐한다.
<간만에 휴식다운 휴식을 취하는 윈터스. 거리에 나가 차도 마시고 책도 읽고 바람도 쐰다>
Trivia 1.
교차로에서 벌어진 SS 2개 중대와의 뜻밖의 교전은 윈터스의 뛰어난 지휘통솔능력을 보여준 대표적 사례이다. 1개 소대 규모로 2개 중대를 초토화시켰다는 것이 그 증거이며, 특히 윈터스는 돌격에 있어 보통 지휘관이 뒤에 달려간다는 통념을 깨고 먼저 달려나가 적을 교란시키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는 적이 순전히 교전준비상태가 아닌 무방비였기 때문에 가능하였지만, 어쨌든 윈터스는 상황판단을 정확히 하고 그에 맞는 전술을 펼칠 수 있었다는 점에서 뛰어난 능력을 겸비했음을 알 수 있다. 이 때의 윈터스의 모습으로 인해 이지 중대원들은 그의 리더십과 지휘, 전술 능력에 감동하여 역대 최고의 중대장으로 평가하게 된다.
Trivia 2.
교차로 전투 후 격전으로 인해 목에 상처가 난 조리브갓이 홧김에 포로들을 무차별적으로 쏴죽이는 것을 본 윈터스는 포로를 생포해서 데려가라고 하면서 동시에 그의 총에서 탄약을 빼버린다. 제어능력 상실로 인해 사고를 불러일으킬지도 모른다는 위험에서 취한 행동이었는데, 이는 지휘관이 가져야 하는 덕목 중에서도 자신의 부하들을 어떻게 제어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매우 바람직한 행동이었다. 스피어스가 스스로 포로들을 몰살시켰다는 루머에 시달렸던 것과는 무척 대조적인 케이스이다.
Trivia 3.
페가수스 작전(1944년 10월 22일~10월 23일)은 네덜란드에서의 마켓가든 작전이 실패로 돌아가고 아른헴강 건너에 고립되어 있었던 영국군 제1공수사단 140여명을 구출해내는 작전이었다. 영국군 제1공수사단 도비 중령에 의해 계획되고, 506연대 2대대와 영국군 공병에 의해 진행된 이 작전은 야밤을 틈타 약 1시간 30분만에 독일군의 저항 없이 성공적으로 완료된 작전이었다. 흔히 노르망디 상륙작전 당시 영국군 제6공수사단에 의해 이루어진 페가수스 다리 점령 작전하고 동일한 것으로 오해되지만, 목적과 장소 등이 전혀 다른 작전이므로 헷갈리지 않도록 주의.
Episode 6. 바스통(Bastogne)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는 12월. 월동장비와 탄약, 심지어 의료장비까지 부족한 2대대는 바스통 숲속에 진지를 구축하고 방어전선을 편다. 하지만 지독한 안개 때문에 적과 아군의 위치도 분간이 되지 않는 바스통. 이지 중대의 의무병인 유진 로는 부족한 의약품을 찾으로 다른 중대를 찾아 나선다. 하지만 그가 마주친 것은 독일군의 시체들뿐.
<아무리 전쟁터라도 면도는 하고 살아야 한다는 깔끔의 기본을 보여주는 윈터스>
안개 덕분에 눈 앞에서 독일군을 생포하기도 하지만, 어쨌든 로의 입장에서는 하나라도 더 의약품을 챙기는 것이 급선무. 그래서 여러 중대원들을 찾아다니면서 남아도는 모르핀과 주사기, 가위 등을 챙긴다. 순간 숲 건너에서 날아오는 독일군의 포격으로 인해 진지는 아수라장이 되고, 몇몇 병사들이 부상을 당한다. 독일군도 안개가 답답했던지 뜬금없이 이렇게 폭격을 가해오는 일이 부지기수였고, 1대대마저 후퇴한 상황에서도 바스통 만큼은 사수하라는 2대대의 임무 특성 상 아무런 대응도 하지 못한 채 그렇게 추위 속에서 바스통을 지켜야만 했다.
로는 포격에 의해 다친 병사를 후송하기 위해 지프를 타고 야전병원이 세워진 마을로 온다. 이 곳 교회에는 임시 야전병원이 구축되어 의무병들과 현지 프랑스 여인들이 다친 병사들을 치료하고 있었다. 이 곳에서 로는 르네 르메르라는 프랑스 여인을 보고 그녀의 헌신에 점점 호기심을 갖기 시작한다.
한편 또 다시 안개 속에서 순찰을 나선 이지 중대. 하지만 이번엔 매복해 있던 독일군의 기습으로 병사 한 명이 피격을 당한다. 하지만 독일군의 완강한 저항에 부상병도 챙기지 못한 채 후퇴를 해야만 하는 대원들. 바스통에서의 전투는 그렇게 계속 소모전으로만 치닫게 된다.
날씨가 맑아지자 부족한 장비들을 보충하기 위해 연합군은 바스통 지역에 수송기로 물자를 낙하시킨다. 이에 간만에 물자를 보충하게 된 2대대. 로는 마을로 달려가 르네와 함께 초콜렛을 나눠먹으며 데이트를 즐긴다.
전투가 소강상태에 이르자 독일군은 고립된 2대대에 항복 권고를 하지만, 공수부대의 자존심을 걸고 이를 거절하는 2대대. 그리고 다시 교전 준비를 하지만, 야밤 중에 부주의하게 불을 핀 해리 때문인지 갑자기 포격이 날아오고 해리는 부상을 당한다. 로는 다친 해리를 이끌고 지프로 야전병원을 찾지만, 마을도 독일군의 포격으로 초토화되고 있었던 것. 결국 믿었던 야전병원마저 산산히 부서지고, 로는 잔해 속에서 르네의 두건만을 발견한다. 다시 부대로 복귀한 로는 헤프런의 손을 치료하기 위해 붕대가 없자 잠시 망설이다 르네의 두건으로 상처부위를 묶는다.
<독일군 포격에 의해 산산조각나는 바스통 마을에서 사랑스런 여인 르네를 잃고 마는 로>
Trivia 1.
이지 중대가 유럽 전투를 겪으면서 가장 고생하게 되었던 바스통 전투는 결국 전진도 후퇴도 없었던 소모전이었지만, 장비가 턱없이 부족했던 이지 중대에게 있어서는 그 추운 겨울에 바스통 숲 속에서 2주 가까이 버텼다는 것이 대단한 사실이다. 크리스마스 이후 패튼 장군이 이끄는 제 3군이 기갑사단을 이끌고 독일군 포위망을 뚫는 벌지 전투를 벌임으로써 교두보를 마련한 연합군은, 마침내 장비와 물자 보급이 가능해져 이지 중대를 구원할 수 있게 된다. 당시 전세가 무척 불리했던 독일은 남은 힘을 쏟아부어 연합군에 파상공세를 펴 전세를 뒤집으려 하였지만, 패튼 장군의 맹활약으로 벌지 전투에서 패함에 따라 사실상 독일 육군은 이후 지상전력을 거의 상실하게 된다. 재미있게도 이지 중대원들은 이러한 벌지 전투가 자신들에게 별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회고한다.
Episode 7. 한계점(The Breaking Point)
1945년 1월 2일 벨기에 아르덴 고원. 벌지 전투 이후 활로를 뚫은 연합군은 포이 지역을 공략하기 위한 일환으로 부아자끄 숲 공략을 이지 중대에게 맡긴다. 순찰 도중 독일군 연락병을 발견한 이지 중대는 그를 사살하고, 후블러는 승리의 전리품으로 루거를 챙긴 뒤 그 후로 계속 루거를 자랑하고 다닌다. 하지만 후블러는 부주의로 자신이 가지고 있던 루거가 발사되면서 다리에 총상을 입고, 그 자리에서 숨지고 만다.
<눈 앞에서 외다리 신세가 된 두 베프를 보자 거의 정신줄 놓게 되는캄튼>
총기오발사고로 대원을 잃은 윈터스는 이 사실을 상부에 보고하려 하지만, 정작 중대장인 다이크 중위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전투에도 적극적이지 않고 오로지 출세만을 위해 통과의례라 생각하고 이지 중대장이 된 다이크를 윈터스를 비롯해 중대 선임상사인 립튼조차도 좋게 보질 않는다. 하지만 어쩌랴. 워낙 윗쪽에 빽이 두둑한 다이크이다 보니 중대장 교체를 건의해도 윈터스의 말은 묵살당하기 일수.
어느 날 사단본부에서는 바스통 승리 기념으로 연대별로 장교를 1명 선출해서 1달간 본토 휴가를 보내주기로 한다. 원래 닉슨이 뽑혔지만, 닉슨은 지겹다며 이를 거절하고 대신 중대에서 골치덩어리 장교인 피콕 소위를 보내버린다. 한편 포이 공격을 앞두고 있는 이지 중대에 부상당해 병원으로 후송되었던 조 토이가 복귀한다. 이지 중대원들은 자랑이라도 되는 듯 그들의 부상 경력을 늘어놓으며 병원이 지겨워서 빨리 전투에 임하고 싶다고 피력한다.
예전에 포이 인근에 지었던 진지로 돌아온 이지 중대는 포이에 생각 외로 중무장한 독일군이 있음을 알고 경계를 늦추지 않는다. 진지를 재구축하는 순간 독일군의 포격이 일어나면서 복귀한지 얼마 안된 조 토이가 한쪽 다리를 잃고, 헤프런은 쓰러진 나무에 갇힌다. 잠시 포격이 멎었을 때 토이의 절친한 동료인 가니어가 나서서 토이를 부축하지만, 순간 또 다시 포격이 시작되면서 가니어마저 포격으로 다리를 심하게 다친다. 이 모습을 바로 눈 앞에서 지켜 본 벅 캄튼은 베프 2명이 동시에 장애인이 되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는다. 독일군의 2번째 포격에 의해 심각한 타격을 잃은 이지 중대, 하지만 다이크 중대장은 이런 상황에서도 자기만 살겠다며 본부로 지원요청하겠다는 핑계로 도망가버린다. 그리고 충격을 받은 캄튼은 전쟁피로증을 호소하며 후송을 요청한다.
<정말 운 하나는 억수로 좋은 사나이 러즈는 지옥같은 포격에서도 가까스로 상처하나 없이 살아남는다>
506연대는 계속해서 포이 공격을 위한 인근 숲을 접수하지만, 독일군의 포격은 계속되어 줄줄이 희생자가 속출한다. 이에 이지 중대는 포이를 기습 공격하기로 결정하고 대원들을 소집한다. 하지만 이렇게 중요한 작전을 지휘해야 하는 중대장이 다이크 였기 때문에 선임상사인 립튼은 심각한 고뇌를 한다. 걱정이 되는 것은 윈터스도 마찬가지.
드디어 날이 개고 작전이 개시된다. 포이 공격을 위해 지원사격을 받으며 이지 중대는 마을 한가운데로 진격한다. 하지만 띨뻥한 다이크는 다른 소대가 보이지 않는다며 돌격 도중 전 대원에게 정지 명령을 내린다. 엄폐가 전혀 되어있지 않은 벌판에서 그대로 정지를 해버린 이지 중대. 이후 다이크는 정말 어처구니 없는 명령을 내리며 이지 중대원들을 사지에 널브러트려 놓는다. 분대장들을 어렵사리 불러 모으고서는 하는 행동이 후퇴 명령. 결국 이지 중대원들은 다이크의 이렇다할 전술 지휘도 받지 못한 채 스스로 사지를 뚫고 나오려 고분분투하고 있었다.
멀리서 이 광경을 지켜보던 윈터스는 참다 못해 자신이 직접 전장으로 나서려 하지만, 싱크 연대장은 윈터스가 대대장임을 강조하며 나서지 말라고 한다. 이에 윈터스는 마침 옆에 있던 스피어스를 불러 사지에 몰린 이지 중대를 지휘하라고 명령하고. 스피어스는 아무 말 없이 그대로 전장으로 달려간다. 쏟아지는 총알과 전차의 위협에도 아랑곳 없이 독일군 사이를 뚫고 그대로 달려 가운데에 고립된 이지 중대에 도달한 스피어스는 침착하게 작전 지휘를 전달하고, 이 모습을 바라본 립튼과 중대원들은 스피어스의 놀라운 광경에 감동하면서 그가 새로운 중대장이 된 것에 미소를 보낸다.
포이 공격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간만에 휴식을 취한 이지 중대는, 휴식도 잠시 다시 독일군의 반격에 대응하기 위해 헤게나우로 향해야만 했다. 출정 전 립튼은 새 중대장인 스피어스에게 유능한 중대장을 만나게 되어 기쁘다고 전하고, 스피어스는 그 답례로 선임상사로서 실질적인 중대 지휘관의 역할을 해왔던 립튼을 치하하며 그가 특명으로 소위로 임관될 것임을 전한다.
<포이 전투에서 새로운 중대장 스피어스의 전설적인 활약으로 인해 목숨을 건진 이지 중대원들>
Trivia 1.
부아자끄 숲에서의 포격 때 흉내의 달인 조지 러즈는 계속되는 포격에도 불구하고 참호 밖에서 가까스로 살아남은 기적을 보였다. 특히 그는 낮은 포복으로 바로 앞에 놓인 진지로 기어가다가 그 진지가 포격으로 날아가버리는 아찔한 상황도 겪었다. 뜻밖에도 러즈는 D-Day 이후 잔부상 없이 꾸준히 생명줄을 유지한 억세게 운 좋은 사나이가 되었다.
Trivia 2.
포이에서 고립되었을 당시 윈터스가 스피어스를 불러 중대를 맡긴 것은 순전히 우연에 불과하였다고 한다. 평소 스피어스의 용맹함과 지휘능력에 대해서는 윈터스도 잘 알고 있었지만, 살인광에 안 좋은 소문까지 나돌던 스피어스에게 애초부터 중대를 맡길 계획은 없었다는 것. 하지만 워낙 사태가 급하다보니 옆에 보인 스피어스를 향해 중대를 맡으라고 명령하였고, 이 명령은 종전까지 이지 중대가 맹활약하는 기폭제가 된다.
Trivia 3.
멀라키가 처음 간접적으로 목격하게 된 스피어스의 포로 사살 사건은 이후 소문이 커져 이지 중대라면 누구나 다 아는 소문이 되었다. 이 때문에 스피어스를 냉혹한 살인마로 여기는 경향도 짙었는데, 정작 이에 대해서는 스피어스 자신은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 립튼은 중대장이 된 스피어스에게 왜 대답을 안 하냐고 묻지만, 스피어스는 자신이 실제로 그런 일을 했건 안 했건 그러한 소문만으로 자신에 대한 두려움이 심어지는 것이 좋게 느꼈는지 대답을 회피한다. 전후에도 스피어스는 끝내 이에 대해 어떠한 답도 하지 않아 현재까지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
Trivia 4.
바스통 숲 촬영은 모두 실내 세트에서 이루어졌다. 방대한 규모의 세트가 마련되고 그 안에서 수백그루의 나무와 흙이 조성되어 완벽한 벌지 전투를 재현해냈다. 덕분에 배경은 추운 겨울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배우들은 매우 따뜻하게 촬영을 할 수 있었다고 한다.
Episode 8. 마지막 정찰(Last Patrol)
마켓 가든 작전에서 부상을 당해 계속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웹스터 이병은 치료가 끝나자 헤게나우에 집결한 이지 중대에 다시 합류하게 된다. 하지만 반겨주리라는 기대와 달리 문전박대 당하는 웹스터. 알고 봤더니 다른 이지 중대원들은 부상을 당해도 싸우겠다는 일념 하나로 무작정 전투에 참여해서 생사고락을 함께 했지만, 웹스터는 치열했던 바스통 전투 때 병원에서 쉬고 있었다는 이유 때문에 다들 웹스터를 달갑지 않게 여겼던 것.
<부상 완치 후 간만에 중대에 합류하지만 왕따 신세가 되는 공부벌레 웹스터>
한편 이지 중대는 연대로부터 강 건너에 있는 독일군 진지를 급습하여 포로들을 잡아오라는 명령을 받는다. 하지만 윈터스마저 참으로 쓰잘데기없는 임무라고 생각하는 판국. 그런 와중에 신임 장교로 존스 소위가 배속되고, 그는 사관생도 출신답게 각잡힌 자세로 자신이 정찰 임무에 나서겠다고 자원한다. 이에 스피어스는 웹스터와 존스 소위를 2소대로 배속하고 정찰 임무에 포함시킨다.
간만에 필드에 나온 웹스터는 역시 실전감각 제로인 존스 소위를 데리고 마을에서 그야말로 초절정 조심성을 보이며 꼴깝의 극치를 보여준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대원들의 시선에는 그야말로 안습. 게다가 이번에 하달된 무모한 정찰 작전에 누가 참가하고 싶어할까? 대원들은 자신들의 이름이 호명되자 좌절 크리. 그 와중에 포이 전투에서 부상을 당했던 퍼칸테가 복귀한다. 성대히 환호받는 퍼칸테와 달리 자신은 찬밥신세로 전락해버린 모습에 고뇌하게 되는 웹스터.
실전 경력이 없어 안달난 존스 소위는 2소대를 이끌고 정찰에 나서는 멀라키 중사를 대신해 자신이 정찰을 지휘하겠다고 자원한다. 이에 허락하는 윈터스. 그리고 저녁에 바로 브리핑을 하고 작전에 대한 계획을 짠다.
<강 하나 사이로 독일군들이 진득하게 포진되어 있는 헤게나우>
날이 어두워지고 작전이 시작되어, 이지 중대원들은 차가운 강물을 건너 독일군이 포진한 마을에 상륙한다. 경험이 없는 존스 소위를 대신해 실질적인 지휘를 맡은 마틴은 탁월한 작전 지휘로 독일군이 기거하고 있던 건물을 습격한다. 이 와중에 잭슨 이병은 무모한 돌격으로 자신이 던진 수류탄에 상처를 입는다. 포로들을 데리고 독일군의 사격을 피해 무사히 강을 건너 중대 진지로 돌아온 이지 중대는 임무를 성공리에 완수한다. 하지만 잭슨은 치료에도 불구하고 결국 숨을 거두고 만다.
다음 날 잭슨의 전사 소식은 윈터스에게 보고되고, 모두는 그의 죽음을 안타까워한다. 하지만 포로 생포에 성공했다는 소식에 흥분한 싱크 연대장은 또 다시 야간 포로 획득 작전을 지시한다. 이에 윈터스는 브리핑 시간에 대원들에게 작전 지시를 하고, 다음 날 자신에게 포로생포에 실패했다는 보고를 하라고 한다. 그리고 오늘 밤 잠을 푹 자라는 명령을 내린다.
윈터스와 닉슨이 공모한 가짜 정찰 보고서는 보기좋게 성공하고 506연대는 헤게나우 철군 명령을 받는다. 존스 소위는 중위로 진급하면서 이지 중대를 떠나고, 그와 동시에 윈터스도 소령으로 진급하게 된다.
<닉슨은 윈터스에게 지금 입고 있는 옷이 어울리지 않다며 선물을 하나 준다. 바로 소령 계급장>
Trivia 1.
전쟁이 거의 막바지에 이르던 시기에 시도된 무모한 작전의 불필요함을 역설한 스토리로, 윈터스는 2번째 정찰 임무에 대해 연대장을 속이고 대원들의 안전을 도모함으로써 중대원들로부터 신망을 받는다. 윈터스가 상당한 FM으로 여겨질 수도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사실은 윈터스가 융통성과 부하들에 대한 인정도 겸비한 우수한 지휘관임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사관생도 출신으로서 오직 명령과 복종만이 전부라는 존스 소위에게 비친 윈터스의 그런 모습은 경이로우면서도 신비로웠을 것이다.
Trivia 2.
웹스터가 완쾌 후 중대에 합류하지만 중대원들이 그를 달갑지 않게 여겼던 것은, 웹스터가 다른 대원들과 달리 전쟁을 기피하고 병원에 틀어박혀 있었다는 편견도 있었지만, 평소 웹스터가 스스로를 전쟁혐오자라고 지칭하고 소극적인 자세를 취했기 때문에 대원들이 그를 전우라고 생각하지 않았었던 듯싶다. 웹스터는 자신의 소극적인 태도와, 이 때의 대원들의 홀대로 인하여 전후 자신이 이지 중대원이었다는 것에 대해서 큰 감흥이나 자신감을 가지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Trivia 3.
윈터스가 헤게나우 철군과 동시에 소령으로 진급하는 것으로 나왔지만, 실제로는 웹스터가 복귀하기 전 윈터스는 소령으로 진급한 상태였다. D-Day였던 1944년 6월에 중위로 진급한 윈터스가 단 6개월만에 소령으로 진급한 것은 보기드물게 빠른 진급 케이스였다. 이 덕분에 소블 대위는 훗날 자신보다 상관이 된 윈터스를 보고 굳어버리는 웃지 못할 사건이 발생한다.
Episode 9. 우리가 싸우는 이유(Why We Fight)
1945년 3월. 이지 중대는 마침내 독일에 입성하게 된다. 이미 패전이 짙어졌던 터라 독일 내에서도 저항이 없었던 이지 중대는 슈트르젤베르크라는 마을을 거쳐가게 된다. 이 곳에서 퍼칸테와 러즈는 민가에 무작정 쳐들어가 달걀 서리를 하고, 어떤 병사는 독일 여자와 침대 위에서 훌랄라를 하는 등, 그야말로 막장으로 치닫고 있었다. 전쟁머신 스피어스는 심지어 독일에서 입수한 은으로 만든 살림도구들을 몽땅 챙기는 퍼포먼스까지 선보일 정도였다.
<전쟁 도중 수집한 은이란 은은 전부 자신의 아내에게 보냈던 스피어스. 하지만 그 결말은?>
한편 심각한 표정으로 숙소에 들어온 닉슨은, 자신을 찾아온 윈터스에게 자신이 겪었던 비극을 얘기해준다. 17사단하고 같이 전투강하를 했던 작전에서 그가 뛰어내린 직후 수송기가 공중에서 불꽃으로 작렬했다는 끔찍한 경험담. 한 순간의 차이로 죽음에서 살아난 사실 때문에 그야말로 정신줄 놓은 닉슨.
갈수록 전쟁의 긴박감이 사라지고 여유가 철철 넘쳐흐르게 되자, 이지 중대원들은 하나 둘씩 자신이 전쟁터에 왜 있는지에 대한 회의감을 갖기 시작한다. 한편 거의 제정신을 못 차리고 술기운에 의존하면서 심심한 하루하루를 버티던 닉슨은, 술 구하려고 들렀던 간이우체국에서 우연히 30만 독일군이 항복했다는 얘기를 듣는다. 결국 히틀러는 잔여병력에 알프스에서의 게릴라 전을 지시했던 것. 이 때문에 독일의 알프스 인근 지역인 바이에른으로 진격하기로 한 이지 중대. 짐을 꾸리는 과정에서 닉슨은 불난 집에 가스통 휘두르듯 아내의 이혼 요청 편지를 받는다. 미치고 환장할 노릇.
군용 트럭으로 이동 중이던 이지 중대는 항복하고 무장해제 당한 후 고향으로 돌아가는 독일군 행렬을 목격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나름 머리에 든게 많다는 웹스터가 파시즘을 욕하며 독일군들에게 맹렬히 욕지거리를 난사한다. 그러는 한편 거리에서는 포로로 잡힌 독일군들이 길거리에서 처형당하는 비인도적인 장면도 목격하게 되는 이지 중대원들.
<유태인 수용소를 발견하고 급히 방역조치에 나서는 506연대>
도르마겐에 도착한 이지 중대원들은 이 곳을 임시 중대본부로 삼고 도그 중대와 함께 마을을 사수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이 과정에서 마을 밖 숲의 방어를 맡은 이지 중대원들은 생전 처음 보는 매우 충격적이고도 끔찍한 장면을 목격하게 된다. 바로 나치의 비인도적 행위가 그대로 드러난 유태인 수용소였던 것. 퍼칸테는 급히 이 사실을 윈터스에게 알리고, 윈터스는 직접 현장을 목격한 후 일단 사건현장 접수에 들어간다. 독일어가 유창한 리브갓을 통해 이들이 어떻게, 왜, 언제 이곳에 수용되었는지를 파악한 윈터스는,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유태인들을 즉시 구원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한다. 일단 마을내 빵집에서 빵이란 빵은 전부 빼앗아 이들에게 나눠주었던 것. 하지만 나중에 보고를 받고 도착한 싱크 연대장과 의무장교는, 이들이 극심한 기아상태였기 때문에 갑자기 먹을 것을 주면 오히려 죽는다는 말을 해준다. 게다가 각종 병균에 감염되어 있을 수도 있으니 격리해야 한다는 것. 결국 윈터스는 상부의 지시에 따라 격리 수용을 실시하고, 자신들에게 자유와 구원을 주기를 간절히 원하던 유태인들에게 이러한 사실을 말해야 하는 리브갓은 심한 갈등을 하게 된다.
그날 밤, 좀처럼 비극적 참상에 안정을 찾지 못하던 닉슨은, 이러한 수용소가 이 곳만이 아니라 독일 내 도처에 깔려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리고 테일러 장군의 명령에 의해 독일 내 주민들은 전부 수용소내 시체를 처리하는 일에 동원된다는 사실도. 다음 날, 이지 중대는 탈렘 지역으로 이동이 하달되고, 닉슨은 이동 직전 독일 주민들이 자신들도 몰랐던 수용소의 끔찍한 참상을 시체 처리를 하면서 직접 깨닫는 현장으로 달려가 그들이 저지른 만행에 어떠한 죄의식을 느낄지를 직접 바라본다. 탈렘 지역에서도 마찬가지로 마을 주민들이 패망의 멍에를 뒤집어쓰고 있는 장면을 보면서 이지 중대원들은 전쟁이 언제 끝날지를 고뇌한다. 이 때 닉슨은 히틀러가 자살했다는 소식을 전하고, 이지 중대는 아직 미션이 남았다면서 베르히테스가덴으로 향한다고 얘기한다.
<독일군이 저질렀던 만행에 심한 분노를 느끼고 독일인이 직접 죄의식을 느끼기를 간절히 바란 닉슨>
Trivia 1.
이 에피소드에는 날짜에 대한 오류가 많다. 오프닝 장면에서 4월 11일 탈렘에 있던 이지 중대원들의 이야기가 나오는데, 다시 엔딩장면에서 오프닝과 연결되면서 일자 상의 일치를 암시한다. 그리고 여기서 닉슨은 히틀러가 자살했음을 얘기한다. 하지만 실제로 히틀러는 4월 30일에 자살한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또한 극중 탈렘에 오기 전에 이미 닉슨은 루즈벨트 대통령이 죽었다는 말도 한다. 하지만 루즈벨트 대통령은 이지 중대가 탈렘에 있던 4월 12일에 죽었다. 스티븐 엠브로스의 원작에서는 닉슨이 이러한 말을 한 것에 대해 전혀 기술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보아, 극 중 시대적 상황을 설명하기 위하여 일부러 각색한 것으로 보인다.
Trivia 2.
닉슨이 17사단과 함께 강하작전을 했다가 가까스로 살아난 이야기가 나오는데, 실제로 닉슨은 당시 버시티 작전(Varsity Operation)에 첩보장교로 투입되어 신생 공수사단인 17사단과 함께 강하 작전을 펼쳤다. 당시 라인강 북쪽 독일군을 일망타진하는 것이 목적이었던 연합군은, 일일 강하규모로는 거의 최고일 정도로 수많은 공수부대원들이 강하하였는데, 닉슨이 탄 수송기가 닉슨과 3명의 공수부대원이 뛰어내린 직후 공중에서 피격되어 그대로 산화해버렸다. 버시티 작전은 결국 물량공세로 인하여 성공한 작전이었지만, 또한 2차대전 유럽전선에서의 최후의 공수작전이 되기도 하였다.
Trivia 3.
가까스로 목숨을 구해 살아온 닉슨이 그 충격에서 벗어나질 못하고 술을 연거푸 마시는 장면이 나온다. 여기에서 Vat 69라는 술이 보이는데, 이는 실제로 닉슨이 가장 좋아한 위스키라고 한다. 닉슨은 이 술 때문에 계급이 강등되는 불운까지 겹치는데, 극중에서 계급 강등으로 인하여 마음까지 상했다는 이야기를 윈터스에게 털어놓기도 한다. 아내의 이혼 편지를 받는 장면도 나오는데, 실제로 닉슨은 참전 전에도 알코올 중독으로 인해 결혼에 실패한 경력이 있었다. 결국 2번째 아내와도 전쟁 중에 이혼한 경력을 남기고 마는 닉슨.
Trivia 4.
수집광이자 양치질 선수인 퍼칸테의 극한에 달한 그의 악취미가 도드라지는 에피소드. 군용 트럭으로 이동 중에도 양치질을 해대는가 하면, 자신의 라이터를 빌려간 살인광 중대장 스피어스한테까지 라이터를 달라고 인상을 찌푸리며 결국 다시 돌려받기까지 한다. 다시 한번 에피소드 1부터 퍼칸테의 양치질 횟수를 세면서 보는 것도 남다른 재미가 될 듯.
Trivia 5.
히틀러의 죽음에 대해서는 아직도 진위여부가 불투명하다. 현재까지는 베를린 벙커에서 자신의 아내였던 에바 브라운과 함께 자살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초로 히틀러의 시체를 목격한 주인공은 바로 베를린에 처음으로 입성한 소련군이었는데, 당시 베를린 벙커를 점거한 소련군은 벙커 내부의 여러 구의 시신을 발견하게 된다. 한 구에는 머리에 총상이 있었고 손에 권총이 쥐어져 있었으며, 다른 시체들은 독약을 먹고 숨진 것으로 판명되었다. 소련군은 이를 히틀러와 에바 브라운, 그리고 자식들의 시체로 발표하고, 그들이 스스로 자살했음을 알리며 전쟁의 종결에 박차를 가하게 된다. 하지만, 당시 히틀러의 시체를 수거했다는 러시아 박물관 내의 총상이 나있던 히틀러의 두개골을 분석한 결과, 그것이 남성이 아닌 여성의 두개골이었음이 밝혀져 큰 의문에 휩싸였고, 히틀러 시체 수거 당시 모든 증거물을 남기지 않고 모조리 벙커 내부를 불로 태워버렸던 소련의 행동에도 의문이 붉어지고 있다. 히틀러의 자살 당시 벙커 밖에 있었다는 여비서 트라우들 융에를 비롯한 여러 히틀러의 측근들은 전후 인터뷰에서 히틀러가 벙커에 들어간 직후 총소리가 났다고 증언하여 현재까지는 총으로 자살한 것이 가장 유력한 설로 떠돌고 있다. 많은 음모론자들은 히틀러가 당시 자살로 가장하고, 실은 어디론가 몸을 피해 전후에도 살아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Episode 10. 전역점수(Points)
1945년 7월. 오스트리아 젤 암 제. 아침 조깅을 마치고 돌아오던 윈터스는 절친한 친구 닉슨과 조우한다. 닉슨은 이제 남은 것이라고는 전역이냐 남느냐 밖에 없다면서, 윈터스에게 어떻게 할 지를 묻는다. 윈터스도 고민 중이라는 말을 듣자, 닉슨은 그럼 바로 전역하고 나서 자신과 같이 동업해보지 않겠느냐는 제의를 해온다. 이에 한번 고려해 보겠다고 말하는 윈터스. 닉슨과 헤어진 후 오스트리아의 평화로운 호숙가에서 자맥질을 하는 윈터스는, 과연 자신이 어떻게 하면 좋은지에 대해 계속 고뇌한다.
<전쟁 끝나면 제대해서 뉴저지에서 같이 동업이나 하자고 꼬시는 닉슨>
지난 5월, 이지 중대는 바이에른에 입성하게 되고, 그 유명한 히틀러의 독수리 둥지 요새가 있는 이 곳을 접수함과 동시에 잔존 나치 주의자들의 반기를 막기 위해 도로 봉쇄, 마을 점거, 독수리 요새 점령 등 여러 미션을 수행하게 된다. 바이에른의 심장부라 할 수 있는 베르히테스가덴 마을에 입성한 이지 중대는 개미새끼 한 마리도 볼 수 없는 썰렁한 마을의 환대에 의아해한다. 거창하게 나치의 심볼인 하켄크로이츠가 매달린 호텔에 들어간 윈터스와 해리는, 전쟁이 일어났는지도 모를 정도로 조용하고 깔끔한 실내 분위기를 무참히 깨며 정복자의 특권인 전리품 챙기기에 몰두한다. 전리품 두둑히 챙긴 윈터스는 도그 중대에게 마을을 접수하도록 하고, 이지 중대에게는 독수리 둥지 요새를 점거하도록 지시한다.
히틀러의 마지막 자존심이라 불린 독수리 둥지 요새. 이지 중대는 마침내 단 하나의 저항도 없이 요새를 점령한다. 그리고 점령의 승리도 잠시, 곧이어 독일이 전면적으로 항복을 했다는 소식까지 전해진다. 윈터스는 그동안 우울증에 시달렸던 친구 닉슨을 위해, 헤르만 괴링의 소유였던 술저장고로 그를 안내하고 무한정으로 술을 먹을 수 있도록 호화대접을 베푼다. 베르히테스가덴을 떠나 오스트리아로 향한 이지 중대는, 잔여 독일군의 항복을 접수하느라 바빠진다. 그러는 한편 멀리 아시아태평양 전선에서는 아직도 일본군과 치열한 전투를 벌이고 있다는 소식을 접해들으며, 곧 이지 중대가 아시아태평양 전선으로 전출될 것이라는 소문을 접하게 된다.
유럽전선의 전쟁이 종결되자 남은 병사들은 전역에 대한 준비를 한다. 일명 전역점수라고 불리우는 점수가 기준 이상이면 전역이 가능한 것. 하지만 그동안 공이 없었던 쉬프티 하사는 점수가 모자라 전역을 하지 못한다. 이에 중대원들은 하나가 되어 중대 당 1명을 랜덤하게 추출하여 전역시켜주는 행사에서 쉬프티가 뽑히도록 수를 쓰고, 그에게 전역의 기쁨을 전해준다. 그리고 남은 병사들은 곧 태평양으로 이동을 위해 전투훈련을 하라는 명령을 받는다.
<알프스 고원에 자리잡고 있는 히틀러의 마지막 자존심, 독수리 둥지 요새>
한편 윈터스는 닉슨과 함께 신생 공수사단인 13공수사단에 전출 신청을 한다. 바로 태평양 전선에 가서 활약을 하겠다는 자의적 판단. 결국 윈터스는 처음으로 스스로 이지 중대를 떠나겠다는 마음을 가진 것.
싸울 적이 없어진 병사들은 점차 방황을 하기 시작했다. 전쟁은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여러 사건사고들로 인해 병사들은 계속 죽어나갔던 것. 리브갓은 동료들과 함께 유태인 수용소에 있던 폴란드인으로 전해들은 나치 장교에 대한 심판을 내리기 위해 그의 집을 찾는다. 웹스터는 말리지만, 리브갓은 분노에 휩싸여 전 나치 장교였던 사내에게 분노의 총알을 발사한다. 임시 검문소에서 지나가는 행인들을 검문하던 제노백 이병은, 웹스터와 근무교대를 하고 나서 지프를 타고 복귀하던 중 갑작스레 굴러떨어진 드럼통에 의해 사고를 당해 즉사하고 만다. 야간에 지프를 타고 부대원들과 복귀 중이던 그랜트 하사는, 길거리에서 사고 현장을 발견하고 접근한다. 알고봤더니 술에 취한 병사 한 명이 술김에 독일군을 죽인 것. 이를 말리려는 그랜트 하사는 병사의 총에 머리를 맞고, 부대원들은 즉시 그랜트 하사를 후송하지만 이미 상태는 중태. 결국 문제의 범인은 잡히고, 열받은 스피어스는 그 병사를 갈군 뒤 장교의 특권으로서 그를 현장에서 총살하려고 한다. 하지만 끝내 참고 마는 스피어스.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대원들은 하나 둘씩 자신의 앞길을 정하기 시작한다. 플로이드 하사는 선임상사 자리를 내놓고 다시 소대장으로 돌아가고, 스피어스는 대원들을 책임지고 싶은 마음에 군에 남기로 한다. 새로 장교가 된 립튼은 윈터스에 의해 대대본부로 보직을 옮기고, 이어 항복한 독일군 장군의 자존심을 지켜주기 위한 연합군측 대표로 불려나가게 된다. 오스트리아에서 대기 중이던 이지 중대는 결국 일본의 패망으로 인하여 태평양 전선 이동을 하지 않은 채 그대로 전쟁을 마치게 된다.
<전쟁이 끝나고 오스트리아에서 달콤한 휴식을 취한 이지 중대원들. 그들은 이미 전설이었다>
Trivia 1.
베르히테스가덴에 입성한 이지 중대는 그야말로 아무런 저항없이 마을을 점령하게 된다. 작품에서는 이처럼 이지 중대가 처음으로 베르히테스가덴을 점령한 것처럼 묘사된다. 하지만 실제 역사에 있어서는 어느 부대가 먼저 그곳을 점령했는지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다. 미육군 3보병사단이 먼저 점령했다는 설이 있는데, 이는 윈터스의 증언에 따르면 괴링의 와인저장고를 지키고 있던 병사가 3보병사단 소속이었다고 한다. 즉, 506연대보다 먼저 3보병사단이 그곳을 점령했다는 의미이다. 하지만 기록에서는 필리프 르끌레르 장군 휘하의 자유 프랑스군 제2기갑사단이 먼저 그곳을 점령했다고도 한다. 기록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여전히 의문인 것은, 괴링의 와인저장고나 히틀러의 사진첩, 심지어 당시 독일의 자존심이자 히틀러의 애마였던 메르세데스 벤츠 770을 누가 그대로 두었겠느냐는 것이다. 사실 이 물건들을 처음으로 발견하고 습득한 주인공들이 바로 이지 중대였기 때문이다.
Trivia 2.
윈터스가 항복하는 독일군 대령으로부터 루거 권총을 받는 장면이 나오는데, 작품에서는 다시 돌려주지만 실제로는 그 권총을 받았다고 한다. 하지만 윈터스가 살펴보니 그 권총은 발사할 수 없도록 개조된 모델이었다고. 게다가 실제로 자신에게 구닥다리 권총을 전해 준 인물은 대령이 아니라 소령이었다고 한다.
Trivia 3.
독일군 장군으로부터 항복을 받고 난 후 그가 병사들에게 연설을 할 때 뒤에서 지켜보고 있던 윈터스 앞으로 소블 대위가 지나간다. 우습게도 소블은 대위였고, 윈터스는 그의 상관인 소령이었던 것. 당시 소블은 506연대의 보급장교로 발령받아 여러 차례 과거의 악행을 되살리기도 하였다. 이 웃지 못할 인생역전극에 대해 윈터스는 소블에게 다음과 같은 명대사를 날린다.
“대위. 경례는 사람에게 하는 것이 아니라 계급에 하는 것이야.”
<극악의전투 환경 속에서도 최고의 생존률을 보였던 101공수사단 506연대 2대대 이지 중대>
지금까지 10편의 에피소드를 모두 훑어봤다. 정말 길고도 긴 스토리가 아닐 수 없다!! 정말 각 에피소드의 핵심 내용만 추리려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장편의 글이 되었다. 이 글을 읽다가 중간에 낙오한 독자들에게는 정말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올린다. 아무쪼록, 이지 중대의 시작부터 끝까지 그들의 영웅담을 들어보니 어떤가? 비록 많은 전우들이 중간에 전장의 이슬로 사라지고, 또 얼마나 많은 무의미한 죽음이 있었지만, 지금까지 살아남은 전우들은 그들의 영웅담을 후세에 전해주기 위하여 이렇게 눈물을 글썽이며 그들의 기억을 회상하고 있다. 그들의 수많은 모험담은 스티븐 앰브로스의 원작 소설인 <Band of Brothers>에 보다 상세히 기록되어 있다. 그리고 그 책에 담지 못한 또 다른 비하인드 스토리들이 <Beyond the Band of Brothers>에 수록되어 있다.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읽어보도록. 단, 영어 원문이므로 영어울렁증이 있는 사람은 삼가.
에피소드 10편 마지막에서도 짤막하게나마 각 대원들의 전후 이야기가 소개되지만, 이보다 더 자세하고도 진실된 그들의 이야기는 다음 리뷰에서 다루도록 하겠다. 더불어, 앞선 리뷰에서 다루지 못한 이지 중대의 여러 사실들에 대해서도 다음 리뷰에서 같이 오물쪼물 다뤄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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