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리뷰는 필자가 2009년 7월에 구 블로그에서 작성한 글을 옮긴 것입니다.
북두의권 (北斗の拳) 2부
필자가 만화작품으로는 처음으로 리뷰를 한 북두의권이 블로그 홈페이지 메인의 <이슈공감>으로 꼽히는 영예를 안게 되었다. 이에 삘받아 전편에서 예고했던 북두의권 2부에 대해서 또 한번 적나라하게 찌끄려볼까 한다.
<이미 절대강자의 반열에 오른 켄시로. 하지만 홀애비라는 것>
#1. 2부에서도 계속되는 사나이의 전설
사실 북두의권은 원작자인 부론손이 1부, 2부, 3부 이런 식으로 끊어서 출간한 작품은 아니다. 마치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이 또 하나의 에피소드인 것처럼 작품이 연재가 되었기 때문에, 1부냐 2부냐를 나누는 것은 어디까지나 필자의 개인적인 기준일 뿐이다. 필자는 단지 북두의권의 장대한 스토리의 흐름에서 커다란 분기가 발생하는 기점을 기준으로 해서 나누었을 뿐이다. 이 점 양해하고 스토리를 이해하시기를 바란다.
1부의 스토리는 북두신권의 정통 계승자인 켄시로가 연인 유리아를 잃고 이리저리 흥청망청 싸돌아다니면서 다양한 권법가들과 싸우면서 세기말 구세주로 거듭나면서 집안싸움의 교통정리까지 끝낸다는 독고다이 히어로의 이야기를 담고 있었다. 무엇보다 여러 사연과 개성을 가진 사나이들이 보여주는 육체적 파괴의 미학과 우정의 쓰나미가 압권이라고 할 수 있었겠다.
2부는 1부 마지막에서 켄시로가 유리아와 함께 머나먼 이별여행을 떠나면서 세상이 다시 평화로워질 것 같은 여운을 남기는 장면이 나온 후, 전혀 다른 전개를 보여주면서 시작된다. 즉, 세상은 여전히 폭력이 지배하는 세상이었다 이 말이다. 그렇다면 2부의 스토리부터 집중적으로 후비고 가보자.
<여전히 2부에서도 무표정을 고수하는 똥고집 켄시로>
#2. 스토리 - 켄시로의 족보 따지기 투쟁기
- 권왕은 죽었으나 세상은 아직 어둡고
세상을 주먹으로 지배하고자 했던 권왕이 켄시로에 의해 쓰러진 이후 세상은 다시 평화를 되찾는 듯싶었다. 하지만 인간이 하는 짓이 늘 그렇듯이 한 세대의 권력이 무너지면 다른 세대의 권력이 등장하는 법. 이른바 하늘의 핏줄을 이어받았다는 천제의 무리들이 세상을 지배하게 되었고, 그들은 부와 권력을 등에 업고 민중들을 억압하고 착취하기를 일삼았다. 사실 천제는 하늘의 뜻에 따라 세상에 평원을 가져다 줄 존재였으나, 어찌된 영문인지 돌아가는 꼴은 그 이전만 못한 실정. 그러다보니 여기 저기에서 지배계층에 저항하는 민중의 레지스탕스가 있었으니, 그들이 바로 바다의 리하쿠가 이끄는 저항세력이었다.
천제가 지배하는 각 에어리어를 하나하나 게릴라 전술로 붕괴시키며 민중의 저항의 깃발을 높이 세우는 저항 세력의 핵심에는 바로 어릴 적 켄시로와 함께 세상의 구원을 이끌었던 린과 바트가 있었다. 그들은 이미 성인이 되어 지금은 전설이 되어버린 켄시로의 의지를 이어받아 세상을 구원하고자 온 몸을 바쳐 저항운동을 펼치고 있었던 것. 사태가 이렇게 되고 보니, 중앙지역에서는 변방의 게릴라인 린과 바트에게 엄청난 액수의 현상금을 걸었고, 소위 주먹 하나로 밥 벌어먹고 산다는 현상금 사냥꾼 아인이 린과 바트를 다음 목표로 삼는다.
<1부에서 그리도 못난 얼굴이 2부에선 왜 미남이 되냐구!!! 초특급 사기캐릭 바트>
- 성장한 린과 바트, 그리고 켄시로의 컴백
한편 린과 바트가 이끄는 저항 세력은 중앙지역을 향해 게릴라를 계속하지만, 천제군도 노하우가 쌓였던 지라 각종 함정 등을 통해 저항 세력을 사지에 몰아넣게 된다. 제대로 된 권법 조차 배우지 못해 기껏 화살이나 촉촉 날리는 바트, 결국 사지에 몰려 골로 가나 싶었다. 보통 인간이 죽음에 몰리면 찾는 존재가 신이건만, 이들은 죽음에 몰리니 켄시로를 외치는 것이 아닌가. 린이 어렸을 적 처음 켄시로와 대면하여 그를 소리 높여 불렀더랬던 경험을 되살려 다시 한번 울려재끼자 이번에도 그 수법이 통했다는 것. 바로 켄시로가 혜성처럼 나타나 악당들을 북두신권으로 고스란히 공중분해 시켜주신 후 린과 바트를 구해준다. 이에 눈물을 흘리며 재회를 맞이하는 세 사람. 이를 지켜 본 리하쿠는 드디어 하늘이 세상을 구원하기 위해 켄시로를 불러준 것이라고 믿는다.
세상이 이 지경이 되도록 저 멀리 외딴 두메산골에서 유리아와 알콩달콩 살았다는 켄시로. 결국 유리아는 생을 마감하였고, 홀애비 외로움을 견디지 못하고 기어나온 듯한 켄시로. 대충 린과 바트로부터 상황을 접수한 켄시로는 과거와 달리 이제 함께 싸우러 가자고 한다. 여기에 감동 제대로 받아주시는 린과 바트. 이 때부터 린은 살짝 켄시로에게 이성으로 호감을 갖게 된다. 그만큼 린이 이제 여자로 보일 만큼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자신 있어졌다는 뜻.
- 오로지 주먹으로만 먹고 사는 사나이 아인
저항군과 함께 에어리어를 쑥대밭으로 만들고 중앙지역으로 진격하는 켄시로. 이 때 마침 현상금 사냥꾼 아인이 나타나 켄시로에게 대든다. 하지만 아무리 강한 권투실력을 가지고 있으면 뭐하나. 켄시로는 권투를 싸움권법이라는 묘한 이름으로 부르며 아인을 애기다루듯 떡으로 만들어버린다. 하지만 아인의 눈에서 사랑하는 자의 심정을 읽은 켄시로는 아인을 살려준다. 아인이 싸우는 이유는 단 하나, 바로 아스카라고 부르는 자신의 소중한 딸을 위해 싸웠던 것. 그 사실을 안 켄시로는 역시 사랑의 카운셀러 답게 가서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최선을 다하라고 한다. 그리고 이어지는 에어리어 초토화.
<복싱 하나로 이토록 강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아인>
바트는 아인이 아군이 될 수 있음을 직감하고, 아인을 꼬셔 저항군으로 만든다. 졸지에 현상범이 되어버린 아인. 어쩔 수 없이 바트와 협력하여 에어리어 공략에 나선다. 하지만 지평선 저편에서 황금 빛을 발하며 등장하는 인물이 있었으니, 그가 바로 제도의 젊은 장군 황금의 파르코이다.
파르코는 에어리어를 버리고 도망가는 못난 성주를 참살하고, 저항세력을 한 순간에 피범벅으로 만들어버린다. 결국 린과 바트는 파르코가 이끄는 천제군에게 포위당하고, 파르코는 저항군을 이끄는 지도자만 없애면 저항세력은 무너질 것을 예감하여 지도자 색출에 나선다. 사실 실질적인 지도자는 린이었지만, 어느새 린을 사모하게 된 바트는 린 대신 자신이 지도자라며 목숨을 걸고 나서게 된다. 하지만 파르코도 독심술 1급 기사 자격증 소지자답게, 바트의 진심을 읽어내고 린을 인질로 삼는다.
- 가슴 아픈 사연을 지닌 사나이 파르코
한편 남두의 깃발 아래 천제에 대항하였던 남두쌍응권의 계승자 하안 형제는 자신을 잡아넣었던 아인에게 다시 구출되어 한 편이 되고, 자신들을 떡실신으로 만든 파르코에게 복수를 위해 아인과 함께 모종의 계략을 꾸민다. 불발탄으로 남아있던 폭탄을 들고 와서 린을 인질로 삼고 있던 파르코에게 선전포고를 한 것. 결국 실력으로 이길 수 없으니 자폭이라도 해서 같이 황천길로 가자는 속셈이었다. 하지만 파르코는 눈썹 하나 꿈쩍도 안하고, 하안 형제 중 형 하즈는 되려 심각한 부상을 당한다. 결국 사태가 이 지경이 되자 하즈는 자폭을 결심하고 폭탄에 헤딩하여 경종을 울린다. 결국 자폭에 의해 천제군은 전멸하고, 덕분에 린과 바트, 그리고 아인은 살아남는다. 하지만 죽은 줄 알았던 파르코가 자신을 뒤덮은 병사들의 희생에 의해 살아나고, 왜 희생을 했는가에 대한 바트의 질문에 어느 죽어가는 병사는 “장군님은 우리를 위해 수도 없이 눈물을 흘리셨다”는 말을 남기며 파르코의 이미지에 +1점을 부여해준다.
한편 뒤늦게 린과 바트를 구하기 위해 나선 켄시로는 오는 도중에 제도의 또다른 명장 자광 소리아를 만난다. 자광 소리아는 원두황권의 일종인 원두유륜광참을 쓰는 막강한 실력자. 파르코에게 눈 하나를 잃었다지만 그 역시 뛰어난 실력의 소유자였던 것. 하지만 켄시로에게 역시 랑데부 홈런을 얻어맞고 숨을 거두며 파르코에게 역시 이미지 +1점을 부여하는 말을 남긴다.
<원두황권의 계승자 파르코. 이토록 상황판단 못하는 계승자라니 딱하다>
- 원두황권과 천제의 숙명적 관계
대체 원두황권이 무엇이길래 이토록 천제를 위해 목숨을 거는 것일까. 알고봤더니 원두황권은 대대로 천제를 수호하기 위해 존재했던 권법이었던 것. 북두신권도 사실 천제를 위한 권법이었지만, 궁극적으로는 북두신권은 세상을 구원하는 법이었고, 원두황권은 단지 경호원에 불과했던 것. 어쨌든 이러한 사명 때문에 천제라면 자다가도 라면을 끓여먹는 원두황권의 계승자 파르코.
제도는 늘 밝은 빛으로 빛나는 특징이 있는데, 이는 천제를 대신해 실질적으로 권력을 행사하는 쟈코가 어둠을 싫어해서 강제로 빛을 발하게 시키기 때문. 쟈코는 원래 파르코의 의붓 형제였으나, 권력을 잡기 위해 천제를 인질로 삼고 천제 대신 제도를 지배했던 것. 그러다보니 파르코는 쟈코가 미워도 천제의 행방이 걱정되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무릎을 꿇어야만 했다. 이를 보다 못한 원두황권의 동문 쇼키가 쟈코를 죽이려고 들지만 파르코가 막아선다. 일부러 가사상태를 만들어 몰래 살려보내려 했던 파르코의 생각. 하지만 쟈코의 아들이 이를 눈치채고 쇼키를 창으로 찔러 죽인다. 그대로 꼬챙이에 꿰인 채 강물에 흘러간 시체는 켄시로에게 발견되고, 쇼키를 죽인 창이 쟈코의 아들 것임을 안 켄시로는 쇼키의 죽음에 남다른 복수심을 불태운다. 알고봤더니 쇼키는 켄시로와 유리아가 평온한 최후의 안식을 맞이할 장소를 제공해준 인물.
켄시로는 저항군과 함께 제도로 향하고, 제도 바로 직전에 위치한 에어리어에 도착하여 그곳을 지키고 있던 쟈코의 아들에게 분노를 담아 창을 원주인에게 돌려보낸다. 결국 그 길로 꼬챙이가 되어 생을 마감하는 쟈코의 장남. 켄시로는 이제 천제가 뭐든간에 닥치는대로 박살내주겠다고 다짐한다.
<2부에서 쓰잘데기없이 악한 인간 쟈코. 1부의 쟈기를 그대로 닮은 인간>
- 모든 문제의 원인은 파르코가?
한편 장남이 죽은 것을 알게 된 쟈코는 더 심각한 신경쇠약에 걸려 미치광이 직전에 이르게 되고, 이 모든 것이 과거 북두신권과의 인연에서 비롯되었음을 연상하며 파르코는 당시의 실수를 후회하게 된다. 과거에 권왕이 그 세력을 떨치고 있을 무렵 제도까지 진격하였으나, 파르코가 막아서며 그냥 조용히 이곳을 지나가줄 것을 요청한다. 권왕은 받아들이지 않았으나, 파르코는 원두황권 최고의 사나이의 한쪽 다리를 대가로 주겠다고 하고 스스로 자른다. 이에 사나이의 강직한 진심을 이해한 라오우는 그대로 지나갈 것을 약속한다. 하지만 그때 몰래 숨어보고 있던 쟈코를 감지하고 그에게서 사심에 가득찬 눈을 보게 된 라오우는 파르코에게 후환이 될 것이니 반드시 죽이라고 명한다. 이에 파르코는 쟈코를 죽이려 하지만, 자신의 의붓형제였기 때문에 어머니가 눈물로 호소를 하게 되고 이 때문에 파르코는 쟈코를 죽이지 못했던 것.
어쨌든 자신의 죄값을 치르고, 자신의 숙명을 다 하기 위해 최후의 결전에 나설 각오를 세우는 파르코. 그에게 유일한 벗이 되어주는 연인 뮤는 파르코가 죽으면 자기도 죽겠다는 심정으로 자폭용 폭탄을 건네 받는다.
드디어 제도에 도착한 켄시로. 파르코는 한 때 북두신권도 능가했다는 원두황권의 계승자로서 켄시로와 숙명의 대결을 펼치게 된다. 마침내 두 사나이가 격돌하게 되고 치열한 싸움이 벌어지지만, 이미 파르코의 한 쪽다리가 의족이었음을 알고 있던 켄시로는 또 그 특유의 상대인정용 자체핸디캡 시츄에이션을 펼치면서 신나게 얻어터진다. 그래도 결국 승리의 주역은 주인공 아니겠는가. 업치락 뒤치락 하면서 신나게 피터지고 싸우다가 결국 켄시로가 승리. 하지만 켄시로는 파르코를 죽이지 않고, 천제를 구해야하는 숙명이 남아있으니 그 숙명에 최선을 다하라고 한다.
- 밝혀지는 린의 과거
한편, 원두와 북두가 만나 싸우는 동안 하늘에는 묘한 기운이 감돌고, 두 개의 빛이 강하게 빛나는 것을 보게 되자 이는 천제가 하나가 아닌 둘임을 나타내는 징조임을 깨닫게 된다. 싸우는 틈을 타 린과 바트 그리고 아인은 천제를 구하기 위해 성 안으로 잠입하지만, 쟈코를 죽이기 직전 함정에 빠져 지하로 추락한 일행. 하지만 그 곳에서 또 한명의 갇혀있는 사람을 찾게 되는데, 그가 바로 쟈코가 숨겨놓은 천제였던 것.
하지만 그의 얼굴을 본 순간 린은 너무나도 깜짝 놀라고 만다. 바로 린과 똑같이 생겼던 것. 알고봤더니 린과 천제 루이는 쌍둥이 자매였는데, 쟈코의 명령에 의해 동생인 린이 죽었어야 했으나, 인정많은 파르코가 몰래 린을 살려 어디론가 보냈던 것. 결국 따지고보니 린은 천제의 핏줄을 타고났던 것이었던 것이다! 아무튼 이제 천제도 찾았고 해서 어떻게든 탈출하려 하는데, 무너지는 돌벼락에 의해 깔려죽을 지경인 일행들. 하지만 아인의 도움으로 목숨을 건지지만 대신 아인은 싱겁게 숨을 거두고 만다.
<유리아보다 더 예쁘고 귀엽고 혈통도 빠지지 않는 린>
파르코는 피떡이 된 상태에서 가까스로 쟈코를 만나게 되고, 천제를 무사히 구출했다는 소식을 들은 파르코는 드디어 쟈코에게 회심의 일격을 날리며 복수의 끝을 맺었다. 하지만 쟈코의 차남이 린을 납치하여 어디론가 훌러덩 사라져버리고, 이제 좀 끝났는가 싶더니 또 이어지는 해프닝.
- 또 다른 시련의 등장, 수라의 나라
천제를 구해 준 켄시로에게 보답도 하고, 쟈코의 씨를 말리기 위한 자신의 복수에 종지부를 찍기 위해서라도 린을 구하기 위해 홀로 쟈코의 차남의 뒤를 쫓아 떠난 파르코. 그는 쟈코의 아들이 배를 타고 바다를 건너 다른 나라로 갔음을 알고 역시 배를 타고 떠난다. 하지만 바다 건너 나라는 예부터 강한 자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 수라의 나라. 바로 북두신권을 비롯해 모든 권법이 창조된 고향이기도 한 곳이다.
켄시로는 이 또한 숙명이라며 그 역시 파르코의 뒤를 쫓아 바다를 건너게 된다. 쪽배를 타고 가다가 만나게 된 해적들. 해적들은 이게 왠 떡인가 하고 사냥감을 포획하지만, 오히려 켄시로에게 죽지나 않으면 다행. 이소룡 흉내낸답시고 어울리지도 않는 선그라스 끼며 수라의 나라로 가자는 켄시로에게 해적의 우두머리인 붉은 상어가 나타나 자신의 과거와 아들 얘기를 해 준다. 자신도 젊었을 적 수라의 나라로 해적질을 하러 갔다가 딱 한 명의 수라에 의해 부하들이 전멸당하고 자신도 한쪽 눈과 한쪽 팔, 다리를 잃게 되었다고 하며, 그 때 사고로 어린 아들 샤치를 떼놓고 왔다고 한다. 죽기 전에 아들의 얼굴을 보는 것이 소원이라는 붉은 상어에게 켄시로는 소원을 들어주겠노라고 전하며 수라의 나라에 발을 디딘다.
도착부터 피비린내로 맞이해주시는 쎈쓰 만점의 수라국. 이상한 흔적을 찾아 가보니 그 곳에는 완전 주물럭등심이 되어버린 파르코가 있었다. 호각이었던 파르코가 이렇게 떡실신이 된 이유에 대해 묻자 바로 단 한명의 수라에 의해 이렇게 되었다는 것. 바로 그 범인은 과거 붉은 상어에게 상처를 입힌 바로 그 놈이었던 것이다. 켄시로를 반가이 맞아주는 수라였지만, 파르코와 달리 회복력과 끈기 하나는 일등인 켄시로였던 것. 결국 그 수라는 분자단위까지 분해가 되어버리고, 파르코는 이런 놈은 아직 이름도 없다면서 이보다 더 뛰어난 놈들이 득실하니 조심하라는 말을 남기고 숨을 거둔다. 그 때 마침 비둘기를 통해 날아온 따뜻한 소식. 그것은 바로 파르코의 연인 뮤가 원두황권의 계승자를 잉태하였다는 밝고 희망찬 소식.
<정말 운좋게 북두류권을 배우게 된 샤치. 초반엔 무개념이지만 갈수록 개념을 찾는다>
- 북두신권의 짝퉁권법, 북두류권
한편 수라국의 마스코트 난쟁이에게 끌려 수라성으로 향한 린은 그 곳에서 수라들의 결투를 보게 된다. 모든 남성은 소년이 되면 수라가 되어 수련을 쌓아야 하며, 약한 자는 죽고 강한 자만 살아남아 수라격투대회에서 승리를 하게 되면 비로소 이름을 부여받게 된다는 것.
마침 모레시계로 2분안에 늘 상대를 제압하며 승리한 수라가 수라격투대회의 새로운 승자로 등장하고, ‘모래시계의 알프’라는 이름을 하사받으며 부상으로 켄시로와 싸울 기회를 부여받게 된다. 그리고 또 모래시계를 들고 가서 똥폼을 잡으며 켄시로에게 대들지만 이번엔 반대로 2분 내에 자신이 사망하게 된다. 한편 모래시계를 들고 있던 난쟁이를 향해 켄시로는 “난쟁이가 더 강한 쪽 같다”는 말을 던지며 무언가를 눈치챈 듯한 말을 남긴다.
그 난쟁이는 싸움 직후 바로 수라성으로 달려가 감옥에 갇혀 있던 린을 끌고 밖으로 나간다. 이를 수상히 여긴 수라가 난쟁이를 뒤쫓지만, 그 난쟁이는 알고보니 엄청난 포스를 풍기는 사나이가 일부러 변장하고 있었던 것. 그는 자신을 샤치라고 소개하며 수라를 단방에 분해시켜 버린다. 린은 그 장면을 보고 북두신권이라고 외치지만, 샤치는 이 권법이야말로 최강의 권법 북두류권이라고 얘기한다.
그 때 마침 뒤에서 나타난 상급 수라 군장 카이젤. 아까부터 지켜보고 있었다는 듯이 말하는 그는 수라국의 3대 나장이 구사할 수 있다는 북두류권을 듣보잡이 나타나서 쓴다는 것에 신기해 하면서 대결을 요청한다. 카이젤의 맹고류요금장에 고전을 하게 되지만, 자신의 갈비뼈 하나를 미끼로 내주면서 승기를 잡은 샤치. 결국 카이젤은 산화해버리고, 샤치는 야망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말을 외치면서 린을 켄시로를 끌어들이기 위한 도구로 삼고자 함을 얘기한다.
- 악마가 되어야만 했던 샤치
수라의 나라를 관광 중인 켄시로는 우연히 수라가 되기를 거부하고 도망치던 소년을 만나게 되고, 그를 구해줌으로써 소년의 누나인 레이아를 만나게 된다. 레이아는 수라의 원칙을 거부하고 소년들을 데려다가 사랑과 희망, 꿈 등을 교육시키는 희망의 천사였던 것. 그는 한 때 샤치의 연인이었으나, 북두류권을 익힌 후 악마가 되어버린 샤치를 버리고 되려 켄시로에게 샤치를 죽여달라고 요청한다. 역시 무뚝뚝하게 요청을 접수하는 켄시로.
<3대 나장 중 서열 3위인 한. 북두류권 계승자 중 한 명. 빠르기는 엄청 빠르다>
한편 샤치는 린을 인질로 삼고 그녀를 수라의 3대 나장 중 한명인 한에게 데리고 간다. 북두류권의 사부인 쥬케이로부터 4번째로 북두류권을 연마하게 된 샤치는 자신이 세상을 손에 넣기 위해 가장 큰 걸림돌인 북두류권의 계승자인 3대 나장을 켄시로를 이용하여 죽이려는 속셈이다. 린이 있다면 켄시로는 분명 린을 쫒아오리라 생각했던 것.
아니나 다를까, 켄시로가 도착하고 한과 켄시로는 신권과 류권의 첫 대결을 펼치게 된다. 빠르기로는 <씁쓸한 인생>의 쌍둥이들보다 빠르다는 나장 한. 하지만 늘 그렇듯이 상대가 강하면 더 강해지는 켄시로의 버릇 때문에, 켄시로는 의외로 손쉽게 한을 무찌른다. 하지만 한은 죽기 직전 켄시로에게 “어릴 적 그 꼬마가 이렇게 성장하였는가”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기며, 켄시로가 사실은 수라의 나라에서 태어난 아이이고 애기였을 때 라오우와 토키에 의해 바다를 건너갔다는 숨은 과거를 알려준다. 드디어 서서히 밝혀지는 켄시로의 충격적인 과거.
한편 나장 한을 쓰러진 모습을 지켜 본 난쟁이들은 비로소 자기들을 구원해 줄 약속의 구세주가 나타났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들은 켄시로를 라오우로 착각하고, 라오우가 왔음을 전국에 알린다. 레이아와 함께 숨어 지내던 북두류권의 선대 계승자인 쥬케이도 그 사실을 알고 라오우가 왔음에 안도하지만, 이내 레이아가 켄시로임을 알리자 쥬케이는 크게 동요한다. 켄시로는 절대로 구세주가 될 수 없다고 주장하는 쥬케이.
- 북두류권 계승자 카이오와 효우
나장 한의 시체를 접수한 서열 2위 나장 효우는, 자신의 동문이었던 한의 죽음을 위로한다. 이마에 X자의 흉터가 선명한 효우는 다른 나장과는 달리 선량하고 인정이 많은 나장으로 추앙받고 있었는데, 서열 1위 나장인 카이오의 누이동생 샤아카를 사랑하는 애정의 사나이이기도 하였다. 하지만 카이오는 야심으로 가득찬 인물. 켄시로가 수라의 나라로 왔음을 알게 된 카이오는 이상하리만치 북두신권에 대해 증오를 품고 있었다. 그리고 그의 북두류권은 이미 마계에 들어선 최강의 수준.
여행 도중 켄시로는 카이오와 운명적인 만남을 갖게 되고, 누가 원조인지를 따지며 한 바탕 싸워보지만, 카이오의 마권에 의해 힘 한번 제대로 써보지도 못하고 켄시로는 떡실신이 된다. 포로로 잡힌 켄시로를 구출하기 위해 샤치가 나서고, 붉은 상어의 무리까지 가세하면서 일대 혼란이 인다. 아버지와 재회한 기쁨도 잠시, 붉은 상어는 카이오에게 일격을 날리며 최후를 맞이하고, 이를 틈타 샤치는 만신창이 켄시로를 데리고 도망치게 된다. 하지만 중간에 효우의 마을에서 효우에게 걸려 켄시로를 내주는 대신 자신의 눈 하나를 대가로 바친다. 그래서 무사통과. 이 때 켄시로를 힐끗 보게되는 효우는 켄시로가 낯익은 인물임을 느끼게 된다.
<3대 나장 중 서열 2위 효우. 북두류권 계승자이자 북두종가의 핏줄이자 켄시로의 친형. 팔자가 기구한 캐릭터이다>
이후 효우는 사야카를 만나러 카이오의 성에 가지만, 카이오는 사야카를 죽이고 이를 켄시로의 짓으로 꾸민다. 어린애도 안 속을 이런 사탕발림 속임수에 홀라당 넘어간 효우는 켄시로에 대한 분노로 인해 그도 마계에 들어서게 된다. 인상도 더럽게 변한 효우는 그 이후로 인정도 사랑도 자비도 없어진 악마로 돌변하게 되고, 그를 따르던 이들은 하나 둘 그를 떠나게 된다.
- 스스로의 힘으로 악마를 봉인하려 했던 쥬케이
효우가 마계에 들어섰음을 알게 된 사부 쥬케이는 마계야말로 스스로를 파멸로 이끄는 잔혹한 운명임을 설파하며 켄시로를 돕기 위해 효우의 봉인된 기억을 제거하러 간다. 알고봤더니 효우는 켄시로의 친형이었던 것. 두 형제는 북두종가의 피를 이어받은 존재이며, 북두신권을 통해 세상을 구원해야 하는 숙명을 타고 났던 것이다. 하지만 켄시로에 비해 잠재력이 약했던 효우는 뒤늦게 북두류권을 배우게 된 것이고, 그러한 북두류권을 영원히 잠재울 수 있는 주인공인 켄시로에게 필살기를 전하기 위해서는 오직 효우만이 알고 있는 비밀을 파헤쳐야했던 것. 하지만 효우가 오직 켄시로에게만 알려줘야한다는 목숨을 건 고집에 쥬케이는 일부러 효우의 기억을 봉인하게 된다.
어쨌든 뒤늦게 켄시로와 효우가 형제의 상봉을 이룰 수 있도록 기억을 해제하려고 온 쥬케이는 효우와 사제간의 대결을 펼치지만, 북두신권의 선대 계승자 류켄도 그러했듯이 쥬케이도 일격 직전에 지병으로 쓰러지고 만다. 그래도 자신을 목숨을 버리면서까지 효우의 기억을 되살리는 쥬케이. 하지만 이내 효우는 다시 마계로 들어서고, 과거 효우가 쥬케이에 의해 기억이 완벽하게 봉인되지 않았음을 간파한 카이오가 다시 효우의 기억을 봉인했던 것. 결국 쥬케이는 숨을 거두고, 효우는 마계의 기운으로 켄시로를 무찌를 것을 결심한다.
<3대 나장 중 서열 1위 카이오. 북두류권을 삐뚫게 배운 인물. 라오우의 친형이기도 하다>
- 피를 나눈 형제간의 피터지는 조우
북두신권의 뿌리가 깃들어 있다는 나성전에 도착한 효우는 그곳에서 북두신권 계승자를 위해 몸종으로 평생을 바쳐야 하는 숙명을 타고 난 흑야차를 만나고 그로부터 공격을 당한다. 하지만 역시 마투기에 의해 일격을 당하는 흑야차. 이내 켄시로가 나성전에 도착하고 효우와 켄시로는 그렇게 비극적인 재회를 맞게 된다.
둘은 피를 나눈 형제지간임에도 불구하고 서로 싸우게 되고, 아무리 형이라도 때려죽여야 한다는 켄시로의 고집 끝에 효우의 마권은 깨지고 만다. 순간 마인의 흉상이 일그러지는 효우. 이내 잃어버린 과거를 되찾는가 싶더니 다시 켄시로에게 일격을 날린다. 하지만 순간 샤치가 뒤에서 효우의 가슴에 손구멍을 내고, 치명상을 입은 효우는 끝내 싸움을 끝내고 만다. 남의 싸움에 끼어들어 괜한 짓 했다는 부끄러움에 자결하려는 샤치를 효우가 막아서고, 기억을 되찾은 효우는 켄시로와 껴안으며 눈물의 재회를 하게 된다.
한편 린을 납치한 카이오는 자신이 라오우의 쌍둥이 형이었음을 밝히고, 라오우의 전설은 그가 만든 것임을 자랑한다. 그리고 북두종가에 밀려 태어날 때부터 북두신권 계승자들의 몸종 역할을 해야하는 자신의 숙명을 탈피하기 위해 북두류권으로 북두신권을 종말시키려는 카이오. 그 해결책으로 천제의 피를 이어받은 린을 통해 더럽혀진 자신의 핏줄을 깨끗이 정화해야 한다는 엉뚱한 논리를 내세운다. 결국 목적은 침대 위에서 뎅굴뎅굴(19금) 이었던 것. 하지만 효우가 기억이 깨어났다는 소식을 듣게 된 카이오는 그대로 켄시로를 무찌르러 나선다.
- 카이오와 켄시로의 숙명의 타이틀매치
한편 샤치는 켄시로보다 먼저 효우가 알려준 비급의 장소로 달려가고, 그곳에서 카이오를 만나게 된 샤치는 켄시로가 도착하기 전까지 시간을 벌기 위해 싸운다. 하지만 실력이 하늘과 땅 차이. 신나게 얻어터진 샤치. 하지만 이유없이 서있던 묘한 여인상으로부터 귀신이 들린 샤치는 카이오를 공포로 몰아넣게 되고, 이에 겁이 질린 카이오는 린을 데리고 도망을 간다. 뒤늦게 도착한 켄시로는 샤치의 죽음을 지켜보고, 카이오는 그 곳에서 여인상 속에 숨겨져있던 비석을 통해 북두류권을 물리칠 비기를 전수받게 된다.
<켄시로의 몸종으로 살 운명을 타고 난 흑야차. 권법 잘 배워서 하는 짓은 고작 베이비시터>
마침내 카이오와 최후의 대결을 펼치게 된 켄시로. 카이오는 린에게 사환백을 찔러 가사상태로 만들고, 눈을 뜨면 처음으로 보는 아무 남자나 사랑하게 만드는 웃기지도 않는 짓을 한다. 그대로 말에 태워 아무데로나 떠나보내는 카이오. 하지만 린에 대한 걱정도 잠시. 켄시로는 카이오와 함께 숙명의 대결을 펼친다.
- 밝혀지는 북두종가의 족보
카이오는 싸움 도중 라오우와의 가슴아픈 인연을 설명하는데, 라오우가 수라의 나라로 왔을 때 맞짱 뜰 뻔 했으나, 교통정리가 안 되어서 나중에 오겠다는 라오우에게 작별인사를 했다는 것. 그 이후 동생에 대한 애정을 버리기 위해 스스로 슬픔을 고통으로 승화시켰다는 카이오. 하지만 켄시로도 고통에 있어서는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는 식으로 일침을 가한다.
왜 그리도 카이오가 북두종가의 피를 미워하는가 했더니, 어렸을 적 카이오의 어머니가 화재사고 시 켄시로와 효우를 구하기 위해 목숨을 버렸기 때문. 그놈의 북두종가가 뭐길래 이토록 노예같이 살아야 하는가에 대해 원한이 맺힌 카이오는 그날 이후로 슬픔을 고통으로 승화시키는 것으로 나름 해결방안을 모색했던 것. 일종의 사디스트? 이에 켄시로는 싸움 도중 카이오에게 북두종가에 대한 역사 다큐 스토리를 얘기해준다. 비석을 통해 전수받은 비기는 다름아닌 북두종가에 대대려 내려오는 슬픈 과거.
이야기인 즉슨, 북두문중을 수호할 강력한 인물로 한 명을 선택하고자 하였는데, 두 자매가 동시에 사내아이를 낳아 문중의 원로들을 고민에 빠지게 만들었던 것. 류오우와 슈켄은 둘 다 북두의 주인공이 될 수 있었으나, 오직 1명만이 선택될 수 있음에 대해 원로들은 늑대들에게 던져서 살아남는 아이로 정하자고 하였고, 이에 반발한 시한부 인생 동생이 언니의 아들인 류오우를 죽이려고 했던 것. 그래서 원로는 반칙패를 선언하고 류오우를 선정하려 했지만, 언니가 뜬금없이 자결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선택의 영광을 슈켄에게 돌린다. 이에 원로들은 하늘의 뜻이다 하여 슈켄을 북두문파의 주인공으로 선정하였고, 이후 슈켄은 북두신권을 창시하게 되었다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슈켄의 어머니는 류오우 또한 아들처럼 정성껏 길렀고, 후에 슈켄은 비록 정통 계승자의 자리에서 밀려난 류오우의 후예라 할지라도 같은 북두종가로서 감싸안아줘야 한다는 슬픈 이야기.
<이젠 마인이 어쩌고 환영이 어쩌고 하는 초특급 판타스틱 어드벤처러스한 개념이 등장>
싸움 도중 눈물을 흘리며 이 이야기를 죄다 또박또박 설명하는 켄시로의 퍼포먼스에도 불구하고, 카이오는 닥치라며 북두종가의 피를 증오한다는 개념 하나로 켄시로와 싸운다. 치사빤스 수법을 다 쓰면서 어떻게든 이겨보려는 카이오. 하지만 2천년 역사 동안 이미 모든 극의가 완성되었다는 북두신권에게 있어 다른 권법은 이미 무용지물. 결국 카이오도 통한의 원펀치에 나가떨어지고, 뒤늦게 린을 구출하여 달려온 바트와 만신창이의 효우가 나타나 그들의 마지막을 지켜보게 된다.
- 족보정리 후 사라지는 켄시로
효우는 자신이 무능력하여 어렸을 적 설움을 당해야 했던 카이오에게 용서를 빌고, 카이오는 그런 효우를 나무라며 효우와 함께 스스로 용암재를 덮어쓰고 최후를 맞이한다. 바로 카이오의 어머니가 잠든 묘지 바로 옆에서.
드디어 북두종가 원조 논쟁까지 정리를 끝낸 켄시로는 이제 린과 바트까지 정리를 해 준다. 켄시로를 남몰래 흠모하던 린은 사환백 때문에 아직 눈을 뜰 수 없었고, 켄시로는 바트에게 린을 행복하게 해주라는 말을 건넨다. 결국 켄시로는 또 혼자만의 여정을 떠나고, 새로운 커플이 된 린과 바트는 자식이 없는 홀애비 켄시로를 걱정하며 북두신권 다음 계승자에 대한 궁금증을 선사한다.
#3.북두신권과 남두육성권만으로는 모자라다
휴우, 필자가 2부의 스토리를 정말 적나라하게 찌끄려보았다. 원래 2부는 1부보다 훨씬 짧은 분량이지만, 1부처럼 짜잘한 에피소드가 없다보니 굵직한 내용만 놓고 보면 2부도 나름 방대한 분량이 되겠다. 게다가 1부 리뷰 때 삘 받아서 2부 리뷰에 너무 힘을 준 듯싶기도 하다. 아무튼 끝까지 정독을 한 독자라면 당신은 에리뜨!!!
1부는 주로 주인공의 성장과 북두신권 계승자로서의 숙명을 중심으로 하면서 여러 짜잘한 에피소드들까지 수두룩하게 나열되어 있다. 하지만 2부는 위의 스토리와 같이 딱 2개의 커다란 줄기를 가지고 진행이 된다.
먼저 건실하게 성장한 린과 바트가 중심이 되어 다시 흉흉해진 세상에 구원의 빛줄기를 뿌리기 위해 고군분투한다는 내용과, 그 뒤를 이어 북두신권의 뿌리를 파헤치는 다큐멘터리식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1부에서 이미 북두신권에 버금가는 남두육성권이 죄다 등장하고 나니 (결국 6인 중 1인은 드러나지 않았지만), 2부에서는 그에 버금가는 다른 권법이 필요했기에, 이에 등장하는 권법이 바로 원두황권. 처음에는 무슨 원두커피인가 싶었는데, 투기를 이용해 세포를 죄다 말라 죽인다는 말도 안 되는 기술을 원류로 하고 있다. 즉, 닿지 않아도 죽일 수 있다는 무시무시한 원리인데, 그래서 한때 북두신권도 능가했다는 말이 나오는 것일까?
아무튼 나름 원두황권의 계승자 파르코도 특유의 카리스마와 정의를 보여주는 슬픈 운명의 사나이로 등장하여 많은 여운을 남긴다. 하지만 남두육성권의 레이나 슈우 보다는 살짝 약한 듯. 파르코는 어찌 보면 조금 답답한 인물로 묘사되는데, 오직 새끼 사랑밖에 모르는 어머니의 개념 없는 눈물 때문에 자신의 의형제이자 최고의 악당이 되어버리는 쟈코를 그냥 살려둔 것은 정말 무능의 베스트 케이스. 결국 그 때문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희생된단 말인가? 천제를 수호하는게 평생의 숙명이라면서 어머니의 눈물로 인해 그 숙명에 스스로 오명을 남길 수밖에 없었던 파르코는 이미 자신의 역할을 다 하지 못했다고 볼 수 있다. 뭐 결국에는 나중에 자기 스스로 그 오명을 씻어야 한다고 발버둥치지만, 오명을 씻기도 전에 물 건너가서 하찮은 수라에게 떡실신이 되는 것은 무슨 시츄에이션인지.
<눈물없이는 볼 수 없다는 이산가족 상봉의 현장>
원두황권이 쫑나자 이번에는 북두류권이라는 초특급 억지성 사기 권법이 등장한다. 북두신권과 뿌리를 함께 하지만 그 사악한 면모 때문에 내쳐져야 했다는 어둠의 권법. 그래서 계승자들은 모두 사악한 마음을 품어 마계에 들어가 마투기를 띄게 된다는 황당무계한 권법. 투기까지는 좋은데 마투기라는 괴상한 개념까지 등장하여 권법 구사시 주변의 공간을 일그러뜨려 중심을 잡을 수 없게 만든다는 것은 그나마 지금까지 나름 충실히 지켜오던 물리학 법칙을 완전 개무시하는 처사렸다.
북두류권에 대해 좀 더 다듬어 보면, 어차피 태생부터 북두종가의 종파인 북두신권에 밀려 일종의 야매 식으로 만들어진 권법인지라, 대대로 종파의 시중을 들도록 만들어진 보조 권법으로 보인다. 그래서 북두류권을 계승할 운명을 타고났던 카이오나 라오우, 토키는 결국 북두신권의 계승자가 될 켄시로나 효우를 위해 몸종으로 살아야 할 운명이었던 것. 이는 라오우와 토키가 쥬케이의 명령에 의해 켄시로를 데리고 류켄에게 갔던 것으로 납득이 된다. 카이오도 마찬가지로 쥬케이에게 실컷 얻어터지면서 귀가 닳도록 들은 얘기가 바로 효우의 몸종이라는 것이었다. 자, 그런데 여기에서 슬슬 꼬인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가?
#4. 1부와 2부 사이에 꼬여버린 설정
1부에서 켄시로가 어떻게 해서 북두신권에 입문하게 되었는지 전혀 배경설명이 되지 않는다. 그리고 라오우와 토키가 북두신권에 입문하게 된 것은 “아버지가 자기들을 버리고 류켄에게 양자로 맡겼다는 것”으로 묘사된다. 그 때 류켄은 라오우와 토키 둘 중 하나만을 거두어들이겠다고 하였다. 그런데 원래 둘은 북두신권을 배워서는 안 되는 운명 아닌가? 그 둘이 어린 켄시로를 류켄에게 건내주는 것이 맞는 설정인데, 그렇지 않았으니 이는 살짝 괴리가 있는 부분.
자, 그리고 라오우가 켄시로를 미워하게 되는 것은 전적으로 북두신권의 전승자가 켄시로로 정해졌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2부의 설정대로라면 북두종가의 피를 이어받은 켄시로가 당연히 북두신권의 계승자가 되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닌가? 효우 아니면 켄시로 둘 중의 하나일텐데, 효우가 약간 비실하다보니 켄시로를 믿어보기로 하고 류켄에게 보낸 것으로 보여지는데, 어쨌든 싹수 좀 보이고 잘 컸으면 자동으로 북두신권의 계승자가 되는 것은 정해져 있었던 것. 여기에서 나름 류켄의 핑계를 대 보자면, 아마도 켄시로가 어렸기 때문에 그런 켄시로를 보좌하기 위해 라오우와 토키에게 북두신권을 맛배기로나마 가르쳐주고자 했던 것이 아닌가 싶다.
쥬케이가 카오우에게 북두류권을 가르쳐 준 것도 효우를 지키라는 뜻이었을 텐데, 효우에게까지 북두류권을 가르쳐 준 것은 어차피 켄시로가 북두신권을 터득하게 되면 1자 전승에 의해 켄시로만이 북두신권을 구사할 수 있으므로 효우는 배울 자격조차 없어지기 때문에, 그에 구애받지 않는 북두류권이라도 가르쳐서 동생 못지 않은 능력을 심어주려고 했던 것은 아닐까?
그런데 나장 한과 샤치가 북두류권을 배운 것은 다소 의외이다. 한이 켄시로의 과거를 알고 있다는 것은 그도 북두종파와 어떠한 인연이 있지 않은가 하고 의심이 들기는 하지만, 딱히 드러나는 게 없다보니 그저 엑스트라라는 느낌이 든다. 샤치는 더더욱 북두류권을 배울 이유가 없는데, 단지 지나가다가 우연히 마주쳤다는 이유로 북두류권을 전수해줬다는 것은 쥬케이의 노망이 아닐까? 어차피 배우면 사악한 기운에 휩싸여 악마가 되는 북두류권인데 왜 가르쳐준 것인지. 자기가 젊었을 적에 그토록 마투기 때문에 손해를 봤음에도 불구하고 또 가르쳐주는 심보는 무엇이란 말인가.
#5. 북두신권의 기원은 결코 끝나지 않을 듯
그나저나 켄시로의 진짜 아버지는 누구일까? 그것도 상당히 궁금하다. 1부에서는 나름 잘 배우기만 하면 북두신권 전승자가 될 수 있는 것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2부에서는 결국 북두종가의 피를 타고 나야 북두신권 계승자가 될 수 있음을 드러낸다. 고로 켄시로는 분명 북두종파의 누군가의 혈통이라는 소리이다.
그런데 북두신권은 대대로 1자 전승이다. 따라서 보통은 북두신권 계승자의 아들이 그 다음의 계승자가 될 수 있다는 소리이다. 어쩌면 형제 중에 북두신권을 배웠다면 그 형제의 자손 중 누군가가 될 수도 있겠다. 이 논리에 따르면 결국 류켄은 켄시로의 아버지 또는 큰아버지나 작은 아버지가 된다는 결론. 1부에서는 류켄을 마치 양아버지처럼 켄시로가 부르는데, 과연 그 둘의 혈연적 관계가 궁금해진다. (이 혈연관계에 대한 비밀은 <창천의권>에서 밝혀진다!!)
<카이오와 라오우 역시 이산가족 상봉을 했지만, 그 둘은 피로써 이별을 맹세할 정도였다>
카이오도 결국 북두종가의 피를 타고났다는 것이 판명되기 때문에, 라오우나 토키도 결국 북두종파의 자격으로 북두신권을 계승할 수 있는 자격이 있음이 입증된다. 그렇다면 라오우와 토키는 켄시로와 먼 친척뻘이 된다는 소리이다. 그런데 누구는 주인이고 누구는 몸종이 되어야 한다니. 이렇게 보면 라오우와 토키는 노예신분을 벗어날 수 있었던 정말 땡잡은 캐릭터들.
그나저나 켄시로와 같은 논리라면 카이오, 라오우, 그리고 토키는 혹시 쥬케이의 아들 아니면 친족간이 아닐까? 아 복잡해라. 암튼 이 노예신분에서 벗어나지 못한 존재가 바로 흑야차인데, 선대 최강의 권법가라고 인정받으면서 북두종파의 몸종으로 선택받았다는 운명이라는 것이 어쩌면 이 친구도 북두종가의 사람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들게 한다. 하지만 만약 흑야차가 북두신권을 계승하려고 했다라면 계승자에 오르지 못한 친구들은 전부 권법이 봉인되거나 사지가 불구가 되거나 하지 않던가? 그렇다면 흑야차는 북두류권? 그것도 아닌데… 아무튼 무언가 확실히 복잡하다.
자, 어쨌든 이런 저런 캐릭터들간의 꼬이고 꼬인 혈연 지연 관계를 다 무시하고 어쨌든 따져보면 북두신권과 북두류권은 하나이고, 그것은 대대로 북두종가에 의해 내려왔다는 것이다. 그런데! 최근 연재 중인 북두의권의 프리퀄격인 <창천의권>을 보면 북두신권의 뿌리에 또 다른 이론이 등장한다. 바로 삼국시대에 위, 촉, 오를 세운 유비, 조조, 손권에 의해 각각 북두신권이 달리 전승되어 왔다는 것. 북두유가권, 북두조가권, 그리고 북두손가권이 그것이라는데, 이미 북두신권은 일자전승이 아니었던가? 결국 선대에서부터 파행이 거듭되었다는 의미같은데, 그렇다면 북두신권도 족보를 들춰보면 파뿌리같이 사방으로 지저분하게 뻗쳐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6. 평범했던 캐릭터들의 막장 전개
린이라는 캐릭터에 대해서는 이미 1부 리뷰 때 막장 캐릭터로 거듭난다고 예고했었다. 스토리를 보면 알겠지만, 린이 알고보니 천제의 핏줄이었다는 것. 이런 어거지 설정이 다 있나. 아무튼 켄시로와 인연이 있는 여자들은 죄다 뭐 하나는 굵직하게 가지고 있는 존재라니. 천제라 하면 아마도 왕족의 혈통을 얘기하는 것 같은데, 중국은 더 이상 왕족이 남아있지 않기 때문에 후예를 찾을 수 없다고 했을 때, 왕족이 해당되는 곳은 일본 밖에 남지를 않는다. 마침 천제가 있는 곳도 일본으로 여겨지는 곳이다.
잠깐, 그런데 북두신권은 천제를 수호하였다고 하지 않았나? 그렇다면 중국의 황제를 수호했다는 의미일텐데 왜 갑자기 일본으로 건너가서 엉뚱한 애를 천제라고 하는 것일까? 이러한 부분에서 일찌감치 현실적인 역사적 배경과는 거리를 둔 북두의권이다. 하지만 <창천의권>이 2차대전의 일본 침략 시절의 일본과 중국을 배경으로 나름 역사적인 사실을 근거로 하여 이야기를 사실적으로 풀어나가고 있는 것을 보면 이 또한 괴리가 크다. 북두신권의 계승자인 류켄이 어쩌다 일본으로 건너가게 되었는지 알 길이 없다. 왜 북두신권을 계승한 카스미 켄시로가 일본 사람이어야 하는걸까? 언제부터 북두신권은 중국에서 수출되어 일본으로 갔던 것일까? 도무지 알 수 없는 일이다.
<응? 얼굴이 말대가리가 된 켄시로. 작화수준이 끝으로 갈수록 괴상해진다>
2부 스토리는 1부 보다 뭔가 더 비현실적으로 괴리되어 있고 어거지성 요소도 많다는 느낌이지만, 그래도 탄탄한 스토리와 굵직한 캐릭터들 덕에 여전히 인기가 높아 게임으로도 정식 출시되는 영예를 안았다. 하지만 3부는 아예 회자되지도 못하는 비운의 스토리로 남고 말았으니, 이를 봐도 3부는 확실히 재미가 없고 신신하지도 못하였던 듯싶다.
2부 끝에서 홀애비 인생을 고집하는 켄시로를 향해 계승자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걱정이라는 시퀀스로부터 3부가 시작되는데, 3부는 바로 켄시로의 뒤를 이어 북두신권을 계승할 주인공을 성장시킨다는 청소년 성장 드라마가 주요 내용이다. 3부 리뷰는 나중에 기회되면 따로 정리하겠지만, 그다지 임팩트가 크지 않으므로 큰 기대는 안 해도 좋을 것 같다.
#7. 형보다 못한 아우 - 역시 1부가 낫다
마지막으로 2부에 대한 감성적인 요소를 평해 보자면, 1부에서 그토록 강렬하게 몰려 왔던 사나이들의 우정과 육체미적 애환이 2부에서는 다소 약한 느낌이다. 켄시로는 이미 절대강자의 반열에 들어섰기 때문에 더 이상 성장통을 겪으면서 계승자로 거듭나는 짜릿한 맛이 없고, 파르코, 효우, 카이오의 3대 메인 조연 캐릭터도 1부에서의 레이, 라오우, 토키만큼 임팩트가 크지는 않다. 레이와 라오우의 죽음에서 필자는 강렬한 카타르시스를 느꼈더랬지만, 카이오와 파르코의 죽음에서는 그냥 또 죽는구나 하는 무미건조한 느낌만이 들었다. 역시 웬만해서는 1부보다 잘난 2부는 없는가보다.
그나저나 1부에 대한 리메이크 애니메이션이 많이 나오는 요즈음인데, 2부에 대해서도 애니메이션으로 새롭게 리메이크될 지 한번 기대해 볼만 하겠다. 하지만 가능성은 그리 높아 보이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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