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리뷰는 필자가 2010년 1월에 구 블로그에서 작성한 글을 옮긴 것입니다.
밴드 오브 브라더스 (Band of Brothers)
#2. 등장 인물
1부 리뷰에서 살펴보았지만, 밴드 오브 브라더스의 주인공인 이지 중대원들 중 가장 유명하고, 가장 훌륭하며, 실질적으로 이 작품에서 1등 주인공을 맡고 있는 인물로 등장하는 이가 바로 리처드 딕 윈터스 소령이다. 모든 중대원들이 하나같이 윈터스를 영웅으로 묘사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윈터스 자신은 이 작품의 마지막에서 이런 말을 한다.
“내 손자가 어느 날 나에게 물었습니다. 할아버지는 정말 전쟁영웅이냐고. 그래서 저는 대답했습니다. 아니다, 나는 단지 영웅들과 함께 했을 뿐이다.”
금방이라도 울어버릴 듯 울먹이면서 이 말을 하는 윈터스를 보면, 그가 정말 인정했던 영웅은 자기 자신이 아니라, 바로 이지 중대원 모두였음임을 강하게 내비추고 있다. 그만큼 이지 중대원들은 진실로 영웅들의 집단이었고, 이지 중대 그 자체가 하나의 전설인 것이다.
<하나하나가 모여 영웅 집단을 만들어낸 이지 중대원들>
모두 독특한 개성과 화려했던 전적으로 영웅의 서사시를 작성해 왔던 이지 중대원들. 그들 모두를 언급하기는 힘들지만, 그 중에서도 이 작품에서 비중있게 다뤄지는 중대원들에 대해 우선적으로 리뷰를 해보고 넘어가자. 먼저 실제 이름과 활약 당시의 최종 계급, 그리고 극중 배역의 이름을 표시하였고, 그 밑에 간단하게나마 참전 약력을 명시하겠다 (전후 이야기는 다음 리뷰에서 다룰 예정임). 순서는 편의상 계급 순으로 하겠다.
로버트 싱크 (Robert F. Sink) / 대령 / 데일 다이
미육군사관학교인 웨스트포인트 출신으로, 501공수대대와 503공수연대에서 근무하다가, 506공수연대가 창설되면서 연대장으로 임명되었다. 부대 창설, 구성, 훈련, 작전 등 모든 것을 책임졌던 싱크는, 뛰어난 지휘능력과 관리능력으로 연대원들로부터 높은 존경심을 받아 506연대를 Five-Oh-Sink로 불리게 하기도 하였다. 훈련시절부터 윈터스의 높은 능력을 간파하기도 하였으며, 소블의 하극상 사건 시에도 냉철한 판단력으로 사태를 파악하고 소블을 전출시키는 등 부대관리에 강한 면모를 보여왔다.
리처드 딕 윈터스 (Richard Dick Winters) / 소령 / 데미안 루이스
펜실베니아주 랭카스터 출신인 윈터스는, 1941년 육군 사병으로 지원하여 입대 후 장교후보과정을 통해 소위로 임관, 당시 토코아에 마련된 미 육군 공수부대인 506연대 2대대 이지 중대 1소대장에 배속받게 된다. 이후 허버트 소블 대위 밑에서 하극상 사건 등 많은 고초를 겪지만, 지휘관으로서 뛰어난 능력을 인정받아 중위로 진급하게 된다.
D-Day 낙하시 중대장 미헌 중위가 실종됨에 따라 실질적으로 이지 중대의 대전 최초 중대장이 된다. D-Day 다음날인 브레꾸르 마뇨르 전투에서는 소수의 병력으로 독일군 포대진지를 급습하는 공적을 세우게 되는데, 당시 윈터스의 작전은 현재도 미육군사관학교의 정석으로 인정되고 있다. 대위로 진급 후 마켓가든 작전 시에는 2대대 부대대장으로 발령받아 이지 중대를 떠나게 되고, 그는 이후 이지 중대를 간접적으로 지원하지만, 작전의 대부분은 이지 중대와 함께 하게 된다. 대대장이 된 후 바스통 전투에서는 무능한 이지 중대장 노먼 다이크 중위를 해임하고 원래 도그 중대장이었던 로널드 스피어스 대위를 이지 중대장으로 선임한다. 벌지 전투 후에는 소령으로 진급하게 되고, 베르히테스가덴 작전 후 1945년 11월까지 유럽에 남아있다가 종전 후 전역을 하게 된다.
<리더란 이런 것이다!를 몸소 보여준 영웅 중의 영웅 윈터스 소령>
루이스 닉슨 (Louis Nixon) / 대위 / 론 리빙스턴
예일 대학시절 군입대를 지원한 닉슨은 장교후보과정을 통해 소위로 임관한 후 공수부대를 지원하게 된다. 훈련소에서 자신과 동일하게 장교과정을 받은 윈터스와 두터운 친분사이가 되었고, 비록 소속은 대대 사령부였지만 윈터스를 통해 이지 중대와 가까웠다. 참전 직전에는 대대 정보장교가 되어 D-Day의 작전지역을 유추해내기도 하였으며, 노르망디 상륙작전, 마켓가든 작전에서도 투입되었지만 실전 사격으로 전투를 치른 적은 없다.
닉슨은 지독한 알코올 중독자였는데, 특히 Vat 69라는 위스키를 좋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술로 인하여 계급이 강등되기도 하였고, 베르히테스가덴에서는 헤르만 괴링의 술저장고를 발견 후 다음날까지 술을 퍼마셨던 일화도 있다. 이지 중대원이라기 보다는 연대 정보장교 소속으로서 여러 협동작전에도 참여했던 닉슨은, 종전 후 대위로 전역하였다.
로널드 스피어스 (Ronald Spiers) / 대위 / 매슈 세틀
본래 영국 출신인 스피어스는 미국 이민 후 군에 자원하여 소위로 임관한다. 이후 공수부대를 자원한 스피어스는 도그 중대장으로 선임된다. 브레꾸르 마뇨르 전투에서는 윈터스가 이끄는 이지 중대를 앞지르고자 무턱대고 돌입을 감행했다가 소대원들을 잃고 자신만 살아남게 된다. 이 전투에서 포로로 잡은 독일군들에게 담배를 준 후 무차별하게 사살했다는 소문이 돌았지만, 그는 한번도 이에 대해 언급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지 중대와 함께 많은 작전을 함께 한 도그 중대였기 때문에 스피어스는 이지 중대원들에게 잘 알려져 있었는데, 바스통 전투에서 고립된 이지 중대를 구하기 위해 신규 중대장으로서 적진 한가운데를 뛰어서 돌파한 사건으로 인해 이지 중대에 그는 전설이 되었다. 하지만 당시 이는 그가 자원했다기 보다는, 윈터스가 너무도 급한 나머지 옆에 있던 스피어스를 무턱대고 보낸 것이라고 한다. 이후 윈터스는 뛰어난 능력을 보여준 스피어스를 이지 중대장으로 임명하게 되고, 종전까지 스피어스가 중대장 역을 맡는다. 역대 최장 중대장으로 활약하였다.
<스스로 전쟁의 악마로 남기를 원했던 강렬한 사나이 스피어스. 우수한 지휘관이기도 하다>
허버트 소블 (Herbert M. Sobel) / 대위 / 데이빗 쉼머
컬버 군사학교를 다닌 뒤 의류 외판원으로 일하다가 전쟁발발 후 자원입대하여 중위로 진급 후에는 최초의 이지 중대장이 되었다. 이지 중대의 기초군사훈련을 담당했던 소블은, 까다롭고 거친 훈련 방식으로 인하여 이지 중대를 연대 최고의 중대로 만들었지만, 인정없는 엄격함과 가혹한 성격 탓에 중대원들로부터 신임을 받지 못하였다. 실전 훈련에서는 독도법과 전술 행동에서 형편없는 지휘를 보여 부대원들을 사지로 몰아넣기도 하였으며, 중대원들의 존경을 받는 윈터스를 시기하여 그를 강등시키려 하였으나, 이는 억지임이 밝혀져 소대장들로부터 하극상이 발생하기도 하였다. 이 사건 이후 소블은 다른 훈련소를 전출이 나고, 마켓가든 작전 직전에는 연대 보급장교로서 다시 506연대로 배속되어 이지 중대와 질긴 인연을 계속하게 된다.
소블이 비록 가혹한 인물로서 회자되고 있지만, 그의 혹독한 훈련이 있지 않았다면 늘 선두에 서는 이지 중대원들은 결코 살아남지 못했을 것이라고 많은 이들이 회고하기도 한다.
<일단 필드에 나왔다 하면 신병보다도 못한 허당의 극치를 달리는 소블 대위>
해리 웰시 (Harry F. Welsh) / 중위 / 릭 워렌
본래 사병으로 자원했던 웰시는 82공수연대 소속 당시 소문난 싸움꾼이어서 3번이나 강등당한 이력이 있다. 하지만 뛰어난 자질을 보여 장교후보과정으로 추천되고, 소위 임관 후 이지 중대의 2소대장이 된다. 이후 윈터스, 닉슨과 함께 가장 친한 친구 3인방이 된다. 미헌 중위의 실종 이후 윈터스가 중대장이 되면서 웰시는 1소대장을 맡게 되고, 이후 많은 작전에 참여하면서 수많은 공적을 세우게 된다. 바스통 전투에서는 크리스마스날 부상을 당하기도 하였지만 종전까지 남아 전투에 참여하였다.
린 벅 캄튼 (Lynn "Buck" Compton) / 중위 / 닐 맥도너
뛰어난 운동선수였던 캄튼은 UCLA시절 ROTC를 지원하여 소위로 임관 후 D-Day 직전 영국에서 이지 중대에 합류하게 된다. 2소대장으로 맹활약 한 캄튼은, 특히 브레꾸르 마뇨르 전투에서 윈터스를 따라 놀라운 전과를 보였고, 전직 포수출신이었던 점으로 인하여 수류탄을 정확히, 그것도 멀리 던져서 적을 무찌르는 것에 강했다고 한다. 마켓가든 작전에서는 부상을 당한 후 잠시 후방에 빠져있다가, 벌지전투 때 다시 복귀하게 된다. 하지만 이 전투에서 자신의 절친한 전우 2명이 박격포에 의해 아작나는 것을 목격한 이후 정신적 고통을 심하게 호소하게 되고, 이후 종전까지 후방에서 지내게 된다. 윈터스에 의하면 캄튼은 가장 모범생스러운 장교였다고 전해진다.
<윈터스가 인정한 가장 모범적인 장교 벅 캄튼. 하지만 정신적 나약함이 그를 괴롭힌다>
노먼 다이크 (Norman Dike) / 중위 / 피터 오 메라
이지 중대장 역사상 가장 무능한 인물로 기록된 인물. 소블은 적어도 강인한 체력과 근성을 심어주었지만, 다이크는 ‘참호맨 노먼’이라는 별명답게 오로지 참호 속에서만 자신의 안전을 걱정한 인물이었다. 본래 스타의 빽으로 전장과 먼 곳에서 조용히 군생활을 하고 있었으나, 자신의 경력 관리 차원에서 특별히 이지 중대를 자원한다. 하지만 포이 전투에서 무능한 지휘력으로 인해 병사들을 고립시키자, 이를 참다 못한 윈터스가 그를 해임시키고 스피어스를 중대장으로 임명하여 부대원들을 살리기도 한다. 윈터스가 의외로 혹평에 가까운 평가를 내렸던 인물.
토머스 미헌 3세 (Thomas Meehan III) / 중위 / 제이슨 오 마라
본래 506연대의 다른 중대를 맡다가, D-Day 직전 소블이 전출되면서 그 자리를 대신하기 위해 이지 중대장으로 임명된다. 평판으로는 꽤 유능한 지휘관으로 알려져 있었으나. 이지 중대원들은 막상 그의 얼굴을 제대로 본 적이 없었다. 미헌은 D-Day 당시 공중에서 수송기가 폭발하면서 그대로 전사한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미헌은 당시 실종으로 처리되었기 때문에, 미헌의 생사가 확인되기 전까지 임시로 차선임자인 윈터스가 중대장을 맡게 된다. 실질적으로 실전에 배치된 최초의 중대장은 미헌이지만, 그 활약은 윈터스에 의해 시작되었다.
카우드 립튼 (Clifford Carwood "Lip" Lipton) / 소위 / 도니 월버그
본래 사병으로 입대하였던 립튼은 이지 중대 소속으로 훈련을 받는 과정 속에서 하사로 진급하게 된다. 이후 평소 적극적인 자세와 묵묵히 맡은 바 일을 착실히 해내는 능력, 게다가 중대원들과의 친목한 관계성 등이 인정되어 그는 D-Day 후 중사로 진급하게 된다. 립튼은 낙하에서 뛰어난 능력을 발휘하여 강하의 달인으로 불리기도 하였으며, 브레꾸르 마뇨르 전투에서도 맹활약 하였다. 카렝탕 전투에서는 부상을 당해 얼굴과 사타구니에 부상을 입지만, 마켓가든 작전시에는 다시 복귀하게 된다. 아르덴 숲 전투에서는 무능한 다이크 중위를 대신해 비공식적인 중대장 역할을 맡았으며, 포이 전투 후에는 전시 임관을 통해 소위로 임관하게 된다. 이후 란트베르크 진격 시에는 유대인 수용소를 발견하게 되어 홀로코스터의 산증인이 되기도 한다.
병사에서 하사관, 그리고 장교까지 짧은 시간에 이지 중대원으로서 이 모든 것을 답습한 립튼은 이지 중대원이 생각하는 가장 친근하고 믿을만한 사나이로 인정되고 있다.
<눈에 띄지 않으면서 묵묵히 자신의 일과 조직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전형적인 굿잡맨 카우드 립튼>
덴버 불 랜들먼 (Denver 'Bull' Randleman) / 중사 / 마이클 커들리츠
이지 중대에 배속된 후 소대원으로 활약하다가 하사관 임명 후 분대장으로 맹활약하게 된다. 이지 중대원 중 가장 덩치가 커서 황소라고 불리었으며, 전투 중에도 침착함을 잃지 않고 전투를 이끄는 등 뛰어난 능력을 보여주었다. 윈터스는 자신이 본 군인 중 가장 뛰어난 군인이라고 칭송하였다. 병장시절 마켓가든 작전에서는 후퇴 도중 총상으로 부상을 입고 낙오하게 되지만, 민가에서 몸을 숨기고 기적적으로 독일군으로부터 살아남은 기록도 있다. 당시 새롭게 보충된 이지 중대의 보충병들에게 경험많고 믿음직스러운 고참병으로서의 모습을 보여주어 보충병들의 우상이 되기도 하였다.
도널드 멀라키 (Donald Malarkey) / 중사 / 스캇 그라임스
본래 해병대를 지원하였다가 탈락되어 다시 공수부대로 지원하게 된 멀라키는, 병사로 활약하여 중사로 진급 후 분대장으로 활약하였다. 초기에는 경험 부족 등으로 활약이 미미했지만, 꾸준히 여러 작전에 참여하면서 경험을 인정받아 고참자들의 공백 후에는 분대장이 되어 종전 즈음에 많은 활약을 펼치게 된다.
<특별히 눈부신 점도 없지만 그렇다고 미운 점도 없는 멀라키>
윌리엄 빌 가니어 (William 'Wild Bill' Guarnere) / 하사 / 프랭크 존 하기스
본래 가니어는 시민군사훈련캠프를 통해 장교가 되고자 하였지만, 전쟁이 발발하면서 입대하게 되어 하사관으로 복무하게 된다. 평소 쾌활하고 호탕한 성격인 그는, 자신의 상사인 윈터스마저 안주거리삼아 놀릴 정도였다. 이 때문에 가니어는 많은 중대원들과 친해졌고, 특히 벅 캄튼과 절친하였다. D-Day 직전 자신의 형이 전사하였다는 소식을 듣고 격분한 그는 이후 전투에서 독일군을 인정사정없이 쏴대기로 유명하였다. 이러한 모습 때문에 와일드 빌이라는 별명이 생기기도 하였다. 한편 이름과 발음이 비슷하다고 해서 임질(가너리어)이라는 별명도 있었다.
하사관으로서는 유일하게 은성무공훈장을 수여받았고, 늘 선봉에 서서 전투를 지휘하기도 하였다. 벌지전투에서는 부상을 입고 후방에 있다가 몰래 도망쳐나와 전투에 임하는 자세를 보이기도 하였지만, 부상당한 조 토이를 구하려다 포격에 맞아 다리를 잃고 만다. 이후 가니어는 전투에서 물러나게 된다. 윈터스에 의하면 이지 중대에는 두 명의 살인광이 있었는데, 그 중 하나가 가니어였다고 한다.
<일상에서는 말썽꾸러기였을지라도 전쟁에서는 영웅기질이다분했던 가니어>
조 토이 (Joseph D. Toye) / 하사 / 커크 아세베도
단지 돈을 더 벌고 싶어서 공수부대로 자원한 토이는, 성격이 무척 과격해서 중대원 중 가장 거친 남자로 유명하였다. 워낙 성격 궁합이 맞는 탓에 가니어와 단짝이기도 하였다. 무모한 돌격 정신 탓에 부상을 수없이 많이 받아 덕분에 훈장도 많이 수여받았다. 하지만 늘 부상을 입은 채로 병원을 탈출하여 이지 중대와 함께 전장을 누볐다. 바스통 전투에서는 격전 중 부상을 입고 베프 가니어에게 부축되어 후송되려 하지만, 이 때 포격에 의해 둘 다 다리를 잃고 만다.
<가니어와 더불어 중대 내 최고의 과격파 행동대원이었던 조 토이. 둘의 운명은 너무나도 비슷하다>
존 마틴 (John Martin) / 하사 / 텍스터 플레처
립튼, 랜들먼과 함께 분대장 3인방을 형성했던 유능한 하사관. 마켓가든 작전에서 랜들먼이 낙오되었을 때 자진해서 정찰대가 되어 나서기도 하였다. 침착하고 끈기가 있어 소대지휘능력에도 탁월했으며, 특히 후반부 야간 정찰 및 포로획득 작전에서는 직접 소대를 이끌면서 뛰어난 능력을 과시하기도 하였다. 잔부상 없이 꾸준히 활약한 능력맨.
조 리브갓 (Joseph "Joe" Liebgott) / 5등병 / 로스 맥컬
본래 이발사였던 리브갓은 참전 이후 이지 중대원으로 활약하면서 많은 공적을 쌓았다. 그는 독일어에 유창하였기 때문에 종전 즈음해서 독일군 포로들에게 윈터스의 말을 통역하는 등 많은 활약을 하였다. 그는 유대인이었기 때문에, 유대인 수용소를 발견한 후 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수용소에 갇혀 있던 유대인들을 도와줄 수 없었던 부분에서 고민을 많이 하였다고 한다.
유진 로 (Eugene Gilbert "Doc" Roe Sr.) / 5등병 / 셰인 테일러
이지 중대의 의무병으로 맹활약한 로는, 늘 선두에서 전투를 치뤄야 했기에 잔부상이 많았던 이지 중대원들에게 그야말로 백의의 천사 같은 존재였다. 흔히 의무병은 전투병이 아니라 후방지원목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로는 늘 전우들 곁에서 그들을 적극적으로 돌보았다. 바스통 전투에서는 부족한 의약품을 구하며 총력을 다해 전우들을 보살폈고, 야전병원에서 근무하던 르네라는 프랑스 여인과 잠깐이나마 사랑을 느꼈던 에피소드도 있다. 그가 프랑스 여자에게 사랑을 느꼈던 것은 자신이 프랑스인의 피가 흐르는 혼혈이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시종일관 싸늘한 모습으로 신비주의 이미지를 풍기는 미남 의무병 유진 로>
조지 러즈 (George Luz) / 4등병 / 릭 고메즈
이지 중대의 명물로 통했던 러지는, 특유의 유머 솜씨와 성대모사 실력으로 인하여 늘 웃음을 선사하는 삶의 활력소였다. 특히 싱크 연대장 흉내를 잘 내서, 한번은 야전 훈련을 나간 소블 대위를 향해 연대장인 척 엉뚱한 말을 해서, 소블이 주변의 목장 울타리를 모두 잘라버려 소들이 도망갔던 일화도 있다. 러즈는 전투능력에서는 딱히 수준급은 아니어서 다소 겁쟁이 같은 모습을 보였는데, D-Day 때 강하한 후 홀로 적진에 남았을 적에도 조용히 숨어있기만 해서 다행히 목숨을 건지기도 하였다.
<딱 봐도 까불이처럼 생긴 조지 러즈. 코미디언 했어도 대성공했을 친구>
프랭크 퍼칸테 (Frank 'Perco' Perconte) / 4등병 / 제임스 마디오
이지 중대의 1소대 소속으로 맹활약했던 퍼칸테는, 나름 투덜쟁이였다고 한다. 늘 선두에 서서 전투에 임하는 이지 중대의 신세를 못마땅하게 생각하기도 하였지만, 그 덕에 그는 늘 수많은 전리품을 챙기기도 하였다. 죽은 병사들의 손목시계를 수집하여 일명 수집광으로 불리기도 한 퍼칸테는, 심지어 스피어스가 빌려간 라이터까지 주구장창 달라고 졸라 얻어낸 지독한 애착심을 보이기도 하였다. 포이 습격 작전에서는 독일군의 저격에 당해 후송되지만, 이지 중대가 헤게나우에 주둔해 있을 때 다시 합류하게 된다. 수집광 외에도 양치질 광으로도 유명하다.
<수집과 양치질이 그의 인생을 대변할 정도라는 퍼칸테. 생긴건 지저분하게 생겼다>
데이비드 웹스터 (David Kenyon Webster) / 이병 / 아이언 베일리
하버드 대학교 영문학 출신의 수재인 웹스터는, 입대 이후 폭스 중대에서 활약하다가 노르망디 상륙 이후 이지 중대로 전출된다. 수재였던 탓인지 남들과 다른 시선으로 전쟁을 바라보기를 원했던 웹스터는, 전투에 대해서도 적극적이지 않았고 진급에 대한 욕심도 없었다. 스스로 병사로 남아 전쟁의 참상을 지켜보고자 했지만, 마켓가든 종료 후 총상을 입고 병원신세가 된다. 이후 베르히테스가덴 작전 직전에 합류하게 된다. 웹스터는 오랜 참전 경험에도 불구하고 가장 진급이 안되고, 가장 형편없는 사격실력을 가졌던 것으로 유명하다.
<범생이로 소문나 잠깐 왕따당했던 웹스터. 실제로 총질도 허벌나게 형편없었다>
엘버트 블라이스 (Albert Blithe) / 이병 / 마크 워렌
D-Day 당시 강하 후 잘못된 목적지에 착지하여 고립되었던 블라이스는, 자신과 처지가 비슷한 다른 병사들과 함께 전장을 탈출하여 뒤늦게 이지 중대에 합류하게 된다. 블라이스는 히스테리성 시각 장애를 겪게 되었는데, 이를 눈치챈 윈터스가 블라이스를 후송하려 하지만 블라이스는 자존심을 세우기 위해 전투에 나선다. 하지만 농가 인근 지역을 정찰하던 중 저격수에 맞아 어깨에 총상을 당하고 이후 종전까지 병원신세를 진다. 당시 동료들은 블라이스가 병원에서 전사한 것으로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는 전쟁이 끝난 후 퇴원하였다.
<비록 중대장으로서의 윈터스의 임기는 길지 않았지만, 이지 중대를 향한 그의 마음은 종전까지 지속된다. 그야말로 진정으로 이지 중대를 사랑했던 최고의 중대장>
이것으로 어느 정도 비중있게 다뤄지는 인물들에 대해 약력을 기술하였다. 사실 이 외에도 개전부터 엉덩이가 아작나는 것으로 유명한 뽀빠이 윈이라던지, 탈버트, 후블러, 고든, 파워즈, 펀칼라, 크리스텐슨 등 소대원으로서 개전부터 종전까지 맹활약하는 인물들이 많이 등장한다. 그들은 여전히 이지 중대의 전설이고, 또한 영웅이다.
이들에 대한 활약상은 짧게나마 직접 작품을 통해 보기를 권장한다. 각각의 개성넘치는 인물들을 연기한 배우들은 모두 특별히 엄선된 배우들이다. 실제 인물들과 생김새, 체격, 특징 등이 비슷해야 했기 때문에 모두 엄격한 기준에 의해 선정된 배우들이다. 특히 윈터스 역을 맡은 데미안 루이스는 영국 출신 배우로, 주로 드라마에서 활약을 해오던 배우였다. 인상 자체가 선하고 체격도 깡말라서 군대와 사뭇 어울리지 않는 이미지이지만, 스티븐 스필버그는 이 무명에 가까운 배우를 윈터스라는 캐릭터를 통해 최고의 미드 스타로 만들어버린다.
데미안 루이스는 실제 윈터스를 만나 그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캐릭터에 몰입했다고 한다. 그 덕분에 실제 윈터스보다 덩치가 다소 왜소한 형태로 극중 등장하지만, 액션과 드라마를 절묘하게 넘나드는 뛰어난 연기로 인하여 밴드 오브 브라더스를 재미있게 만든 1등 공신이 되었다. 재미있게도 국내 배우 중에 카리스마 연기로 유명한 김갑수 씨가 윈터스와 상당히 닮았는데, 한국판 밴드 오브 브라더스가 만들어지면 김갑수 씨가 주연을 맡아야 한다는 여론이 일기도 하였다.
이 외에도 벅 캄튼 역의 닐 맥도너, 루이스 닉슨 역의 론 리빙스톤, 조지 로즈 역의 릭 고메즈 등 영화와 드라마에서 각종 조연으로 훌륭한 연기를 펼치는 개성파 배우들이 모두 함께하였다. 특히 카우드 립튼 역의 도니 월버그는 그 유명한 뉴 키즈 온 더 블락의 원조 아이돌 출신이 아니던가! 지금은 소갈머리가 살짝 실종되어버린 안습의 모습이지만, 그룹 해체 후 영화배우로 전직하여 쏘우 등에도 출연하는 등 훌륭한 연기력을 선보이고 있다.
<고된 군사훈련을 통해 정말 2차대전 당시 이지중대처럼 되어버린 배우들의 투혼에 찬사를 보낸다>
이들 배우들은 단순히 실존 인물들과의 만남을 통해 캐릭터에 몰입한 것 이상으로 혹독한 시련의 시간을 보냈는데, 전투씬이 매 에피소드마다 이루어지는 특성상 전투에 대한 경험이 전무했던 이들에게 상당한 기간의 준비가 필요했던 것. 그래서 출연자들은 촬영이 시작되기 전 전부 미육군 훈련소에서 수개월에 걸쳐 당시 공수부대원들이 받았던 거친 훈련을 그대로 답습했다고 한다. 이 덕택에 작품의 리얼리티는 그야말로 수작으로 거듭날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이토록 많은 배우들이 전쟁에서 생사고락을 겪었던 실제 전쟁 영웅들의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헤쳐 나갔는지, 각 에피소드별 이야기는 다음 리뷰에서 다루도록 하겠다. 개봉 박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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